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재 "언젠간 그린재킷 입어보고 싶다"
대회 통산 세 번째 톱10
"계획한 목표는 다 해냈다"
韓선수 통산 상금 1위 등극
가족과 잊지 못할 추억을 쌓을 파3 콘테스트까지 건너뛰고 연습에 매진했던 임성재(27)의 간절함이 통했다. 최종 공동 5위. 마스터스 통산 세 번째 톱10이자 2020년 준우승 이후 가장 좋은 성적이다. 임성재는 "아쉬운 점이 없다. 후회되는 것도 없다. 너무 만족스럽다"며 돌아봤다.
임성재는 14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열린 대회 최종일 4라운드에서 이글을 포함해 3타를 줄였다. 합계 7언더파 281타를 기록해 브라이슨 디섐보(미국)와 함께 공동 5위로 마무리했다. 임성재는 "어느 때보다 열심히 준비했는데 값진 결과가 나왔다. 축제와도 같은 마스터스를 기분 좋게 마무리해 행복하다"며 "세계 최고 선수들과의 경쟁에서도 밀리지 않는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오랜 꿈을 이룬 로리 매킬로이처럼 나도 언젠가는 꼭 그린재킷을 입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올해로 여섯 번째 마스터스를 치른 임성재는 이번 대회 개막을 손꼽아 기다려 왔다. 메이저 4개 대회 중 가장 특별한 감정을 느끼는 대회가 바로 마스터스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2020년 준우승과 2022년 공동 8위 등 꾸준히 상위권 성적을 낸 만큼 올해도 확실한 목표를 세우고 만반의 준비를 했다.
지난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 연속 출전 기록으로 6시즌으로 늘린 임성재는 작년 10월부터 준비에 돌입했다. 한국에 머물렀던 11월과 12월에도 마찬가지였다. 연습장에서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을 상상하며 샷을 날리고 공략법을 연구하는 등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올 시즌 톱10에 두 번 들며 샷감과 컨디션을 끌어올린 임성재는 더욱더 집중하기 위해 파3 콘테스트에 불참하기로 결정했다. 직전 대회였던 발레로 텍사스 오픈에도 출전하지 않았던 임성재가 최근 가장 공을 들인 건 퍼트다. 임성재는 "가끔 집중력이 흐트러질 때 퍼트 스트로크가 흔들린다. 정교함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2020년 준우승을 차지했을 때 사용했던 퍼터도 다시 꺼내 들었다. 땀은 배신하지 않았다. 임성재는 이번 대회가 열린 나흘간 날카로운 퍼트감을 선보였다. 그린 적중 시 홀당 평균 퍼트 수는 1.51개로 스리 퍼트를 기록한 건 단 두 번에 불과했다.
정교한 샷도 임성재가 공동 5위를 차지하는 데 큰 힘을 보탰다. 최종일 페어웨이 적중률 100%. 그의 표현대로라면 '양궁의 텐-텐-텐'을 쏜 셈이다. 나흘간 페어웨이 안착률도 80%나 됐다. 여기에 위기 관리 능력도 빛났다. 8번 벙커에 빠졌던 그는 한 번을 제외하고 모두 파 이상의 성적을 적어내는 집중력을 발휘했다.
웬만해서는 자기 자신을 칭찬하지 않는 임성재가 올해 남다른 만족감을 드러낸 것은 대회에 앞서 목표로 했던 네 가지를 모두 달성했기 때문이다. 1라운드 언더파 출발과 1~3번홀 버디 잡기, 더블 보기 없는 경기, 톱10 진입을 다 이룬 그는 뿌듯함을 감추지 못했다. 임성재는 "마스터스를 포함해 메이저 대회에서 톱10에 이름을 올리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세계 최고 선수들이 총출동하는 만큼 나흘간 실수를 최대한 줄여야 한다. 대회 기간 내내 마인드 컨트롤을 잘한 덕분에 모든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계획한 모든 것을 다 이룬 나 자신을 칭찬해주고 싶다"고 웃으며 말했다.
공동 5위 상금으로 79만8000달러(약 11억4000만원)를 받은 임성재는 최경주(3280만3596달러)를 제치고 PGA 투어 한국 선수 통산 상금 1위로 올라섰다. 2018~2019시즌부터 PGA 투어를 주무대로 삼고 있는 임성재는 192개 대회에 출전해 3294만1009달러(약 470억4300만원)를 획득했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한국 선수 전원이 컷통과에 성공한 가운데 안병훈은 합계 2언더파 286타로 공동 21위, 김주형은 이날 7타를 잃으며 합계 9오버파 297타 공동 52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임정우 기자 / 오거스타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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