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 심해지는 가려움증…'튼살 vs 임신소양증' 차이점은?

안세진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2025. 4. 12.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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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중에는 다양한 신체 변화와 그에 따른 증상이 나타나기 마련이다. 특히 임신 후반기에 가까워질수록 흔해지는 불편한 증상 중 하나가 피부 가려움증이다. 배가 점점 부풀어 오르면서 피부가 땅기고, 긁지 않고는 견디기 어려울 만큼 가려운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이렇게 임신부의 가려움증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으로는 튼살과 임신소양증이 지목되는데, 각각의 차이를 자세히 알아보자.

임신 중에는 피부 가려움증이 쉽게 나타난다|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피부 늘어나며 생기는 '튼살' vs 면역 기능 변화 등에 의한 '임신소양증'
임신 중 나타나는 튼살은 피부가 급격하게 늘어나는 등 물리적인 변화로 인해 발생하는 증상인데, 복부나 가슴, 허벅지 등 체형 변화가 두드러지는 부위에서 흔하게 나타나는 편이다. 피부 진피층의 콜라겐과 탄력섬유가 생성되는 속도가 배가 부풀어 오르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피부가 손상을 입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피부가 가렵게 느껴지기도 하고, 피부에 붉거나 푸른색의 선이 생기며 피부 표면이 울퉁불퉁해진다.

튼살이 생기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선의 색이 흰색으로 변하게 된다. 이 시기에는 가려움증 등의 불편한 증상을 유발하지는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병원에서 치료를 받지 않는다면 완전히 없애기 어려운 편이다. 이렇게 한 번 생긴 튼살은 방치한다고 해서 저절로 사라지지 않는 만큼, 초기부터 적절히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게 꼽힌다.

반면, 임신 후기에 종종 나타나는 임신소양증은 단순한 피부 문제보다는 일종의 면역 질환으로 지목된다. 가정의학과 전문의 서민석 교수(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는 "임신 기간에는 호르몬, 대사, 면역 기능 변화가 일어나는데, 이러한 요소들이 피부에 작용해 극심한 가려움증이 유발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임신소양증으로 인한 가려움증이 있는 경우에는 피부 발진 등이 함께 관찰되는 경우가 흔하며, 심한 경우 전신에 발진이 나타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담즙 배출이 원활하지 않을 때도 임신소양증이 나타날 수 있다. 커진 자궁이 간과 연결된 담즙관을 누르면서 담즙 배출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하면서 가려움증이 유발되는 것이다. 이러한 경우를 두고 '담즙정체성 소양증' 또는 '임신 중 간내 담즙정체' 등이라고 부르는데, 가려움증 외에도 황달 등이 함께 관찰되는 경우 의심해 볼 수 있다. 이 경우에는 태아곤란증이나 조산 등을 유발할 수도 있기 때문에, 만약 의심 증상이 있다면 병원에서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을 것을 권한다.

제때 피부 관리 시작해야…보습과 청결 유지 등이 중요
만약 튼살 때문에 피부가 간지러운 경우라면, 초기부터 집중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피부과 전문의 조홍규 원장(엔비성형외과의원)은 "튼살이 붉은색일 때는 초기에 잘 관리하면 호전될 수 있다"라며 "임신이나 성장기처럼 신체 변화가 급격한 시기라면 튼살이 생기기 전, 체형이 변하기 시작하는 단계에서부터 미리 꾸준히 관리를 하는 것이 좋다"라고 조언했다. 특히 튼살은 출산 후에도 잘 사라지지 않는 편이기에, 필요하다면 의사와 상의를 한 후 레이저 치료 등으로 튼살을 제거할 수도 있다는 것이 조 원장의 설명이다.

임신소양증이라면 출산 후 신체 균형이 되돌아오면서 증상이 자연스럽게 개선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는 하다. 그렇지만 가려움증 등의 증상이 너무 심하거나 피부를 지나치게 자주 긁는다면 피부에 바르는 스테로이드 연고나 항히스타민제 등을 처방받아 사용할 수도 있다. 간혹 출산 후에도 증상이 남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 자칫 증상이 만성화되고 산후 소양증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만큼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고 피부를 관리하는 것이 좋겠다.

튼살과 임신소양증 모두  평소 피부 관리에 더욱 신경을 쓰는 것이 좋은데, 피부의 건조감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요즘과 같이 미세먼지가 심하고 건조한 봄철에는 보습제 등을 챙겨 바르면서 피부 보습에 더욱 신경을 쓰는 것이 좋으며, 통풍이 잘 되는 옷을 입고 실내 온도와 습도를 적정 범위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피부가 가렵더라도 최대한 긁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데, 피부를 긁다 상처가 나면 자칫 2차 감염으로 이어질 수도 있어서다. 너무 심하게 가려운 경우라면 냉찜질 등으로 증상을 가라앉히는 것도 방법이며, 피부 청결을 유지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다만 샤워를 너무 자주 하다 보면 피부가 더욱 건조해질 수 있으므로. 미지근하거나 약간 따뜻한 정도의 물로 하루에 1번 정도로 샤워를 하는 것이 적당하다.

음식도 피부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자극적이고 기름진 음식은 체내 염증 수치를 높여 가려움증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으므로, 가급적 신선한 채소나 과일, 해조류 등을 골고루 섭취하며 균형 잡힌 식사를 하는 것이 좋겠다. 특히 임신 전부터 아토피 피부염 등의 피부질환이 있었던 경우라면 임신소양증 등을 더욱 심하게 겪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평소 가려움증을 유발하던 음식이 무엇인지 살펴보고, 증상을 가져올 수 있는 음식 섭취는 최대한 피하는 것이 증상 예방에 도움이 된다.

안세진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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