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알파벳, IBM 실적 발표…변동성은 이어질 듯[이번주 美 증시는]

권성희 기자 2025. 4. 21.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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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시 주간 일정_0420/그래픽=최헌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일 상호관세를 발표하고 3주 가까이 지나면서 월가에서는 미국 증시가 일단 최악은 지난 것으로 보인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상호관세가 중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에 대해서는 90일간 유예된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가 각 국가별로 협상을 진행하면서 관세율이 대폭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다만 협상 진행 과정에서 미국 증시는 계속 큰 폭의 변동성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을 진지하게 해임하려는 제스처를 보인다면 미국 금융시장은 또 한 차례 격랑에 휘말릴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7~18일 연속으로 파월 의장에게 금리 인하를 압박하며 해임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S&P500 기업 120곳 이상 실적 발표
살얼음판을 걷는 불안감이 여전한 가운데 이번주 미국 증시는 테슬라와 알파벳, IBM, 인텔 등 주요 기술기업들의 실적 발표를 맞게 된다. 이번주에는 S&P500 기업 가운데 120개 이상의 기업이 실적을 공개하며 어닝 시즌이 절정을 향해 간다.

지금까지는 어닝 시즌이 순조롭게 진행돼 왔다. 올 1분기 실적을 발표한 S&P500 기업 중 72%가 순이익이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를 상회했다.

또 팩트셋에 따르면 이미 실적을 공개한 기업들을 포함해 S&P500 기업들의 올 1분기 실적 성장률은 7.3%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 3월31일에 집계했던 애널리스트들의 실적 성장률 전망치 7.2%에 비해 소폭 개선된 것이다. 이는 지난주까지 공개된 금융회사들의 호실적 덕이다.

게다가 실적을 발표한 기업 대다수는 관세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에도 향후 실적 가이던스를 하향 조정하지 않고 기존 수준으로 유지했다.

실적 가이던스가 주가 움직일 것
하지만 실적 가이던스를 하향 조정하거나 불확실성을 이유로 제시하지 않는 기업은 투자자들의 거센 매도세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유나이티드헬스는 지난 17일 올해 순이익 전망치를 낮추면서 하루에 주가가 22.4% 폭락했다.

이번주에는 오는 22일 장 마감 후에 테슬라, 23일 장 마감 후에 IBM과 서비스나우, 24일 장 마감 후에 알파벳과 인텔이 실적을 발표한다.

또 오는 22일 개장 전에 록히드 마틴과 GE 에어로스페이스, 23일 개장 전에 GE 버노바와 보잉, 24일 개장 전에 펩시코 등이 실적을 공개한다.

이번주 경제지표로는 21일에 발표되는 지난 3월 경기선행지수와 오는 23일 연준의 경기 진단 보고서인 베이지북, 25일 4월 미시간대 소비자 심리지수 확정치 등이 주목된다.

美 증시 최악은 지났나
지난주 미국 증시는 중국에 대한 AI(인공지능) 칩 수출 규제가 더욱 강화된 가운데 하락했다. S&P500지수가 1.5% 떨어졌고 다우존스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2.7%와 2.6%씩 추락했다.

그럼에도 BCA 리서치의 수석 전략가인 마르코 파픽은 CNBC에 "내가 전반적으로 낙관적인 이유는 상호관세가 완화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라며 "나는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가 유예되는) 90일 동간 90개의 무역 합의를 이끌어내는데 성공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은 과거에 이런 적이 없었기 때문에 이같은 대규모의 무역 합의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만 현재 진행 중인 무역 협상은 전면적인 것이 아니다"라며 "무역 협상은 미국에 아주 약간의 승리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미국 증시의 변동성이 끝난 것은 아니라며 S&P500지수가 다시 5000 밑으로 내려갈 수 있다고 봤다. 하지만 S&P500지수가 5000선을 깨고 내려가 전 저점을 시험한다면 주식을 매수할 기회라고 조언했다.

S&P500지수 다시 5000 깨질까
프리덤 캐피털 마켓의 수석 전략가인 제이 우즈도 "우리는 관세와 관련한 최악의 시나리오를 알고 있고 관세가 지금 협상 중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며 "따라서 사람들이 주식을 투매했을 때 우려했던 충격, 즉 최악의 경우는 이미 시장에 반영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업들의 실적 등 여전히 장애물이 많이 남아 있다며 "이제 우리는 시장이 어디에 도달할지, 시장과 시장을 움직이는 주식에 대한 더 장기적인 충격은 어떨지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웰스 파고의 크리스토퍼 하비는 파월 의장이 지난 16일 연설에서 증시가 급락해도 개입하지 않겠다고 밝혔음에도 지난 17일 보고서에서 S&P500지수가 다시 5000선이 무너진다면 연준이 개입하는 페드 풋(Fed put)이 있을 수 있다며 S&P500지수가 지난 8일 저점인 4983으로 되돌아갈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월가의 대표적인 낙관론자인 펀드스트랫의 톰 리는 지난 2일 상호관세가 발표된 이후 "펀더멘털 전개가 아닌 뉴스 헤드라인이 시장을 움직이고 있다"며 증시의 구조적 저점은 "여전히 깨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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