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에 日 '자동차7' 지고 '엔터7' 뜬다
도요타 순익 감소·닛산 적자 지속 전망
관세 제외 '엔터주' 해외투자자 관심↑
소니·닌텐도서 토호 등 관심주 확장
엔터 애널 급증·빅7 시총 44조엔대
자동차 빅7 시총 54조엔 바짝 추격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고율 관세로 일본 자동차 산업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기업들의 주가도 맥을 못 추고 있다. 이번 회계연도 예상 실적이 잇따라 하향 조정되면서 자금이 ‘자동차 빅7’ 종목에서 이탈하는 가운데 트럼프 관세를 면한 ‘엔터테인먼트 빅7’ 종목에는 러브콜이 쏟아져 대조를 이루고 있다.
1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금융 정보 업체 퀵의 통계를 바탕으로 일본 자동차 대기업 7개사의 2025 회계연도 순이익을 분석한 결과 대부분이 전년 대비 감소하거나 소폭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1위 완성차 업체인 도요타의 최종 순이익은 4조 2196억 엔으로 전년 대비 7%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혼다와의 경영 통합이 불발된 닛산은 적자 상태(-619억 엔)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고 스바루(-17%), 마쓰다(-31%) 등의 실적이 크게 꺾일 것으로 보인다.
일본 자동차 업계의 수출 물량 약 30%가 미국향인 만큼 25%의 고율 관세는 타격일 수밖에 없다. SBI증권이 주요 자동차 업체의 관세 영향 금액(연간 기준)을 추산한 결과 도요타는 1조 3000억 엔, 혼다는 7000억 엔, 닛산은 6000억 엔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애널리스트들의 전망도 신중해지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이 기업 실적 전망을 수치화한 지표인 리비전인덱스(Revision Index·RI)는 올 2월 7%에서 3월 -16%로 떨어지며 비관적으로 전환됐다. 미국이 엔화 약세에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낸 것도 자동차 업계에는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통상 수출 기업에는 엔화 약세가 유리하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엔저 시정 요구로 엔화 강세가 이어질 경우 실적이 더 큰 폭으로 줄어들 수 있어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자동차 빅7 종목의 주가는 연초 이후 내리막을 걷고 있다. 도요타는 올해 들어 이달 16일까지 21% 빠졌고 닛산은 34%, 미쓰비시자동차는 31% 하락했다.
반면 게임·영화·음악 등 각종 콘텐츠를 제작하는 소니·닌텐도·도호·코나미그룹·반다이남코·캡콤·넥슨 등 엔터 ‘빅7’은 호조를 보이고 있다. 가장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은 영화 제작 등의 사업을 전개하는 도호다. 이 회사는 최근 해외 투자자들의 투자 상담이 예년 대비 60% 급증해 기업 홍보(IR) 담당자를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주가는 올해 들어 32%나 급증했는데 중동 국부펀드들이 주가 급락 국면에 이 종목과 엔터주들을 쓸어담은 것으로 파악된다.
엔터주들은 미국의 관세 폭격을 피하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이번 트럼프 관세에서 영상과 게임 소프트웨어 등 디지털 분야는 부과 대상에서 제외됐다. 닛케이는 “일본 주식에 관심이 있는 해외 투자자들이 기존에 가장 먼저 편입하려던 것은 도요타 등 자동차 주식이었다”며 “이제는 (시선이) 소니그룹이나 닌텐도 등 엔터 주식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엔터 대표 종목을 펀드에 편입한 해외 기관들이 상승 가능성이 높은 엔터주를 물색하고 있어 도호 등 엔터주 전반으로 자금 유입이 확산하는 양상이다. 단적으로 닌텐도 등 대형 7사의 시가총액 합계는 16일 기준 44조 8000억 엔으로 54조 엔인 자동차 빅7에 육박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일본 엔터주가 지나치게 고평가됐다는 우려도 나온다. 뉴버거버만의 구보타 게이타 일본주식운용부장은 “닌텐도나 산리오의 성공 사례를 본 투자자들의 ‘큰 꿈’을 담은 가격이 형성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호는 올해 감익이 예상됨에도 예상 주가수익률(PER) 28배에 해당하는 주가가 형성돼 있고 코나미그룹도 27배로 도쿄증권거래소 주가지수(TOPIX) 평균인 12배를 크게 웃돌고 있다는 것이다. 닛케이는 많은 투자자들이 고평가로 인식하면서도 이들 엔터주를 매수하고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기관투자가들 입장에서는 일본 주식 비율을 일정 수준 유지할 필요가 있는 만큼 관세 우려가 커진 자동차 종목 대신 대체재를 물색하고 있었고 그 과정에서 엔터주가 부상한 것이다.
송주희 기자 ssong@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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