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명 중 절반이 "ENTJ"…MBTI 소개로 들여다본 대권 주자들 속마음

박상곤 기자 2025. 4. 22. 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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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나경원 제21대 대통령 선거 국민의힘 경선 후보가 20일 서울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선거 국민의힘 1차 경선 B조 토론회'에서 MBTI 자기소개를 하고 있다. 2025.04.20. photo@newsis.com /사진=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 선출을 위한 국민의힘 1차 경선 토론회를 계기로 정치인들의 MBTI(마이어스-브릭스 유형 지표)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경선 토론회에 나선 8명의 국민의힘 예비후보들이 각자 MBTI를 통해 자기소개를 하면서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뛰어든 8명의 후보는 모두 자신의 MBTI를 E(외향형)와 J(판단형)라고 소개했다. 상대방을 만나 설득하는 능력과 전략적 사고력이 중시되는 대통령이란 자리에 자신이 적합한 인물임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가 깔렸단 분석이 나온다.

지난 19~20일 서울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후보자 1차 경선 조별 토론회에선 첫 순서로 8명의 후보가 MBTI를 기반으로 자기소개를 진행했다. 먼저 김문수·안철수·유정복(가나다순) 후보는 자신의 MBTI를 'ENTJ'(대담한 통솔자)라고 밝혔다. 나경원·양향자 후보는 'ENFJ'(정의로운 해결사)였다. 홍준표 후보는 'ESTJ'(소신 있는 실행가)·이철우 예비후보는 'ESFJ'(사교적인 협상가)라고 밝혔고, 한동훈 후보는 'ENTJ'가 되고 싶다고 했다.

MBTI는 사람의 성향을 △외향(E)-내향(I) △감각(S)-직관(N) △사고(T)-감정(F) △판단(J)-인식(P) 등의 기준으로 나눠 16가지 유형으로 구분하는 성격유형검사의 일종이다.

국민의힘 1차 경선 MBTI 소개에서 눈에 띄는 건 8명 후보 모두 자신을 외향(E)·판단(J)형이라고 알렸단 점이다. 이는 적극적인 소통 및 인적 네트워크 관리, 목표를 설정하고 주도하는 능력 등 정치인에게 필요한 자질을 갖췄음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E는 I에 비해 폭넓은 대인관계를 가지며 외부 활동에 적극성을 발휘하는 유형으로 알려져 있다. J의 경우 P와 비교했을 때 분명한 목적과 방향을 선호하고 자기 의사와 기준이 뚜렷한 성격으로 분류된다. 자신을 ESFJ라고 소개한 이철우 후보는 20일 열린 국민의힘 1차 경선 B조 토론회에서 "예전에는 매우 부끄러워했는데 나이가 들수록 외형적으로 (변하며)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하고 어떤 일이 있어도 겁내지 않고 적극적으로 한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유정복(왼쪽 두번째부터), 안철수, 김문수, 양향자 제21대 대통령 선거 국민의힘 경선 후보가 19일 오후 서울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선거 국민의힘 1차 경선 A조 토론회'에서 MBTI 자기소개를 하고 있다. 2025.04.19. scchoo@newsis.com /사진=추상철


국민의힘 경선 후보 8명 중 4명(김문수·안철수·유정복·한동훈)이 자신을 '타고난 리더'라 불리는 ENTJ로 소개한 점도 눈길을 끈다. ENTJ는 목표를 설정하고 일을 주도하려는 의지가 강한 성격이란 평가를 받는다.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미국 대통령 등이 ENTJ 유형의 정치인으로 알려져 있다.

자신을 ENTJ라고 소개한 김문수 후보는 "저는 늘 사람을 좋아하고 사람 속에서 함께 행동하고 사람을 믿고 끝까지 가는 성격"이라며 "늘 계획된 사업을 힘 있게 추진해서 반드시 그 목표를 달성하는 목표 지향적 모습을 갖고 있다"고 했다. 안철수 후보도 "복잡한 상황 속에서 어떤 문제를 발견하고 그것에 대한 해답을 찾고 추진력을 발휘해 문제를 해결하는 편"이라고 했다.

대선이라는 특성상 자신이 대통령에 가장 적합한 인물임을 호소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E와 J를 강조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앞서 윤석열 전 대통령은 2022년 대선 당시 자신의 MBTI를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과 같은 ENFJ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한동훈 후보는 지난 20일 토론회에서 자신의 MBTI로 ENTJ를 꼽으며 "어떨 땐 이게 나오고 어떨 땐 저게 나온다. 나온 것 중에 제가 되고 싶어 하는 것으로 골랐다"며 "지금 이렇게 어려운 시기에 대담한 통솔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같은 날 한 후보는 대구에서 자신의 유튜브 방송을 통해서도 "대통령 되는 사람에게 어울리는 느낌일 것 같아 (MBTI 검사를 통해 나온 결과 중 ENTJ를) 골랐다"고 말했다.

한편 정치권에선 국민의힘 1차 경선 토론회에서 MBTI 자기소개, 밸런스게임 등을 진행하며 대선 토론의 품격을 떨어트리는 것 아니냔 지적도 나왔다. 이에 호준석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 대변인은 지난 21일 선관위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을 만나 "(MBTI나 밸런스게임 등도) 후보자들의 생각을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고 개인적으로 느낀다"면서도 "고언은 모두 경청하고 있다. 앞으로 경선 진행 과정에서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박상곤 기자 gon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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