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인 설계, 현지 노동자가 만든 다리... 고원에서 해안으로
지난 2월 3일(월)부터 10일(월)까지 8일간 스리랑카를 여행했다. 여행의 주제는 불교 문화유산 답사다. 스리랑카는 소승불교로 알려진 상좌부불교의 종주국이다. 이번엔 스리랑카 중부 삼림지대를 답사하고 바닷가로 나왔다. 그 과정에서 만난 나인 아치 브리지, 라바나 폭포, 마두강 호수와 맹그로브 숲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이들은 스리랑카 역사와 자연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기자말>
[이상기 기자]
|
▲ 나인 아치 브리지에 기차가 정차한 모습 |
ⓒ 이상기 |
중간에 엘라(Ella)라는 도시를 지난다. 엘라는 바둘라(Badulla) 지역의 작은 도시로 해발이 1,041m쯤 된다. 엘라는 9개의 아치로 이루어진 다리를 찾는 사람들이 잠시 들러가는 거점도시다. 그래서 작은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관광객이 많다.
엘라는 콜롬보에서 바둘라까지 이어지는 철도인 메인 라인(Main Line)의 75번째 역이다. 콜롬보로부터의 엘라까지 거리는 271㎞쯤 된다. 엘라에서 다음 역인 데모다라(Demodara)까지는 6.7㎞쯤 떨어져 있는데, 이 구간에 터널이 많고, 루프(Loop)식 터널이 지나가기도 한다.
|
▲ 다리 밑에 만들어진 9개의 아치 |
ⓒ 이상기 |
툭툭이 도착한 곳이 '나인 아치 카페'다. 그곳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기차를 기다린다. 바로 기차가 지나간다고 하니 사람들이 철길 옆으로 이동한다. 곧이어 기차가 기적을 울리며 도착한다. 이 기차는 잠시 정차를 하고, 1분 정도 쉬었다 간다.
앞으로 50분 후면 또 한 대의 기차가 지나간다고 안내한다. 기다리기 지루하지만 두 번째 기차도 보고 가기로 한다. 그 바람에 다리를 두어 번 건너고, 다리 아래로 내려가 보기도 하고, 카페에서 쉬기도 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
▲ 그림으로 표현한 나인 아치 브리지 |
ⓒ 이상기 |
나인 아치 브리지를 지나면 바로 또 터널이 있다. 그래서 기차가 들어오기 전에 터널에도 한 번 들어가 본다. 길이가 길지 않아 끝이 보인다. 이 철도는 단선이고 디젤기관차로 운행하기 때문에 속도는 느린 편이다. 다리 위로 기차가 지나갈 때도 다리 옆으로 피할 수 있다.
그래서 현재 나인 아치 브리지는 기차를 타고 지나가는 관광객보다, 다리를 보러 오는 관광객이 더 많은 실정이다. 11시 15분쯤 또 한 대 기차가 들어온다. 이번 기차는 이곳에 잠시 서질 않기 때문에 좀 더 빠른 속도로 지나간다. 그렇지만 내가 탄 완행열차보다도 느린 속도로 지나간다.
|
▲ 라바나 폭포 |
ⓒ 이상기 |
결국 더위를 참고 해안도시 벤토타(Bentota)까지 가기로 한다. 벤토타까지 가는 길은 멀고도 멀다. 먼저 키린디(Kirindi) 강을 따라 웰라와야(Wellawaya)까지 간다. 그곳에서 A2 도로를 타고 남쪽으로 파도케마(Padawkema)까지 간다. 여기서 서쪽으로 방향을 틀어 마탈라(Mattala)까지 간 다음, E1 고속도로를 타고도 한참을 더 가야 한다.
다행히 키린디 강이 A23 도로와 만나는 곳에 라바나 폭포가 있어 잠시 쉬어간다. 이 폭포는 계단식으로 길게 떨어진다. 그 때문에 낙차가 가장 큰 곳이 25m 정도 된다. 또 건기여서 그런지 수량이 많지는 않다. 라바나라는 폭포 이름은 앞에 민속춤을 설명하면서 언급한 《라마야나》에 나오는 (스리)랑카의 왕 라바나에서 따왔다.
|
▲ 벤토타 시나몬베이 호텔 수영장 너머로 바다(인도양)가 있다. |
ⓒ 이상기 |
벤토타에 도착하니 날은 어두워졌고, 마두강(Maduganga) 보트 탐사를 할 수 없었다. 그 대신 저녁을 먹고 호텔에서 제공하는 불쇼를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식사 후 해변을 산책한 다음 마두강 하구에 있는 마두강가 호수에서 보트 탐사를 하게 되었다.
|
▲ 마두강 호수의 멩그로브 숲 터널 |
ⓒ 이상기 |
|
▲ 마두강 호수의 악어와 가마우지 |
ⓒ 이상기 |
|
▲ 마두강이 바다와 만나는 하구 |
ⓒ 이상기 |
호수에 들어가서는 넓은 호수를 시원하게 달린다. 그리고 나서는 맹그로브 숲 터널을 가로질러 간다. 맹그로브 뿌리 주변에는 물고기 치어들이 놀고 있다. 호수에는 어부들을 위한 수상가옥도 보이고, 정치망도 설치되어 있다. 과일과 식료품 그리고 음료수를 파는 가게도 있다.
호수 탐사를 끝내고는 마두강 하구로 간다. 마두강 호수가 크고 넓은 데 비해 하구는 폭이 그렇게 넓지 않다. 하구 양쪽으로 야자수가 자라고 끝에는 바위가 있고, 수심이 오히려 얕아지는 것 같다. 왜냐하면 물속의 모래가 보이기 때문이다.
아마 마두강을 따라 내려온 모래가 하구에 쌓이면서 안쪽으로 커다란 호수가 형성된 것 같다. 마두강 호수 습지는 2003년 람사르 협약에 가입해 보호되고 있다. 2025년 현재 람사르 협약에 가입된 전 세계 습지는 모두 2531곳이나 된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교황 사칭해서 이런 노래를'...교황님이 박장대소한 까닭
- 국민의힘 주자들, 대한민국 대통령 되려는 사람들 맞나
- '말벌 동지' 된 동덕여대 졸업생... 파면 이후 그가 힘들어하는 까닭
- "공포감, 거리 전체가 피해 입어" '혐중'이 할퀸 양꼬치골목은 지금
- 암 환자가 점점 늘어나는 마을들... 세 가지 공통점 있었다
- [박순찬의 장도리 카툰] 바쁘다 바빠
- 기본을 무시하면 실패합니다, 이 쿠키처럼
- 문재인 신발 투척남 김문수 지지 선언에 캠프 "신발열사" 옹호
- 한덕수식 아전인수 "한국과 관계 중시한 미국이 제안해 협상"
- 성질 급하고 실수하는 예수의 제자... 교황이 준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