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만 닿아도 흘러내리는 땅…커지는 산사태 2차 피해 우려
[앵커]
지난달 발생한 경북 산불은 5개 시군을 휩쓸며 역대 가장 큰 규모의 피해를 남겼는데요.
산불이 났던 지역에선 이제 산사태가 걱정입니다.
경북 산불 피해지역 가운데 2백 곳이 산사태 긴급 복구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도훈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주택과 맞닿은 마을 뒷산이 새카만 잿더미로 뒤덮였습니다.
불타버린 대나무 뿌리는 토양을 위태롭게 붙잡고 있습니다.
발이 푹푹 빠질 정도로 토양은 점성을 잃었고 작은 힘에도 자갈과 토사가 쓸려 내려갑니다.
산불로 이렇게 토사가 쉽게 흘러내리는 상태로 변하면서 산에선 제대로 서 있기조차 힘든 상황이 됐습니다.
산불 피해 지역 주민들은 이제 산사태 걱정에 밤잠을 설칩니다.
[백수영/경북 영덕군 대탄리 : "자다가 12시 정도 비가 많이 내리기 시작해서, 앞에 컨테이너를 놓은 게 있는데 그쪽에 가서 잤어요. 혹시나 산사태로 인해…."]
다른 마을도 상황은 마찬가지.
토양을 단단히 지탱하던 나무들이 불에 타 쓰러졌고, 토사와 암석은 당장 민가로 쏟아질 듯 위태롭습니다.
450여 제곱킬로미터를 태운 경북 산불은 지나갔지만, 잦은 봄비에 산사태로 인한 2차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겁니다.
실제로 2000년 대형 산불이 난 강원도에선 2년 뒤 토양 침식과 산사태가 다른 곳보다 약 10배 많았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권춘근/국립산림과학원 박사 : "(산불이) 땅 아래에 있는 그런 뿌리류까지 다 태우게 됩니다. 또한 더불어서 토양 내에 있는 유기물질까지 다 태워버리기 때문에 물을 흡수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하게 됩니다."]
산사태를 막기 위해 응급 복구가 필요한 지역은 경북에서만 201곳, 자치단체들은 장마가 오기 전에 복구를 마칠 계획이지만, 피해 면적이 워낙 넓어 작업이 쉽지 않은 실정입니다.
KBS 뉴스 김도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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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훈 기자 (kinch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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