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 없는 기자 폭력 권성동, 가만 두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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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인천계양갑 당협위원장이 기자 뒤통수를 때려 벌금 100만 원 처분을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이번엔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기자를 상대로 폭력을 행사했다.
지난 16일 뉴스타파 기자가 국회 의원회관에서 자신을 향해 질문하자 그는 갑자기 기자의 손목을 붙잡고 강제로 수십 미터를 끌고 가며 불법 침입자 취급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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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오 사설] 미디어오늘 1498호 사설
[미디어오늘 미디어오늘]
국민의힘 인천계양갑 당협위원장이 기자 뒤통수를 때려 벌금 100만 원 처분을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이번엔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기자를 상대로 폭력을 행사했다. 지난 16일 뉴스타파 기자가 국회 의원회관에서 자신을 향해 질문하자 그는 갑자기 기자의 손목을 붙잡고 강제로 수십 미터를 끌고 가며 불법 침입자 취급을 했다. 또 뉴스타파를 가리켜 “언론사가 아니라 지라시”라고 반복적으로 폄훼했다. “형사법상 처벌 대상이기도 하지만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언론 자유에 대한 심각한 침해”(민변), “공식 사과하고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나라”(언론노조)는 비판이 쏟아졌으나 당사자는 오히려 “나도 고소장 낼 거다”라며 적반하장 태도다.
국회의원들에게 국회 엠부시(ambush, 매복)는 일상에 가깝다. 권성동 원내대표 본인도 익숙할 것이다. 2018년 2월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에서 '질문특보'로 나선 코미디언 강유미씨가 국회에서 뉴스타파 기자처럼 기다렸다가 권 의원이 등장하자 “실례지만 강원랜드에 몇 명 꽂았는지 여쭤봐도 될까요”라고 질문한 장면은 지금도 회자된다. 당시 권 의원은 “말씀이 좀 거치시네”, “꽂다니 뭘 꽂아요?”, “검사 같으시네”라고 받아치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으나 질문에는 답했다. 그러나 이번엔 감정을 절제하지 못하고 '국회의원이 물리력을 행사해 취재를 봉쇄'한, 전례를 찾기 힘든 장면을 연출하며 스스로의 수준을 드러냈다.
언론을 향한 권성동 원내대표의 문제적 태도는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2022년 7월14일엔 KBS라디오에 출연해 “KBS·MBC는 언론노조가 좌지우지한다”고 막말하며 공영방송 구성원들을 모욕했다. 2024년 12월18일엔 국회에서 MBC 기자가 질문에 나서자 “다른 언론사 하세요”라고 무시하며 투명 인간 취급했다. 지난 3월11일엔 “국회의원 목욕탕에 맨날 MBC만 틀어놓는다”, “연합뉴스TV로 바꿔 놨다”고 정색하며 비판 언론에 대한 노골적 적개심을 드러냈다. 돌이켜보면 그는 '입틀막' 윤석열 정부의 상징적 존재였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사과 여부를 묻는 MBC 기자를 향해 “뉴스타파도 아닌데 왜 MBC가 와서 이래?”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언론 자유 인식이 얼마나 형편없는지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가 손목을 잡고 끌고 간 순간부터 이 사건은 전체 언론의 문제가 되었다. 이번 사건을 어물쩍 넘긴다면 다른 언론사 기자들도 다른 의원들에 의해 같은 폭력에 노출될 수 있다. 나아가 그의 행위를 본 일부 국민은 여러 취재현장에서 기자들을 향한 더 높은 수위의 폭력을 정당화할지 모른다. 뉴스타파의 형사고소로 끝나선 안 된다. 국회는 권 원내대표에 대한 징계 절차에 나서고 언론은 권 원내대표가 직에서 사퇴할 때까지 계속 비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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