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후 첫 어시스트' 수원 이건희 "내가 왜 뛰어야 하는지 보여주고픈 생각 뿐"
수원 삼성은 지난 겨울 오른쪽 풀백 이시영의 완전 영입을 포기했다. 리그 31경기에 뛰며 활약했지만, 더 좋은 선수를 찾겠다는 이유였다. 팬들은 이 결정에 의구심을 가졌지만, 수원은 확신을 갖고 이 건을 처리했다. 믿을 수 있는 카드들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먼저 인천의 중심이었던 정동윤을 데려왔다. 그리고 또 하나의 카드, 이건희가 실전 투입 준비를 마쳤다는 점이었다. 지난해 이건희는 경험치를 쌓는 해였다. 리그에서 1경기 교체 출전하며 예열을 한 이건희는 U-20 대표팀에도 다녀오며 다양한 실전 경험을 쌓았다.
그리고 기회는 빠르게 찾아왔다. 코리아 컵 서울 이랜드와의 경기에서 선발로 나선 이건희는 직선적인 플레이와 활발한 움직임으로 그라운드를 휘저었고, 팀도 승리를 거두며 자신의 이름을 확실히 각인시키는데 성공했다. 이후 이건희는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고, 그가 출전한 경기는 승점을 가져오는 경기들이 되었다. 수원의 오른쪽 풀백 지형도가 완전히 바뀐 순간이었다.
어렵사리 기회를 잡은 그에게 더 큰 목표가 생겼다. 바로 리그에서 득점, 공격포인트를 달성하는 것, 지난 경남과의 경기에서 70m를 폭풍질주 했지만, 마무리가 되지 않아 땅을 쳤을 정도로 득점을 향한 열망은 컸다. 그리고 지난 19일 화성과의 경기에서 이건희는 자신의 뜻깊은 리그 첫 공격포인트를 올릴 수 있었다.
전반 25분 일류첸코에게 볼을 받아 잡지 않고 논스톱 크로스로 공을 올렸고, 일류첸코가 깔끔하게 받아넣으며 선제골이 만들어졌다. 이건희의 감격적인 첫 공격포인트가 멋진 과정으로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이건희 본인 역시 결과 뿐만 아니라 과정에 만족감을 표했다.
경기가 끝나고 기자와 만난 이건희는 "공격포인트는 너무나도 하고 싶었다."라고 자신의 첫 공격포인트를 올린 소감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어서 "어시스트 하는 과정이 너무 좋았던 것 같다. 일류 형이 볼을 내주고, 나는 잡지 않고 바로 논스톱으로 크로스를 올렸다. 맞았을 때 느낌이 너무 좋았고, 그래서 어시스트를 할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웃어보였다.
특히 매탄고 출신으로 수원에 대한 애정이 강한 이건희에게 홈에서 올린 첫 공격포인트는 감회가 남다를 수 밖에 없다. 그는 "공격포인트를 올릴 수 있어 너무 좋았다. 특히 홈에서 첫 포인트를 할 수 있어서 너무나도 좋았고 앞으로 이런 모습들을 더 보여주는 것이 나의 마음가짐인 것 같다."라고 새로운 각오를 다졌다.
이날 이건희의 어시스트에 힘입어 리드를 잡은 수원은 화성에 3대1 완승을 거뒀다. 이건희는 "이번 경기는 우리가 준비한 대로, 이번 주 훈련한 대로 너무 잘 나왔다. 특히 전반전에는 우리가 준비한 플랜이 거의 100% 나왔다고 생각해서 너무 만족스러운 경기였던 것 같다."라고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준 전반전을 복기했다.
승리에 어시스트까지 들뜰 법 했지만, 그는 차분했다. 후반전에 내준 그 실점이 그가 책임지던 오른쪽 지역에서 나왔기 때문이었다. 이건희는 실점 장면을 생각하며 "후반에 생각했을 때 3대0이라는 스코어를 갖고 있어 가지고 무실점으로 하는 것이 첫 번째 목표였지만 1실점을 하게 되어서 너무 아쉬웠다. 하지만, 실점한 뒤로는 더 집중했던 것 같고 더 단단하게 수비를 했던 것 같다."라고 1실점이 수비 집중력을 다잡게 한 요인 중 하나였다고 설명했다.
이건희는 자신에게 찾아온 생애 최고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싶어한다. 자신이 왜 선발로 뛰어야 하는지 보여주고 싶어한다. 이건희는 "특히 무엇보다 감독님께서 먼저 기회를 나에게 주셨고, 그 기회를 주셨기 때문에 그거에 대해 부응을 해야 되고 내가 왜 뛰어야 되는지 더 많이 확실하게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이 너무나도 컸기 때문에 무엇보다 임팩트가 필요했던 것 같다. 오늘 경기에서는 어시스트를 통해 그 임팩트를 보여줄 수 있어서 팬들에겐 내가 왜 뛰어야 되는지 그 이유가 되지 않았을까 그렇게 생각한다."라고 이야기했다.
득점 욕심에 대해 "일단 수비수이기 때문에 수비를 더 단단하게 하는 것이 목표고 앞으로 더 수비에 집중을 더 해야 될 것 같다."라고 의연하게 말한 이건희, 비록 어린 나이이지만 그라운드에서 성숙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그에게 수원 풀백의 밝은 미래를 엿볼 수 있었다.
"조금씩 경기장에 나오기 시작하는데 저라는 사람을 더 알리고 싶고, 그리고 무엇보다 저는 유스 출신이고 팬들의 응원을 받으면서 뛰고 싶었기 때문에 그 간절함이 너무나 크고 그 간절함을 항상 매 경기마다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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