'언더피프틴' 결국 녹화 강행..."시민 비판 정면 부정"

윤유경 기자 2025. 4. 24.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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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아시아 '언더피프틴 파이널 무대 촬영 진행돼 최종 데뷔조 선발' 보도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아동 성상품화 향해 폭주, 반인권적 행태 규탄"

[미디어오늘 윤유경 기자]

▲ 지난달 25일 오후 서울 상암 스탠포드호텔코리아에서 열린 '언더피프틴 긴급 제작보고회'에서 발언하는 서혜진 크레아 스튜디오 대표. 사진=크레아 스튜디오 측 제공.

아동·청소년 성상품화 비판을 받은 후 편성이 취소된 '언더피프틴'(UNDER15)의 촬영이 강행됐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제작사 측이 시민들의 비판을 정면으로 부정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 23일 텐아시아는 경기도 일산 빛마루 방송지원센터에서 20일 '언더피프틴'의 파이널 무대 촬영이 진행됐다며 최종 데뷔조 7명이 선발됐다고 보도했다. 텐아시아는 “마지막 촬영을 마친 만큼 올해 안으로 편성이 취소된 MBN이 아닌 다른 방송국과 접촉해 방송을 내보낸다는 후문”이라고도 덧붙였다.

앞서 지난달 31일 MBN에서 방영 예정이었던 오디션 프로그램 언더피프틴은 15세 이하 여성 아동·청소년들이 아이돌 데뷔를 위해 경쟁하는 콘셉트로, 아동이 방송을 통해 과도한 경쟁·학습권 침해에 내몰릴 거란 우려를 불렀다. 특히 진한 화장을 하고 노출 있는 옷을 입거나 프로필 사진 밑에 '바코드'가 찍힌 참가자들 모습이 선공개되면서, 여성 미성년자 성상품화라는 비판이 거세졌다. 참가자 59명은 모두 2009년~2016년생의 여성 아동·청소년들로 2016년생은 올해 8~9세다. 제작사 크레아 스튜디오 측은 성상품화 비판을 전면 부인했지만 논란은 더 커졌고, 결국 MBN에서의 편성이 취소됐다.

▲ 민주언론시민연합, 한국여성민우회 등 총 129개 여성·언론·청소년·교육·문화·인권·노동 시민사회단체가 지난달 26일 오전 서울 중구 MBN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재차 언더피프틴의 방송 중단을 촉구했다. 사진=윤유경 기자.

제작사가 다른 플랫폼을 찾아 방송을 재추진할 거라는 우려는 편성 취소 당시에도 이미 제기된 바 있다. 언더피프틴의 방송 철회를 촉구해 온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은 지난달 28일 크레아 스튜디오를 향해 “프로그램 완전 폐지와 방송제작분 완전 폐기로 책임감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성의당도 같은 날 “여전히 제작사인 크레아 스튜디오와 MBN은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다른 플랫폼을 통해 언더피프틴을 방영할 궁리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24일 “아동 성상품화를 향해 폭주하는 크레아 스튜디오의 반인권적 행태를 규탄한다”며 “MBN이 아닌 다른 방송국을 통해 방송을 강행할 예정이라는 사실은 그동안 언더피프틴을 둘러싼 시민들의 비판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이어 “거짓과 아집과 이윤 추구에 몰두하고 있는 크레아 스튜디오의 행태를 규탄한다”며 “언더피프틴의 강행은 크레아 스튜디오가 아동의 시간과 에너지를 착취하는 기업이라는 점을 드러낸 것과 다름 없다”고 지적했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아동을 성상품화하는 언더피프틴을 방영할 방송사는 없을 것이라고 기대한다”며 방송통신위원회를 향해 아동 성상품화와 학대, 착취를 조장하는 아동·청소년 대상 오디션 프로그램에 대한 규제 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당부했다.

미디어오늘은 녹화 강행 사실과 입장을 확인하기 위해 서혜진 크레아 스튜디오 대표 등 제작사 측에 연락을 시도했지만 답을 들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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