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포백' 변화 기대했지만...1년 만에 막 내린 박창현호, 후임 감독 고민도 커진다 [MD대구]
[마이데일리 = 대구 최병진 기자] 결국 1년 만에 새로운 사령탑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 됐다.
대구는 13일 울산 HD와의 대구iM뱅크파크에서 펼쳐진 울산 HD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9라운드에서 0-1로 패한 뒤 박창현 감독의 사퇴 소식을 전했다.
구단은 “박 감독이 상호 합의 하에 사퇴를 했다”며 “박 감독이 보여준 헌신과 열정에 감사의 뜻을 표하며 팀이 재정비될 수 있도록 후임 감독 선임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후임 감독 부임 전까지는 서동원 수석코치가 임시로 감독 업무를 대행한다”고 밝혔다.
대구는 울산에 패하면서 6연패의 늪에 빠졌다. 경기 후 대구 팬들은 거센 야유를 보냈고 “박창현 나가”를 외치면서 분노를 표출했다.
박 감독은 이에 팬들 앞에서 마이크를 잡고 “그동안 감사했다. 선수들은 질책을 하지 말아 달라”며 사퇴를 암시하는 발언을 남겼다. 공식 기자회견에서는 “구단의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사전에 합의된 내용은 아니었다. 박 감독이 마이크를 통해 팬들에게 말을 할 때 구단 관계자는 당황한 기색을 보이기도 했다. 박 감독은 기자회견 후 구단 수뇌부와 이야기를 나눴고 상호 합의 하에 지휘봉을 내려놓기로 결정했다.
박 감독은 지난해 4월 성적 부진으로 물러난 최원권 감독의 후임으로 대구에 부임했다. 중도 부임으로 상황은 쉽지 않았다. 대구는 11위에 머물렀고 충남아산과의 승강 플레이오프 혈투 끝에 잔류를 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올시즌을 앞두고는 변화를 택했다. 박 감독은 그동안 대구를 상징하던 스리백 역습 전술 대신 포백을 기반으로 한 주도적인 축구를 추구했다. 잔류 싸움을 넘어 더 높은 순위권에서 경쟁을 하기 위해서는 포백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효과는 개막전부터 나타났다. 다시 대구로 돌아온 라마스를 중심으로 공격적인 축구를 펼치며 개막 후 2승 1무로 선두권을 달렸다. 하지만 4라운드 대전 하나시티즌전을 시작으로 급격하게 무너졌다.
공격적인 움직임을 가져가는 만큼 반대로 수비 조직력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수비 진영에서 골을 쉽게 허용하며 리드를 허용했고 자연스레 공격에 치중하다 보니 공수 밸런스도 무너졌다. 그리고 이는 대구의 ‘공략법’이 됐다.
결국 박 감독은 울산전에서 연패 탈출을 위해 스리백 카드를 다시 꺼내들었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경기 전에 “현실적인 상황으로 변화를 계속해서 이어갈 수 없는 상황이 속상하지만 일단은 살아남고 또 기회가 온다면 도전을 해야 한다”고 답답함을 토로한 가운데 1년 만에 대구를 떠나게 됐다.
결과적으로 후임 감독에 대한 고심도 깊어지게 됐다. 포백 전환이 사실상 실패로 이어지면서 다시 예전의 스타일인 스리백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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