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 "尹 수렁 못 벗어난 국힘" 조선 "'尹신당 소동' 이상·황당"

노지민 기자 2025. 4. 2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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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신문 솎아보기] 국힘 경선 후보 갈등에 "이재명 대표에 한심할 정도로 밀리는 사람들…지지층도 혀를 찬다"

[미디어오늘 노지민 기자]

▲ 왼쪽부터 김계리, 윤석열, 배의철. 사진=김계리 변호사 페이스북

12·3 내란사태(비상계엄)로 파면된 윤석열 전 대통령을 둘러싸고 신당 창당 소동 등이 벌어지자 보수 성향 신문들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 변호인단이었던 김계리·배의철 변호사 등은 지난 18일 열겠다던 '윤 어게인(Yoon Again)' 신당 창당 기자회견을 4시간여 만에 취소했다. 윤 전 대통령이 “지금은 힘을 하나로 합쳐야 할 때”라며 기자회견을 만류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전날 카카오톡 공보방 '윤 어게인 신당 내외신 기자단' 방을 만들어 약 500명의 기자들을 초대했다가 기자들 항의를 받기도 했다. 17일은 국민의힘 경선 후보자 대상의 미디어데이, 18일은 이들의 비전대회가 열리는 날이었다.

이후 19일자 주말판 신문 지면에선 윤 전 대통령 관련 논란들이 국민의힘 대선 판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특히 대표적 보수지로 꼽히는 조선, 중앙, 동아일보가 관련 기사를 주요하게 배치했다.

▲2025년 4월19일 동아일보 지면 기사

동아일보는 1면 <탄핵 2주 지나도록, '尹의 수렁' 못 벗어난 국힘> 기사에서 “국민의 힘 대선 경선 후보들이 모두 저마다 '반 이재명' 을 띄우며 지지율 상승을 시도하고 있지만 시간이 갈수록 오히려 차이가 벌어지고” 있다면서 “정치권에선 '국민의 힘이 윤 전 대통령 손절 등 중도 외연 확장을 시도하기보다는 이미 결집돼 있는 보수 지지층의 눈치를 주로 살피다가 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했다.

조선일보 4면 <'尹 신당' 창당 소동… 빅텐트 변수 되나> 기사는 “국민의 힘에서는 '윤석열 신당'창당 움직임이 완전히 가라앉은 것은 아니란 말이 나왔다. (중략) 국민의 힘은 난감한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어 “다만 구(舊) 여권 일각에선 '윤석열신당' 창당이 더불어 민주당· 조국혁신당 모델처럼 보수 진영의 세를 불리는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작년 4월 총선 당시 진보 진영은 민주당· 조국혁신당으로 분화됐는데, 오히려 전체 의석수가 예상보다 늘어나는 결과가 나왔다는 것”이라며 “다만 이럴 경우 '반 이재명 빅 텐트' 구성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고 했다.

▲2025년 4월19일 조선일보 지면 기사

중앙일보 주말판 중앙SUNDAY는 6면 <한덕수 일주일 새 2% → 7%, 들썩이는 '반명 빅텐트론'> 기사는 '윤 어게인 신당' 창당 기자회견 소동을 두고 “당과 후보들은 어떻게든 불리한 구도를 뒤집어보려고 몸부림치는데, 뒤통수에 난데없이 찬물을 끼얹은 격”이라는 국민의힘 중진 의원의 익명 발언을 전했다.

사설에서는 좀 더 강한 우려가 나왔다. 동아일보 사설 <'尹 어게인' 신당 소동... 부랴부랴 거리두기 나선 국힘 주자들>은 파면 결정에 승복하지 않은 윤 전 대통령이 신당 창당 계획에 동의했다는 취지의 보도를 언급하면서 “사실이라면 그 비현실적 인식이 놀라울 따름”이라고 지적했다.

동아일보 사설은 “국민의힘은 그간 계엄, 탄핵 국면에서 국민 상식과 동떨어진 행태를 보여 왔다. 헌법재판소의 전원일치 파면 결정에도 한 때 집권 여당으로서의 뼈를 깎는 성찰도, 책임지는 자세도 볼 수 없었다”며 “18일 발표된 갤럽 조사에서 국민의힘이 중도층에서 22% 지지율을 얻어 더불어 민주당 44%의 절반에 그친 이유가 뭐겠나. 파면 뒤에도 상식 밖 언행을 이어가는 전직 대통령과 절연하지 못한 상태론 '보수의 미래가 없다'는 사전 경고인 셈”이라고 했다.

