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기 설치 '실수'…5년간 마신 여성 "간 손상·생리불순" 무슨 일?

배관공 실수로 정수기를 잘못 설치해 5년 동안 폐수를 마신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그는 간 손상·생리 불순 등 건강에 이상이 생겼다며 회사에 피해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바이두

배관공 실수로 정수기를 잘못 설치해 5년 동안 폐수를 마신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그는 간 손상·생리 불순 등 건강에 이상이 생겼다며 회사에 피해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에 사는 여성 리우는 5년 전인 2020년 9월 A업체 정수기를 집에 설치했다.

리우가 물맛이 이상하다고 느낀 건 몇주 전이다. 그는 수질 측정기를 통해 혼자 수질 검사를 진행했고, 그 결과 정수기 수질이 수돗물보다 나쁜 것을 알게 됐다. 물의 오염도를 가리키는 총용존고형물질(TDS) 수치가 600으로 검사됐는데, 이는 수돗물의 2배가 넘는 수치였다.

뒤늦게 정수기를 점검한 리우는 뒤쪽 배관이 반대로 설치된 것을 발견했다. 정수된 물은 하수도로 빠져나가고, 정수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수인 '농축수'가 수도꼭지로 나오고 있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리우는 지난 반년 동안 생리 불순을 겪어왔다. 한 달 전에는 의사로부터 약간의 간 손상이 있다는 진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리우는 "많은 화학 물질을 포함하고 있는 폐수가 내 건강을 손상시켰을 것"이라며 "하지만 폐수와 내 건강 문제의 인과관계를 증명할 증거가 없어 곤란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A업체 측은 이에 대해 "정수기의 필터를 바꿔주는 것에 동의했다"며 "해당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지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5년 전 리우의 집에 정수기를 설치한 직원은 회사를 그만둬 연락이 닿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우는 "정수기 필터만 교체해 주겠다는 회사의 제안을 수락하지 않았다. 따지고 보자면 이 정수기는 5년 동안 한 번도 제대로 작동되지 않은 것"이라며 추가적인 피해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전형주 기자 jhj@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