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터 조절하려다가" 기관총·실탄 투하…공군, 또다시 믿기 힘든 실수
공군이 경공격기에서 기관총·실탄·연료탱크 등을 떨어뜨린 사고의 원인은 조종사 실수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고도 2.4㎞(약 8000피트)에서 기관총 등 약 310㎏의 장비가 산악지형에 떨어졌는데, 건물이나 사람이 있는 지형에 떨어졌다면 대형사고가 날 뻔한 셈이다. 현재 공군은 사고 지역에 떨어진 실탄 500발 가운데 5발을 찾지 못해 수색 중이다.
21일 공군에 따르면 'KA-1 공중통제공격기 사고조사위원회'는 이날 사고 원인을 후방석 조종사의 부주의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소령 계급인 전방석 조종사는 1290여시간, 대위 계급인 후방석 조종사는 870여시간의 비행경력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1번 비행 때마다 1시간의 비행을 하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 모두 '베테랑' 조종사라는 게 공군의 설명이다.
공군은 "조종사는 바이저(헬멧의 고글) 위에 야간투시경을 쓰고 있었다"며 "조종석 히터 송풍이 바이저 사이로 들어와 시야에 불편을 느낀 조종사가 임무 집중을 위해 송풍구의 풍량을 조절하려다가 송풍구 바로 위에 위치한 '비상투하 버튼'(Emergency Jettison Button)을 부주의하게 누른 것으로 조사됐다"고 했다.
후방석 조종사가 누른 비상투하 버튼은 항공기에 비상상황이 발생했을 때 안전 착륙을 위해 연료탱크 등 외부 장착물들을 떨어뜨리는 장치다. 장동하 공군 공보팀장(중령)은 이날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송풍구와 비상투하 버튼이) 모양과 크기가 유사한 형태고 위치도 비슷하다 보니 조종사가 임무에 집중하면서 부주의하게 비상투하 버튼을 작동한 것"이라며 "관련 예방 대책을 수립할 예정"이라고 했다.
앞서 야간 사격훈련에 참가하던 KA-1 공중통제공격기 1대가 지난 18일 저녁 8시13분쯤 강원도 평창군 상공에서 기총포드(gunpod) 2개와 빈 연료탱크 2개, 기관총 등을 비정상으로 낙하했다.
기총포드란 항공기 날개 밑에 기관총을 장착하는 장치다. 기총포드 안에는 12.7㎜ 실탄이 250발씩 총 500발이 담겨 있었다. 연료탱크는 필요시 연료를 채우는 방식으로 운용되며 사고 당시엔 비어 있는 상태로 장착돼 있었다고 한다.
실탄을 적재한 기총포드는 1개당 약 120㎏, 연료탱크는 1개당 35㎏으로 조사됐다. 떨어진 물체를 합하면 약 310㎏로 추산된다. 공기저항 없이 고도 2.4㎞에서 질량 310㎏이 자유낙하한다고 가정하면, 충격량은 약 7만kg·m/s(충격량 단위)에 달하는 것으로 계산된다. 이는 충격 면적에 따라 피해가 달라지지만 일반적인 1~2층 주택 건물 등을 무너뜨릴 수 있는 충격량이다.
공군은 또 현재 떨어진 실탄 500발 가운데 5발을 찾지 못해 수색을 진행 중이라고 한다. 버튼 조작 실수를 범한 조종사에 대해선 안전 분야 처분 심의위원회에 회부해 징계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공군은 오는 22일부터 '비행 안전과 신뢰 회복을 위한 100일의 약속'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공군은 "이번 사고로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송구하게 생각하며 실질적인 재발 방지 대책을 강구해 시행하겠다"며 "사고로 중단됐던 비행훈련은 22일 오후부터 정상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공군은 지난달 6일 경기도 포천시 이동면 승진과학화훈련장 인근에서 KF-16을 이용한 MK-82 폭탄 투하 훈련 도중 표적과 약 10㎞ 떨어진 민가에 폭탄 8발을 떨어뜨렸다. 당시 사고의 원인도 조종사의 좌표 입력 실수로 드러났다.
당시 이영수 공군참모총장(대장)은 사고 중간 조사결과 발표에서 "사고에 대한 후속조치, 재발방지, 그리고 임무수행이 가능하도록 전투력 창출 등에 제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며 "그게 부족하다면 저는 언제든 자리에서 물러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사고로 재발방지 약속은 '공염불'이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인한 기자 science.in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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