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라이벌의 선물?' 레이커스의 최대 실수...클리퍼스에서 제대로 기량 만개

이규빈 2025. 4. 8.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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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이규빈 기자] 주바치가 올스타급 빅맨으로 성장했다.

LA 클리퍼스는 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인튜이트 돔에서 열린 2024-2025시즌 NBA 정규리그 댈러스 매버릭스와의 경기에서 135-104로 대승했다. 이 승리로 클리퍼스는 서부 컨퍼런스 7위를 유지했다. 3위 LA 레이커스와의 격차도 단 1.5경기 차이에 불과하다.

원투펀치인 제임스 하든과 카와이 레너드가 맹활약한 경기였다. 하든은 29점 14어시스트, 레너드는 29점 6리바운드를 기록하며 팀을 이끌었다.

플레이오프 무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경기였다. 최근 클리퍼스의 경기력은 눈이 부실 정도다. 결과도 결과지만, 과정이 매우 좋다. 특히 레너드의 컨디션이 인상적이다. 시즌 초반에 부상으로 결장했던 레너드는 시즌 중반부터 복귀해 건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활약상은 우리가 알던 전성기 시절 레너드 그 자체다.

힘과 기술을 통해 상대 수비수를 압도하며 손쉽게 득점을 올리고, 미드레인지 슛과 3점슛도 정확하다. 비록 수비에서는 예전처럼 상대 공격수를 제압하는 모습은 없으나, 여전히 뛰어난 수비수다.

하든의 활약은 말이 필요 없다. 시즌 초반부터 레너드의 공백을 홀로 메웠던 하든은 시즌 끝까지 좋은 기량을 유지하고 있다. 주특기인 자유투 유도 능력과 3점슛, 최근에는 골밑 돌파까지 살아난 모습이다. 여기에 수비적인 약점은 타이론 루 감독의 전술 아래 보호받고 있다. 하든도 전성기 시절 기량은 아니지만, 여전히 정상급 포인트가드다.

여기에 꼭 언급해야 할 선수가 있다. 바로 클리퍼스의 주전 센터 이비카 주바치다. 주바치도 이번 시즌 하든과 레너드 못지않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주바치는 현대 농구에 추세인 3점슛을 비롯한 외곽슛을 던지는 선수가 아니다. 옛날 센터처럼 골밑에서 몸싸움과 포스트업을 즐기는 클래식한 빅맨이다. 요즘 이런 유형의 빅맨은 현대 농구에 트렌드에 어울리지 않다고 배제되는 추세다. 하지만 주바치는 다르다. 골밑에서 존재감이 압도적이기 때문이다.

현재 NBA에서 주바치와 골밑 몸싸움을 이길 수 있는 선수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주바치는 힘은 물론이고, 기술도 갖춘 선수다. 골밑 근처에서 부드러운 마무리 능력을 갖췄다. 여기에 포인트가드인 하든과의 호흡도 훌륭하다. 지난 시즌부터 호흡을 맞춘 두 선수는 이제 너무나 서로를 잘 아는 사이가 됐다.

주바치의 이번 시즌 기록은 평균 16.5점 12.5리바운드 1.2블록이다. 야투 성공률은 무려 62.4%에 달한다. 거의 모든 경기에 더블더블을 작성하고 있다. 야투 성공률을 봐도 알 수 있듯이 기복도 적은 편이다. 클리퍼스는 주바치의 존재로 골밑 대결에서 밀릴 걱정이 없다. 


재밌는 사실은 이런 주바치를 클리퍼스로 보낸 팀이 바로 지역 라이벌 레이커스라는 사실이다. 주바치는 2016 NBA 드래프트 전체 32순위로 레이커스의 지명을 받았다.

주바치는 신인 시절부터 괜찮을 활약을 펼쳤다. 신인 시즌에 평균 7.5점 4.2리바운드를 기록하며 활약했다. 레이커스는 이런 주바치를 3년차 시즌이었던 2018-2019시즌 중반에 트레이드한다. 당시 트레이드 대상은 마이크 무스칼라였다. 무스칼라는 주바치와 정반대 유형의 빅맨이다. 골밑에서 경쟁력은 없지만, 외곽슛에 능한 빅맨이다.

당시 레이커스는 르브론 제임스가 합류한 첫 시즌이었고, 아직 기존 팀에 있던 유망주들의 교통정리가 안 된 상태였다. 그 과정에서 레이커스 수뇌부는 주바치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하지 않은 것이다. 이는 전 레이커스 사장이었던 매직 존슨의 결정이었다.

물론 주바치가 레이커스에 남았다고 해도 클리퍼스처럼 성장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확실한 사실은 주바치가 있는게 훨씬 도움이 됐을 것이다. 주바치의 트레이드 대상자였던 무스칼라는 아무런 활약도 하지 못하고, 곧바로 FA로 팀을 떠났다.

결국 이 트레이드는 클리퍼스에 엄청난 행운이 됐다. 클리퍼스로 이적 후 주바치는 주전 센터로 거듭났고, 비교적 저렴한 금액에 재계약까지 체결했다. 2024년 여름에도 클리퍼스와 3년 5860만 달러의 연장 계약을 체결하며 팀에 잔류했다. 현재 주바치의 활약을 생각하면 이 금액은 염가다.

보통 NBA에서도 라이벌팀끼리의 트레이드는 좀처럼 일어나지 않는다. 일어나도 큰 전력의 변화가 없는 소소한 트레이드가 많다. 이번 주바치 트레이드도 당시에는 소소한 트레이드로 예상했으나, 생각보다 큰 파장이 됐다.

#사진_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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