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후퇴했다" 기세등등 중국...결사항전 가능한 3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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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존한 적 없어 불합리한 억압을 두려워하지도 않는다."
미중 관세 전쟁 격화 국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1일 처음 미국을 겨냥한 공개 입장을 내놨다.
11일(현지시간) 미국이 스마트폰 등 전자제품을 상호관세 품목에서 제외했다는 발표는 관세전쟁 개시 이후 중국에 전해진 첫 승전보나 다름없었다.
제1 경제 대국인 미국에 125% 맞불 관세까지 놓으며 "버텨볼 만하다"는 중국이 믿는 구석은 일단 ①14억 내수 시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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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혼자 아냐...주변국과 대미 연합 전선 구축
③ 권위주의 체제로 인해 '단일대오' 유지 가능
"의존한 적 없어 불합리한 억압을 두려워하지도 않는다."
미중 관세 전쟁 격화 국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1일 처음 미국을 겨냥한 공개 입장을 내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던진 145%의 관세 폭탄에도 굽히지 않겠다는 거다. 트럼프 대통령의 거듭된 압박에 중국이 이처럼 기세등등할 수 있는 배경은 무엇일까.
11일(현지시간) 미국이 스마트폰 등 전자제품을 상호관세 품목에서 제외했다는 발표는 관세전쟁 개시 이후 중국에 전해진 첫 승전보나 다름없었다. 미국 기술 기업을 보호하고 시장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것이라지만, 미국 애플사 제품인 아이폰의 80% 이상이 생산되는 중국이 최대 수혜를 누리게 된 것이기 때문이다. 관영 신화통신 계열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뉴탄친'은 "트럼프 행정부의 후퇴가 우스꽝스럽다"며 "관세와 무역 전쟁은 (미중) 양측 모두에 피해를 주겠지만 가장 먼저 피해를 볼 곳은 애플 같은 미국의 기술 회사일 것"이라 말했다. 주말 내내 중국 주요 검색 사이트에는 '트럼프 행정부의 후퇴'가 검색어 1위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내친김에 역공에도 나섰다. 14일트럼프 행정부의 반도체 품목별 관세 발표를 앞두고 중국반도체산업협회는 11일 반도체의 원산지를 웨이퍼(반도체 원판) 기준으로 바꾸겠다고 공지했다. 다국적화된 반도체 생산공정으로 인해 관세 적용을 피해온 미국산 반도체를 정조준한 것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인텔, 글로벌파운드리, 마이크로칩테크놀러지 등 미국 기반 반도체 제조업체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들이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의 3가지 '뒷배'
제1 경제 대국인 미국에 125% 맞불 관세까지 놓으며 "버텨볼 만하다"는 중국이 믿는 구석은 일단 ①14억 내수 시장이다. 중국 상무부는 10일 수출 기업들이 국내 판매를 확대할 수 있도록 하는 플랫폼을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인민일보에 따르면 2024년 수출실적을 달성한 기업 중 85%가 국내에서도 물건을 판매했는데, 관세 전쟁으로 막힌 대(對)미국 수출품을 내수 시장에서 소화하겠다는 심산이다. 실제 중국의 대미 수출 의존도는 2018년 19.2%에서 지난해 14.7%로 감소 추세에 있다.
중국 기업들도 돕고 있다. 중국 내 대형 전자상거래업체 징둥닷컴은 2,000억 위안(약 39조 원)을 들여 수출업체 제품을 직접 구매해 내수 시장에서 판매될 수 있도록 하는 계획을 발표하는 등 거대 기업들이 속속 결사항전 진열에 합류했다. 관영 중국중앙(CC)TV는 13일 "기업들이 집단행동에 나서니 관세 부과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독려했다.
②중국 혼자만의 싸움도 아니다. 유럽과 일부 아시아 국가들 역시 트럼프 행정부의 일방적 관세 부과에 불만을 삭이고 있다. 미 동맹국들과 공동의 방어 전선을 구축해볼 외교적 공간이 열릴 수 있다. 실제 중국과 유럽연합(EU)은 오는 7월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관례상 시 주석이 유럽을 찾을 차례이나 이례적으로 유럽 측에서 중국행을 택했다. 또한 시 주석은 14일부터 5일간 베트남,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순방에도 나설 계획이다.
③권위주의 통치 체제도 '단일대오' 유지에 유리하다. 미국 블룸버그통신 칼럼니스트 카리슈마 바스와니는 중국 외교 전문가의 표현을 인용해 "시진핑은 사실상 무한정 고통을 감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중간선거를 의식해 유권자의 여론을 살펴야 하고, 소비자·기업의 불만을 돌파해야 한다. 14억 인민들에게 '대미 항전'을 독려할 수 있는 시 주석이 더 유리할 수 있다는 뜻이다.
베이징= 이혜미 특파원 her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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