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의 '통상 책사' 김현종 첫 등판… "韓대행, 졸속 협상은 필패"

문재연 2025. 4. 21.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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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종 더불어민주당 통상안보 태스크포스(TF) 단장은 21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에서 졸속 대미 협상을 우려하며 국회와의 협의를 촉구했다.

김 단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통상안보 TF 제1차 회의에서 한 권한대행을 향해 "국민적 공감대가 없는 상황에서 대미 협상에 손대는 건 국익을 훼손할 수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고 직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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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1차 통상안보 TF 회의 개최
김현종 "韓대행, 국회와 협의해야"
통상과 다른 안보 협상... "미·일 자극할라" 우려도
김현종 더불어민주당 트럼프 행정부 관세정책 대응을 위한 통상안보 TF 단장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통상안보 TF 1차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김현종 더불어민주당 통상안보 태스크포스(TF) 단장은 21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에서 졸속 대미 협상을 우려하며 국회와의 협의를 촉구했다. 이재명 전 대표의 '통상 책사'로 꼽혀온 김 단장은 이날 대외무대에 본격 등판했다. 김 단장은 지난 2월부터 이 전 대표의 외교안보 보좌 역할을 맡아왔지만, 대외 노출을 자제해왔다.

김 단장은 노무현 정부 당시 통상교섭본부장으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주도했고, 문재인 정부에서도 통상교섭본부장과 청와대 안보실 2차장을 지냈다. 다만 일각에서는 김 단장 특유의 강경한 성향이 미국과 통상협상에서는 장점이 될 수 있지만 안보 협의에서는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민주당 통상안보TF 1차회의 개최…"한덕수, 졸속협상 말아야"

김 단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통상안보 TF 제1차 회의에서 한 권한대행을 향해 "국민적 공감대가 없는 상황에서 대미 협상에 손대는 건 국익을 훼손할 수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고 직격했다. 그는 "본인이 통상 전문가임을 자행하는 한 권한대행은 10년도 더 지난 과거의 경험에 사로잡혀 있다"며 "한 대행체제는 충실한 예비 협의로 새 정부의 본격적인 협상의 길을 깔고 국회에 보고하고 협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1차 회의 후 TF는 관세 대응팀, 통상팀, 외교안보팀 세 덩어리로 나눠 현황을 체크하고 대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김 단장은 트럼프 2.0 행정부에 대응해 "통상, 안보, 기술, 에너지 공급망, 산업 등 모든 이슈를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대한민국이 국익 중심의 전략 국가로 다시 도약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 주변에서는 김 단장이 "미국 대응을 위한 비밀병기"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 단장은 트럼프 1기 때 한미FTA과 개정협상을 성공적으로 진두지휘한 경험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당시 그의 협상 카운터파트였던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전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지난해 발간한 저서 '공짜 무역은 없다'에서 "난 그가 마음에 들었다(I liked him)"며 호감을 표현하기도 했다. 김 단장은 일본과의 FTA 협상 당시 실익이 없다고 판단하고 협상 중단을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건의하기도 했다.


통상과 다른 안보 협상…미국과 일본 자극 우려

그러나 일각에서는 김 단장 특유의 강경 성향이 자칫 미국과 일본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문재인 정부 시절 그가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으로서 주도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문제는 한미관계를 뒤흔든 사건으로 언급된다. 당시 청와대는 일본과의 지소미아 종료를 미국 측이 '이해한다'(understand)고 말했다고 주장했지만, 미국의 외교안보 라인은 이례적으로 이를 부인하고 "강한 우려와 실망"(strong concern and disappointment)이라고 표현했다. 청와대의 지소미아 종료방침에 미국이 동의한 것은 아니었다는 의미다. 당시 미 국방장관과 합참의장, 인도태평양사령관 등이 잇따라 방한한 뒤 협정 효력 정지 직전인 2019년 11월 22일 저녁 종료 방침이 유예되기도 했다.

김 단장은 이후 청와대 브리핑에서 모습을 비추지 않았다. 당시 트럼프 1기 백악관은 주한미대사관에 김 단장에 대한 불쾌감을 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측에서는 이후 한국과의 외교협의에서 '이해한다'(understand)라는 표현을 가급적 사용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외교 소식통은 "우리나라의 실리를 챙기기 위해 강경 메시지도 마다하지 않는 김 단장의 접근법이 통상에서는 적절히 필요한 전략일지 모르지만, 외교안보 협상에서는 위험부담이 크다"고 지적했다.

문재연 기자 munjae@hankookilbo.com
곽주은 인턴 기자 jueun1229@sookmyu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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