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LCS MVP의 굴욕? 2경기만에 끝난 로사리오의 ‘오타니 대타’ ML 생활..전화위복 될까[슬로우볼]
[뉴스엔 안형준 기자]
로사리오와 다저스의 동행이 단 2경기로 끝나는 모양새다.
LA 다저스는 4월 21일(한국시간) 외야수 에디 로사리오를 DFA(Designated for assignment, 지명할당)했다. 다저스는 이날 오타니 쇼헤이가 출산휴가에서 복귀하며 로사리오의 이름을 로스터에서 지웠다.
단 2경기의 짧은 동행이었다. 지난 19일 오타니가 출산휴가를 떠나며 빅리그에 콜업됐던 로사리오는 오타니의 복귀와 함께 전력에서 제외됐다. 사실상 예견된 수순이었지만 씁쓸함이 남을 수 밖에 없는 로사리오다.
로사리오는 오타니가 자리를 비운 사이 2경기에 출전해 4타석을 소화했다. 4타수 1안타. 좋았다고도 나빴다고도 할 수 없는 평범한 결과를 썼다. 빅리그 로스터 야수진에 달리 포기할 선수가 없었던 다저스는 결국 '임시 멤버'였던 로사리오와 결별을 선택했다.
다저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봄을 맞이한 로사리오는 스프링캠프에서 크게 부진했다. 시범경기 성적이 12경기 .154/.241/.432 2홈런 5타점에 그쳤다. 다저스의 두터운 선수층을 뚫고 빅리그 로스터 자리를 따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트리플A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로사리오는 메이저리그에서 준수한 커리어를 쌓은 선수. 트리플A 무대는 좁았다. 트리플A 오클라호마시티 코메츠에서 14경기에 나선 로사리오는 .339/.406/.542 2홈런 12타점 3도루의 탄탄한 성적을 썼다. 그리고 오타니의 공백을 채울 선수로 선택을 받았다.
물론 다저스가 로사리오를 선택한 것이 온전히 성적 때문만은 아니다. 오타니를 대신할 '주전 지명타자'를 트리플A에서 찾는 것이 아니었던 만큼 잠시 빅리그 로스터를 채워줄 백업 멤버면 충분했다. 김혜성을 포함해 이미 40인 로스터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선수를 잠시 콜업해 기용한 뒤 오타니가 복귀하면 마이너리그로 돌려보낸다는 방법도 있었다.
하지만 다저스는 단 며칠의 기간에 마이너리그 옵션 횟수 하나를 낭비하는 것보다 '예비 멤버'로 모아둔 마이너리그 계약 베테랑을 하나 소모하는 것을 선택했다. 마이클 차비스 등 다른 선택지도 있었지만 오클라호마시티 야수 로스터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로사리오를 택했다. '2-3일만 쓰고 버려도 되는 선수'라고 판단했다고 볼 수 있다.
푸에르토리코 출신 1991년생 우투좌타 외야수 로사리오는 월드시리즈 반지와 리그 챔피언십시리즈 MVP 경력을 가진 준수한 타자다. 데뷔 초에는 촉망받는 유망주였고 20대에는 상당한 강타자로 활약했다. 신인왕 투표, MVP 투표에서 득표한 경험도 있다.
로사리오는 2015년 미네소타 트윈스에서 데뷔했다. 데뷔시즌 122경기에서 .267/.289/.459 13홈런 50타점 11도루와 함께 해당 시즌 메이저리그 전체 1위인 3루타 15개를 기록하며 아메리칸리그 신인왕 투표 6위에 올랐다. 이후 미네소타 외야진 한 자리를 꿰찬 로사리오는 2020시즌까지 6년간 미네소타에서 697경기에 출전해 .277/.310/.478 119홈런 388타점 39도루를 기록했다.
지나치게 공격적인 타자로 볼넷이 적고 출루율은 낮았지만 정교함과 중장거리 타격 능력을 갖췄다. 2017-2019시즌 3년 연속 24홈런 이상을 쏘아올렸고 '홈런의 시즌'이었던 2019년에는 32홈런 109타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단축시즌까지 준수한 활약을 펼친 로사리오는 2020시즌 종료 후 미네소타에서 논텐더 방출을 당했다. 그리고 2021시즌에 앞서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 계약했다. 클리블랜드에서는 부상을 겪으며 78경기 .254/.296/.389 7홈런 46타점에 그쳤지만 여름 이적 시장에서 파블로 산도발과 트레이드 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유니폼을 입으며 반전을 이뤄냈다.
로사리오는 애틀랜타 이적 후 33경기에서 .271/.330/.573 7홈런 16타점으로 맹활약했고 그 해 포스트시즌에서 16경기 .383/.456/.617 3홈런 11타점의 엄청난 맹타를 휘두르며 애틀랜타의 월드시리즈 우승에 크게 기여했다.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는 시리즈 MVP까지 거머쥐었다. 그리고 그 공을 인정받아 재계약에 성공했고 애틀랜타에 잔류했다.
하지만 이후에는 계속 기복을 보였다. 2022시즌에는 부상으로 80경기 출전에 그쳤고(.212/.259/.328 5HR 24RBI), 2023시즌에는 건강을 회복해 142경기 .255/.305/.450 21홈런 74타점으로 맹활약했다. 지난해에는 워싱턴 내셔널스와 애틀랜타에서 합계 91경기 .175/.215/.316 10홈런 35타점 9도루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최악의 부진 후 FA 시장에 나온 로사리오는 메이저리그 계약을 따내는데 실패했고 결국 다저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빅리그 재진입을 노렸다. 하지만 캠프 부진으로 트리플A에서 시즌을 시작했고 트리플A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뒤 빅리그의 부름을 받기는 했지만 단 2경기만에 기회를 박탈당했다.
DFA된 로사리오는 그를 원하는 팀이 있을 경우 팀을 옮길 수 있다. 만약 클레임 없이 웨이버 절차가 마무리 될 경우 마이너리그행을 받아들이거나 FA가 되는 것을 선택할 수 있다.
트리플A에서 맹타를 휘둘렀던 만큼 로사리오를 원하는 팀은 얼마든지 나타날 수 있다. 비록 기복은 있었지만 메이저리그에서도 강타자로 활약했던 로사리오다. 트리플A에서의 흐름을 빅리그에서 이어갈 수 있다면 얼마든지 타선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선수다.
다저스와의 동행은 짧았지만 오히려 로사리오 입장에서는 '오타니의 대타'로 단 2경기만에 빅리그 생활을 마친 것이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다. 트리플A에 계속 남아있었다면 옵트아웃을 선언할 수 있는 5-6월까지 꼼짝없이 오클라호마시티에 묶여있을 수 밖에 없었지만 이제는 좀처럼 빈틈이 없는 강한 로스터를 가진 다저스를 떠나 빅리그 진입 기회가 더 많은 팀으로 이적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빅리그 11년차, 33세 베테랑 로사리오의 거취는 어떻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로사리오는 빅리그 11시즌 통산 1,123경기에서 .261/.298/.450 169홈런 583타점 65도루를 기록했다.(자료사진=에디 로사리오)
뉴스엔 안형준 marka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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