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효도 알고 있다, 하지만 알아도 못막는 '알힐랄 최종병기' 192cm 테크니션 막을 묘수는?

김정용 기자 2025. 4. 25.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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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게이 밀린코비치사비치(알힐랄).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이정효 광주FC 감독은 알힐랄 상대로 무실점이 목표라 이야기했다. 단순히 물러나 지키는 게 아니라, 상대 플레이를 방해하며 무실점을 달성하는 게 승리로 가는 첫발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반드시 막아야 할 선수가 있다.


26일(한국시간) 오전 1시 30분부터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의 킹 압둘라 스포츠 시티 스타디움에서 사우디 강호 알힐랄과 2024-2025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8강 단판승부를 갖는다. 아시아에서 가장 부유한 알힐랄, ACLE에서 예산 최하위권 '언더독' 광주의 대결이다.


알힐랄은 ACLE에서 가장 화력이 강한 팀이다. 팀 최다득점인 30골을 퍼부었다. 왼쪽 윙어 살렘 알도사리(8골) 다음으로 스트라이커 알렉산다르 미트로비치(5골)가 많은 골을 넣었다. 도움 부문에서는 풀백 주앙 칸셀루와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마우콩이 모두 5도움을 기록 중이며 사우디 대표 수비형 미드필더 모하메드 칸노 역시 4도움을 올렸다. 패스 받은 선수의 득점여부와 별개로 슛 기회를 만들었을 때 측정되는 '기회창출'은 알도사리가 총 23회로 팀 내 1위, 마우콩이 19회로 팀 내 2위다.


하지만 ACLE에서 화려한 수치를 올린 테크니션들은 광주의 조직적인 플레이로 어느 정도 방어가 가능한 반면, 힘과 기술을 겸비한 '사기 캐릭터'는 더욱 까다롭다. 밀린코비치사비치는 ACLE에서 단 1골 1도움에 그쳤다. 하지만 사우디 프로 리그에서는 10골 5도움으로 공격자원들 못지않은 화력을 보여주고 있다.


전술적으로 밀린코비치사비치는 '치트키'다. 키가 192cm에 누가 밀어도 꿈쩍 않는 체격을 지녔으면서, 공을 다루는 기술이 부드럽고 슈팅까지 강하다. 그래서 여느 장신 미드필더들처럼 단순한 헤딩 경합에 덩치를 쓰지 않는다. 그의 특기는 상대 진영으로 파고든 뒤 롱 패스가 정확한 수비수의 장거리 패스를 가슴으로 받는 것이다. 상대 수비를 등지고 밀린코비치사비치가 가슴 트래핑에 성공하는 순간, 광주 미드필더들의 압박은 한 번에 무효화 되고 만다.


전방압박만 돌파하는 게 아니다. 중원에 장신 선수가 한 명 추가되는 셈이기 때문에 크로스 공격이나 세트피스 공격에서도 제공권에 기여한다. 즉 광주가 물러나 지키는 선택을 할 때, 드리블러들은 잘 저지하더라도 밀린코비치사비치의 덩치는 골치 아플 수 있다.


이 감독도 그의 위력을 잘 알고 있다. 밀린코비치사비치가 스타덤에 오른 건 이탈리아 라치오에서 시모네 인차기 감독의 축구를 환상적으로 소화했던 시절인데, 이 감독은 전술가로 유명한 인차기 감독의 축구를 종종 참고한다고 밝힌 바 있다.


미드필더의 몸싸움으로 밀린코비치사비치를 견제하긴 힘들다. 광주의 주전 미드필더 중 가장 장신인 이강현이 181cm에 불과하고 최경록, 박태준, 강희수는 180cm가 되지 않는다.


어떻게 막아야 할까. 이 감독이 평소 구사하는 전술과 최근 트렌드를 고려할 때, 그와 맞부딪치는 위치에 최대한 몸싸움이 되는 선수를 두는 것이 한 방법이다. 라이트백에 부주장 김진호 대신 본업이 센터백인 조성권을 배치하는 것, 오른쪽 윙어에 단신인 아사니 대신 몸싸움이 좋은 가브리엘을 두는 것 등을 방법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


알렉산다르 미트로비치(알힐랄). 알힐랄 트위터 캡처
이정효 감독(광주FC). 서형권 기자

이 경우 최근 유럽에서도 유행하는 방식대로 4-4-2로 시작했다가 압박시 4-3-1-2 대형으로 전환하며, 마치 중앙 미드필더처럼 위치를 바꾼 가브리엘이 밀린코비치사비치를 집중 견제하는 모습도 생각해볼 수 있다. 이 정도 대책이라면 마냥 물러나 지키는 게 아니라 광주의 플레이스타일을 유지하면서도 상대를 막는 방법에 속한다.


물론 밀린코비치사비치를 마치 농구의 스크리너처럼 이용하며 돌파해 들어오는 알도사리를 막는 것 역시 까다롭다. 여기까지 다 생각해 맞춤 전술을 준비하기에는 너무 머리가 아프다. 게다가 알힐랄의 왼쪽 풀백은 브라질 대표 헤낭 로지 아니면 포르투갈 대표 주앙 칸셀루가 맡기 때문에 공격 지원 능력이 탁월하다. 맞춤 수비에는 한계가 있다.


이 감독이 평범한 사람의 발상을 뛰어넘는 적절한 경기방식을 준비해 알힐랄을 공략해야 한다. 이 감독은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우리 약점 공략하라고 해라. 우리도 상대 약점 공략하겠다. 바르던가 발리던가 둘 중 하나"라고 투지를 불태운 바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알힐랄 X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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