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도 부채비율 500%…불안한 '7월 위기설'

방서후 기자 2025. 4. 14.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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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방서후 기자]
<앵커>

건설업계를 둘러싼 4월 위기설 공포가 채 가지시도 않았는데, 벌써 7월 위기설이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이미 중견 건설사들은 줄줄이 무너지고 있고, 대형사들도 주택경기 침체에 돈을 벌지 못하고 있습니다.

취재기자와 자세히 짚어봅니다. 부동산부 방서후 기자 나와 있습니다. 방 기자. 7월 위기설이라니. 이건 무슨 얘기입니까?

<기자>

말 그대로 7월엔 더 큰 게 올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가뜩이나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건설사들이 유동성 위기에 직면하고 있는데,

지난해 연말부터 이어진 정치적 불확실성 여파가 그나마 건설사들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국내 주택사업에 그야말로 폭탄을 날렸습니다.

실제로 올 1분기 수도권 분양 실적 달성률은 16%에 불과하고요.

지난해 분양 예정이었다가 올해로 일정을 연기한 주요 대단지 아파트들마저 대선 이후로 분양 시기를 다시 저울질 중입니다.

이렇듯 사실상 상반기까지 집 장사를 공친 상황에서 오는 7월 DSR 3단계 시행 악재까지 겹쳤습니다.

대출 한도가 줄어들면 실수요자 구매 여력이 떨어지면서 건설사 유동성 위기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입니다.

이미 미분양이 쌓인 지방은 해소가 어렵고, 그나마 수요가 있는 수도권도 건설사의 돈줄을 위협할 수 있습니다.

<앵커>

지방 미분양이 심각한 분위기인데, 올해 들어서 무너진 건설사들 얼마나 됩니까?

<기자>

불과 일주일 전 법정관리 신청을 준비 중이라고 밝힌 대흥건설을 포함해, 올 들어 법정관리에 나선 건설사만 총 9곳입니다.

지난 2023년 7곳, 지난해 15곳에 이어 올해는 넉달 밖에 지나지 않았는데도 벌써 9곳이 무너졌고,

지난해에는 없었던 시공능력평가 순위 100위권 안에 드는 건설사가 올해는 포함돼 있습니다.

시평 순위가 높은 건설사들마저 현재 돈이 제대로 돌고 있지 않는 상황이라는 뜻입니다.

실제로 이들 건설사들의 공사미수금과 미청구공사 금액을 합한 매출채권 합계가 지난 2021년 대비 70% 급증했고요.

특히 분양률 70% 미만 사업장 매출채권의 대부분이 지방이었습니다.

<앵커>

그렇지 않아도 대형 상장 건설사들 곧 1분기 실적 발표를 항텐데, 전망이 어떻습니까?

<기자>

국내 10대 건설사 중 6개 상장사들의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25조5,400억원, 1조1,7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8%, 7%씩 줄어들 전망입니다.

지난 몇 년간 높은 원가 부담으로 건설사들의 발목을 잡은 저수익 현장들의 준공이 마무리되기는 했지만,

정작 신규 분양 자체를 못하면서 원가율 하락 효과를 누리기는커녕 덩치마저 줄어든 셈입니다.

문제는 앞으로입니다.

올해는 대형사들도 수도권 대비 사업성이 떨어지는 지방 분양 비중이 절반에 달하는 만큼 안심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입니다.

쉽게 말해 그동안 장사도 제대로 못했는데, 앞으로 팔 집들도 미분양부터 걱정해야 할 수준이라는 겁니다.

<앵커>

실제로, 시공능력 순위가 높은 건설사들도 부실 징후가 뚜렷합니다. 상장사들도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올해 시평 100위권 내 부실 징후를 보이는 건설사는 15곳으로, 지난해 11곳에 비해 크게 늘었습니다.

건설사 부실 징후를 판단하는 지표는 영업적자와 부채, 순차입금, 매출채권 등이 얼마나 과중한지 여부인데요.

부실 징후를 보이는 건설사들의 부채비율이 평균 400% 수준이었고요.

순차입금 의존도와 매출액 대비 매출채권 비중도 각각 위험수위인 40%, 35%에 달했습니다.

이중에서도 가장 수면 위로 드러난 위험 지표인 부채 비율만 놓고 보면,

금호건설(20위)과 HJ중공업 건설부문(36위)이 부채비율 500%를 훌쩍 넘어섰고요.

코오롱글로벌(19위)과 SGC E&C(40위)도 300%를 넘어서면서 우려의 시선을 받고 있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방서후 기자 shban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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