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만 해도 이재명은 안 된다카이” “정권 바꿔야 변할 수 있는기라” [심층기획-6.3대선 영남 르포]
“尹 잘한 건 없지만 오죽했으면…”
“국힘 반성해야… 투표 안 할끼다”
“누가 됐든 경제 살릴 사람 뽑혀야”
‘反明’ 강해 정권재창출론도 견고
“흠 없는 한동훈” “경륜의 홍준표”
국힘 뚜렷한 유력주자는 안 보여
부산 자갈치시장에서 28년째 장사를 하고 있다는 50대 여성 김모씨는 6·3 조기대선에 나선 후보 얘기를 묻자 한탄을 쏟아냈다. 그러면서 그는 “대통령이 될라카믄은 부산경제부터 살려야 한다 아입니꺼. 코로나19 이후 죽었다가 좀 살아나려던 경기가 계엄정국이다 탄핵이다 하는 판국에 도로아미타불이 됐어예”라며 차기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과제로 경제를 꼽았다.
조기대선이 41일 앞으로 다가온 23일, 전통적으로 보수세가 강한 영남권의 민심은 이전과는 많이 달랐다. 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데는 입을 모았지만 ‘12·3 비상계엄’과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을 겪으면서 공고했던 보수 지지세가 한풀 꺾인 듯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보수의 심장’ 대구 서문시장엔 변화보다 깊은 상처와 냉소가 자리했다. 박근혜에 이어 윤석열까지 대구가 전폭적으로 지지했던 대통령이 연거푸 파면된 상처가 꽤 깊은 듯 상인들은 “정치는 관심 밖”이라며 장사에 전념하고 있었다. 서문시장 중앙에 있는 동산상가 앞에서 그릇을 판매하는 상인 2명에게 불쑥 대선 이야기를 꺼내자 ‘생뚱맞다’는 시선이 돌아왔다. 이들은 낯선 사람에 대한 경계심을 보이다 국민의힘 후보로 누가 적합한지를 묻자 이내 말문을 열었다. 아동복을 판매하는 최모(63)씨는 “정치는 차분하면서 소신 있고 제일 신뢰가 가는 사람이 해야 한다”며 대통령 권한대행 한덕수 국무총리 이야기를 꺼냈다. 그러자 함께 아동복을 파는 정모(60)씨는 “자기가 맡은 권한대행 일이나 잘하고 아예 대통령 할 생각은 말아야지”라면서 반론을 폈다.
정권을 지켜야 한다는 주장의 기저에는 영남권의 ‘반(反)이재명 정서’가 자리하고 있었다. 서문시장 1지구에서 좌판을 운영하는 상인들은 공통으로 “이재명은 절대 안 된다. 범법자에게 나라를 맡기면 안 된다”고 소리쳤다. 한 상인은 “이 대표는 자기 형수한테 쌍욕 하고 대장동에서 비리 저지른 악질인데 왜 아직도 못 잡아넣어서 저래 뻔뻔하게 돌아다니게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울산 울주군 언양알프스시장 부근에서 5년째 신발가게를 운영하는 50대 서모씨는 민주당 이재명 경선 후보를 비판하면서 다른 민주당 후보들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그는 “누가 뭐 정당하게 비판하는 사람이 없잖아요. 그냥 자기 밥그릇 챙기기 위해서 한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라고 혹평했다.
민주당 후보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도 일부 있었다. 젊은 세대가 모이는 대구 동성로에서는 민주당 후보에 대한 선호가 높았다. 대구 토박이라는 대학생 현모(20)씨는 “대구 사람들은 국민의힘 쪽에만 찍어줬는데 아직 몸에 와닿는 게 없다”면서 “이재명 대표를 보면 행정적으로는 잘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고 했다. 직장인 김모(31)씨는 “김동연 지사가 지난 2월에 서문시장을 다녀갔는데 사람이 엄청 몰려 많이 바뀌고 있는지를 느꼈다”며 “제 주변 친구들만 봐도 부모님과 다른 투표를 한다”고 말했다.
부산·대구·울산=오성택·김덕용·최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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