조선일보는 사설 <이상하고 황당한 '尹 신당' 소동>에서 “윤 전 대통령 주변에서 신당 해프닝이 벌어진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일이다. 그에 앞서 이상하다”라며 “이미 탄핵 찬성, 반대로 갈라져 있는 국민의 힘 쪽에 또 신당을 만들어 무얼 하자는 건가. 계엄 파동으로 국힘 쪽은 다 합쳐도 이기기 힘들어졌는데 대체 무슨 속셈인지 알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조선일보 사설은 “계엄으로 파면된 전 대통령이 자숙하지 않고 신당을 만들어 정치를 한다면 상식 있는 국민이 어떻게 보겠나. 파면된 뒤 '이기고 돌아왔다' '대통령 3년 하나, 5년 하나 마찬가지'라는 윤 전 대통령 발언만큼이나 황당하다”면서 “지금은 윤 전 대통령의 절제와 자중이 필요하다”고 했다. 특히 국민의힘 경선 후보들이 윤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두고 갈등을 보인 것을 두고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게 한심할 정도로 밀리고 있는 사람들이 이러고 있으니 지지층도 혀를 찬다”고 지적했다.

▲2025년 4월19일 동아일보, 조선일보, 한국일보(가나다 순) 사설 제목

보수지로 분류되지 않는 신문 중에서는 한국일보도 같은 날 사설 <파면 대통령 앞세운 신당, 공감 얻겠나>에서 “(신당 창당 세력의) 언론 홍보를 위한 오픈 채팅방 비밀번호가 계엄 선포일인 '1203'인 것은 창당 추진 세력의 몰역사적 인식을 보여준다”며 “당장의 정치 세력화보다 여론을 떠보면서 극렬 지지층을 통해 입김을 행사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했다.

한국일보 사설은 그러면서 “윤 전 대통령은 자숙하고 자중하는 게 마땅하다. 정치적 혼란이 가중되는 걸 막으려면 국민의 힘의 역할도 중요하다”며 “신당 창당을 막기 위해 힘을 썼다고 하니 다행이나 이는 대선에 앞서 보수 분열을 우려해서 때문일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을 향해서는 “진정한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중시하는 보수 정당이라면, 이젠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하는 게 순리이고 상식”이라며 “수권 정당이 되려면 보수 결집이 아니라 보수 재건을 우선해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위 기사에 인용된 한국갤럽 조사는 18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 대상으로 지난 15~17일 조사한 결과로 표본오차는 ±3.1%p에 95% 신뢰 수준이며, 응답률은 14.8%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2025년 4월18일 MBC '뉴스데스크' 갈무리

한편 방송사에선 MBC '뉴스데스크'가 18일 “윤 전 대통령 측 석동현 변호사는 '윤 전 대통령은 창당에 일절 관여하거나 참여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지만, 국민의힘은 크게 술렁였다. 대외적으로는 '해프닝'으로 평가절하했지만, 당내에선 '아무 도움이 안 된다' '중도층 역풍을 살 거'란 우려가 나왔다”며 “더불어민주당에선 '한편은 창당해서 살아남으려 하고, 한편에선 주저앉혀 기득권을 붙잡으려 한다'며 '좀비들의 각축장 같다'는 비아냥이 나왔다”고 했다.

SBS '8뉴스'도 같은 날, 국민의힘 경선 후보들이 신당 창당 소동에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고 전한 뒤 “'윤 전 대통령이 이제 탈당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는데, 이를 두고 '잘못이 있다고 잘라내는 건 구태다' '시체에 난도질하는 짓이다' '윤 전 대통령을 자꾸 끌어들이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같은 갑론을박이 이어졌다”고 전했다.

JTBC '뉴스룸'은 윤 전 대통령의 “나는 국민의힘 1호 당원”이라는 메시지가 오히려 국민의힘 경선 후보들 사이 '탈당 논쟁'만 부추겼다고 했다. TV조선 '뉴스9'는 “당내에선 이른바 '윤석열 신당' 창당 해프닝이 윤 전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 논란으로 번지는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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