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이 왜 이래”…대선 앞 李 지지율 하락세, 민주 ‘예의주시’
민주 “갤럽조사, 보수 과표집…실제 여론 반영 못해”
당 일각에선 낙승 경계 분위기도…“낮은 자세로 민심 받아들여야”
(시사저널=박성의 기자)
"일종의 착시다. 김문수 후보 지지율이 워낙 낮았으니까…."
23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캠프 한 관계자는 최근 이 후보 지지율이 소폭 하락한 것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국민의힘에 실망했던 보수 지지층 중 일부가 이제야 조금 돌아왔을 뿐"이라며 "지금은 일희일비하지 않고 '얼마큼 크게 이길지'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선 11일 앞 '어대명'(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을 확신하던 민주당이 여론의 흐름을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최근 모든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후보 지지율이 하락하고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 지지율이 동반 상승했다는 결과가 발표되면서다. 민주당은 여론조사의 신빙성 등을 의심하고 있지만, 물밑에선 '방심해선 안 된다'는 불안감도 감지된다.

TK 집토끼 결집에…김문수 지지율 반등세
최근 발표되는 여론조사를 종합하면 1강은 여전히 이재명 후보다. 이 후보가 40% 중반대 지지율로 1위를 달리는 가운데 김문수 후보가 10%p 가까이 뒤진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대선까지 남은 물리적 시간 등을 고려하면 이재명 후보의 당선이 유력한 셈이다.
다만 '여론의 흐름'을 보면 이재명 후보가 안심하기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이재명 후보 지지율이 일정하게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범보수 후보들의 지지율이 그만큼 상승하는 경향을 보이면서다.
한국갤럽이 지난 20∼22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2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한 결과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가 45%, 김문수 후보가 36%, 이준석 후보가 10%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직전 조사(5월3주)와 비교하면 이재명 후보는 6%p하락했고, 김문수 후보와 이준석 후보는 각각 7%p와 2%p 상승했다.
TK(대구·경북) 등 전통적인 보수 텃밭에서 김 후보 지지율이 상승한 영향이 컸다. 지난 조사에서 50%를 밑돌았던 TK의 김문수 후보 지지율(48%)은 이번 조사에서 60%를 기록하며 회복세를 보였다. 부산·울산·경남(PK)에서도 김 후보의 지지율이 지난 조사(39%)보다 6%p 오른 45%로 집계됐다.
갤럽은 "국민의힘은 민주당보다 후보 선출 과정이 늦은 데다 경선 후 단일화를 둘러싼 내홍으로 분분했으나, 지난 주말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탈당과 대선 후보 첫 TV 토론회가 모종의 분기점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정당 지지율 조사에서도 보수층의 집결세가 감지됐다. 정당 지지도는 민주당 42%, 국민의힘 36%, 개혁신당 6%, 조국혁신당 2%로 집계됐다. 지지하는 정당이 없는 무당(無黨)층은 13%였다. 직전 조사 대비 민주당은 6%p 하락했고, 국민의힘은 6%p 상승하면서 오차범위 내로 좁혀졌다.
다른 여론조사에사도 유사한 흐름이 관측됐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 결과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가 46%, 김문수 후보는 32%, 이준석 후보는 10%를 기록했다.
이재명 후보 지지율은 지난주(49%)보다 3%p 떨어졌고, 김 후보 지지율은 지난주(27%)보다 5%p 올랐다. 이준석 후보 지지율은 지난주(7%)보다 3%p 상승했다.

"민심과 괴리" "겸손해져야" 민주 의견 분분
민주당은 여론조사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른바 반명(反이재명) 보수층이 더 적극적으로 여론조사에 응한 결과로, 실제 민심과는 괴리가 있다는 분석이다.
천준호 민주당 중앙선대위 전략본부장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후보와 김문수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한 자릿수로 좁혀진 것과 관련해 "여론조사가 실제 여론을 반영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함께 유념하면서 살펴봐야 한다"며 "전체 응답자 중 자신의 이념 성향을 보수라고 응답한 분이 진보라고 응답한 분보다 11% 이상 많았다"고 답했다.
천 본부장은 "그런 상황에서도 이 후보의 우위 흐름은 유지되고 있다"며 "이 후보에 대한 지지도는 민주당 정당 지지도를 상회하는 것에 반해서 김 후보의 지지도는 국민의힘 정당 지지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중도층에서는 상당한 격차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도 저희가 주의해서 살펴봐야 할 측면"이라며 "남은 선거 기간 동안 국민께 더 넓게 다가가서 더 많은 지지를 얻어내기 위해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지율 하락세에 따른 '선거 전략 수정 가능성'도 일축했다. 천 본부장은 "큰 흐름에서 이번 선거의 성격은 바뀌지 않았다"면서 "윤석열 정권의 지난 3년간의 실종과 무능, 그리고 지난 12·3 비상계엄과 그 이후에 이뤄진 내란 사태에 대한 심판이라는 구도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당 물밑에선 '대권 승리는 시기상조'라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민주당 한 초선의원은 "최근 대선에서 어느 한쪽 당이 압승한 전례가 없었다. 승리를 낙관하는 것은 정치 지형을 모르고 하는 말"이라며 "말 한 마디에 요동치는 게 민심이다. 더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대선 마지막 날까지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갤럽 조사는 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7.8%였다. NBS 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 면접으로 이뤄졌고,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응답률은 26.7%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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