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불가한 췌장암 완치" 그 치료법…국산 장비로 생존기간 더 늘렸다[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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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이 불가능한 췌장암 환자 2명이 완치 판정을 받았어요. 7년째 항암 치료받지 않고도 잘 살아계십니다."
김만득 교수는 2022년부터 'EPO 다중전극 시스템'을 통해 수술이 불가능한 췌장암 환자 13명을 대상으로 IRE 치료를 시행했다.
김 교수는 "IRE는 종양을 괴사시키고, 백신처럼 작용하는 '치료 목적' 사용과 함께 항암 치료 중 잠시 쉬면서 체력을 회복할 시간을 버는 '치유 목적' 사용도 가능하다"며 "모든 환자가 이 시술을 받고 좋아질 순 없겠지만 항암제, 방사선 치료처럼 환자에게 하나의 치료 옵션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암 환자에게는 수개월의 생존 연장도 남다른 의미가 있다. 췌장암의 항암 신약은 평균 생존 기간을 3~4개월 연장하지만 기존 약제를 모두 대체했을 정도"라며 "새 IRE의 효과가 큰 만큼 정부가 건강보험 적용을 긍정적으로 검토해주길 바란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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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득 세브란스병원 영상의학과 교수
7년간 연구, 새 '국산화' 장비 개발
진행성 암도 9개월 이상 "생존 연장"

"수술이 불가능한 췌장암 환자 2명이 완치 판정을 받았어요. 7년째 항암 치료받지 않고도 잘 살아계십니다."
진행성 췌장암이라도 항암화학요법, 방사선 치료, 보존적 치료 등 시도해볼 수 있는 처치는 점차 늘고 있다. 주로 항암치료에 의존하는데, 아직은 효과가 제한적이라 생존 기간이 짧게는 6개월, 길어도 15개월 정도에 그친다. 항암제 내성이 생기고 부작용이 심해 항암치료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의료계는 수술이 불가능한 췌장암을 공략하기 위해 다양한 치료를 고안하고 있다. 이 중 주목받는 치료법이 '비가역적 전기천공법'(IRE) 이다. 암 조직 주변에 3~6개의 전극을 삽입하고, 고압의 전기를 흘려 암세포를 제거하는 치료법이다.
IRE는 가정용 콘센트 전압 220V의 10배 이상인 3000V의 전기를 사용한다. 70~90마이크로초의 아주 짧은 시간, 평균 90~180번 반복 시행한다. 고압의 전기로 암세포의 막에 눈으로 확인할 수 없을 만큼 미세한 크기의 구멍이 여러 개 생기고, 이 미세 구멍이 세포의 내외부 균형을 무너뜨려 세포사멸을 유도한다.
IRE 시술의 효과를 높이려면 전극을 1.5~2㎝의 일정한 간격으로 평행하게 삽입해야 한다. 거리와 평형 모두를 달성하지 못하면 전극이 상호 충돌하거나 소작 범위가 들쑥날쑥해 기대한 만큼 치료 효과를 내기 힘들다. 이쑤시개 굵기의 전극을 배를 통해 집어넣는 데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것이 췌장암 치료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고 김 교수는 판단했다.

그렇게 논의 끝에 고안된 것이 새로운 IRE 장비, 'EPO 다중전극 시스템'이다. 하나의 통으로 된 큰 전극에 3~4개의 작은 전극을 일정한 간격으로 고정한 다중전극(clustered electrodes)으로 한 번에 삽입할 수 있게 장비를 만든 것. 시술 효과를 높이는 동시에 시간은 50% 이상 단축했다. 김 교수는 "전신마취 후 초음파나 CT, 혈관 촬영 등 영상 검사를 통해 암 조직 주변에 전극을 삽입한다"며 "배를 칼로 절개한 후 전극을 삽입하지 않고 피부를 통해 시술해 흉터가 작고 일주일 정도면 퇴원이 가능하다"고 소개했다.
김만득 교수는 2022년부터 'EPO 다중전극 시스템'을 통해 수술이 불가능한 췌장암 환자 13명을 대상으로 IRE 치료를 시행했다. 이 중 4명이 사망했는데, 2명은 1년이 채 못돼 세상을 떠났고 나머지 2명 중 1명은 뇌졸중으로 1년 4개월째, 다른 한명은 2년 6개월 후 병의 악화로 숨을 거뒀다. 나머지 9명은 현재 추적 관찰 중이다.
단기 분석 결과 IRE 시술 후 국소 진행성 췌장암의 평균 생존 기간은 기존 IRE 시술이 11~14개월인데 반해 새 IRE 시술은 최대 9개월 이상 늘어난 20.7개월로 집계됐다. 진단 후 평균 생존 기간도 기존 IRE 시술은 17~27개월에서 평균 43.9개월로 최대 26개월 이상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지금도 이들의 평균 생존 기간은 늘어나고 있다. 특히, 이 중 60대 남성 환자는 항암 치료를 1년째 받지 않고도 암이 자라지 않는 상태라 한다.

김 교수는 새 IRE의 임상 결과를 30일(현지시각) 미국 내슈빌에서 열린 '인터벤션 영상의학회'(Society of Interventional Radiology)에서 발표하며 국제적으로 주목받았다. 김 교수는 "IRE는 종양을 괴사시키고, 백신처럼 작용하는 '치료 목적' 사용과 함께 항암 치료 중 잠시 쉬면서 체력을 회복할 시간을 버는 '치유 목적' 사용도 가능하다"며 "모든 환자가 이 시술을 받고 좋아질 순 없겠지만 항암제, 방사선 치료처럼 환자에게 하나의 치료 옵션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새 IRE는 최근 보건복지부로부터 췌장암, 간암을 적응증으로 하는 신의료기술 인정을 받았다. 김 교수의 연구도 '현재 진행형'이다. 지금까지는 종양이 간이나 폐등 다른 장기로 전이 된 경우는 치료 적응증이 되지 않고, 췌장암 크기가 4㎝ 이상으로 큰 경우 IRE의 효과가 떨어지는 것으로 보고된다. 다만, 치료 경험이 누적될수록 더 많은 환자로 적응증이 확대될 여지가 있다.
새 IRE는 비급여라 1회 치료 시 1000만~1500만원이 든다. 해외보다 50% 이상 저렴하지만 그래도 일부 환자에게는 부담이 되는 가격이다. 김 교수는 "암 환자에게는 수개월의 생존 연장도 남다른 의미가 있다. 췌장암의 항암 신약은 평균 생존 기간을 3~4개월 연장하지만 기존 약제를 모두 대체했을 정도"라며 "새 IRE의 효과가 큰 만큼 정부가 건강보험 적용을 긍정적으로 검토해주길 바란다"고 제안했다.
박정렬 기자 parkj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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