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희토류 수출 제한·보잉 항공기 인수 보류…미 군수·첨단 산업계 ‘비상’
중국이 미국 상호관세에 대한 보복으로 일부 희토류 수출 통제를 시작하면서 미 군수·첨단 산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중국 민간항공사인 지샹항공은 미·중 간 관세전쟁 격화에 따라 보잉 항공기 인수를 보류했다.
1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4일 중국에서 전량 정제되는 중희토류 금속 6종과 전체 생산량 중 90%가 중국에서 나오는 희토류 자석의 수출을 제한했다. 해당 금속과 자석은 특별 수출 허가를 받아야만 중국 밖으로 반출될 수 있다.
중국의 이번 조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일 대중국 상호관세를 예고한 데 대한 보복으로 풀이된다.
NYT는 중국의 희토류 수출 중단 조치는 희토류를 핵심 부품으로 사용하는 전 세계 자동차·항공우주·반도체·군수 업계에 위협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산업계에선 이번 일의 심각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미국 희토류 가공업체 ‘MP 머티리얼스’의 제임스 리틴스키 회장 겸 최고경영자는 군수업체에 대한 희토류 공급이 우려된다며 “무인기(드론)와 로봇 공학은 전쟁의 ‘미래’로 여겨지는데, 지금 우리는 중요한 물질의 미래 공급망이 닫히는 것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민간기업도 미·중이 서로 관세를 부과함에 따라 수입가격이 상승하는 것에 대응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산 제품에 145%, 중국은 미국산 제품에 125% 관세를 부과 중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민간항공사인 지샹항공은 1억2000만달러(약 1700억원)짜리 보잉 787-9 드림라이너를 3주 안에 넘겨받을 예정이었지만 보류했다. 블룸버그는 지샹항공과 보잉 모두 이에 대한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는 코로나19 이전의 매출로 회복할 조짐을 보이던 보잉에 큰 타격을 입힐 것으로 보인다.
보잉의 2018년 생산량 4분의 1이 중국 주문 물량이었으나 최근 몇년 동안 중국은 신규 주문을 발표하지 않았다. 코로나19 대유행에 더해 사하항공 소속 보잉 707 항공기와 동방항공 소속 보잉 737 항공기가 각각 2019년과 2022년 추락사고를 낸 영향도 컸다. 중국 측이 품질 검사를 강화하며 인도 절차가 지연된 것이다.
미·중 간 격화하는 무역전쟁의 여파는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테슬라는 지난 11일부터 모델 S와 모델 X에 대한 중국 내 신규 주문을 중단했다. 두 차량 모두 미국에서 수입된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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