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사무총장 “북핵 기하급수적 확대… 대통령급 외교 필요”
韓 조기 대선 맞물려 파장 적지 않을 듯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22일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과 관련해 “기하급수적(exponentially)으로 확대됐는데 국제사회는 어떤 정보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대통령급 외교가 필요하다”고 했다. 지난해 9월 북한을 ‘사실상(de facto)의 핵 보유국’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해 논란을 빚은 데 이어 북한의 핵 보유 지위를 전제로 대화해야 한다고 해석될 여지가 있는 발언을 한 것이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이날 미국외교협회(CFR)가 워싱턴 DC에서 주최한 행사에 참석해 “이렇게 많은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데 완전히 통제 불가능한 국가를 방치할 수 없다. 북한이 대규모 핵 프로그램과 시설을 갖추고 있는데 관련된 안전·보안 조치에 대해 우리가 전혀 모르는 상황은 용납할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로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직접 대화도 제안했다. 특히 트럼프 1기에 미·북 정상이 ‘러브 레터’라 불린 친서를 수십 차례 교환했던 일을 언급하며 “대통령 외교는 중요하다. 최고위급의 관여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런 발언은 북한의 핵 보유를 기정사실화하는 것으로 읽힐 수 있고, 북한 비핵화라는 국제사회의 목표도 희석시킬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북한은 사실상의 핵 보유국 지위를 인정받은 상태에서 미국과 대화하겠다는 목표를 추구해 왔다. 지난 1월 취임한 트럼프도 김정은과의 친분을 여러 차례 과시하며 직접 대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비핵화 없이 대화도 없다는 의견을 존중하지만 국제사회의 상황은 조금 더 복잡하다”며 “한 국가가 대규모 핵무기를 보유한 경우 (상대국이) 원하는 모든 것을 얻을 수는 없다.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이런 상황을 계속 유지하면 우리는 ‘원칙을 양보하지 않았다’고 만족할 수 있겠지만 (북한의) 핵무기 개발은 계속될 것”이라고도 했다.
북한은 국제사회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핵무기 제조 역량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무기통제협회(ACA) 등은 북한이 30~50개의 핵탄두, 70~90개의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는 핵물질을 보유했다고 보고 있다. 그로시는 “북한에는 영변, 강선 또는 다른 핵 시설이 있고, 우라늄 농축 시설은 한 개가 있는데 두 번째, 심지어 세 번째 시설을 지금 건설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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