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현대전 핵심’ 공중통제기 첫 공개… 중국과 비슷한 레이돔

■ 新항공무기 3종 공개
‘하늘의 지휘소’ 韓 피스아이 격
AI도입 ‘자폭 무인기’ 실험까지
北 무기개발·실전 배치 가속화

이륙하는 공중조기경보통제기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27일 공개한 사진에서 중국 공중조기경보통제기와 유사한 외형의 북한 공중통제기가 이륙하고 있다. 북한이 공중통제기를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합뉴스

북한이 한국의 ‘피스아이’ 격인 공중조기경보통제기 실물을 처음 공개했다. 현대 공중전의 핵심인 무인정찰기와 새로운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한 자폭무인기도 모습을 드러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특수를 활용해 상대적으로 열세였던 재래식 전력을 빠르게 현대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북한 노동신문 등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공중조기경보통제기로 보이는 기체에 탑승해 내부에서 간부들에게 지시하는 사진을 보도했다. 김 위원장 옆으로 한국 지도로 추정되는 모니터 화면도 등장했다.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5∼26일 자폭무인기 타격 실험을 참관하면서 공중통제기에 탑승,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공중조기경보통제기는 러시아의 수송기 일류신(Il)-76에 중국과 유사한 레이돔이 올려진 형상이다. 보통 군용기에 들어가는 레이더보다 훨씬 큰 이런 종류의 레이더는 출력과 탐지 거리가 월등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적군의 움직임을 넓은 범위에서 탐지하고 아군의 공중 작전을 통제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전투임무기의 노후화는 말할 것도 없고 그간 조기경보 및 전자전 분야에서는 이렇다 할 전력이 전무하다시피 했던 북한에 이번 통제기는 현대적 의미의 공중전을 치를 수 있다는 의미가 될 수 있다. 조기경보통제기를 갖춘 우리 공군이 지금까지 공중전에서 북한에 우위를 점하고 있었으나, 북한의 이번 공개로 전력차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한국 공군은 E-737 피스아이를 현재 4기 운용하고 있고, 4대를 추가 도입할 예정이다. 북한은 이날 초도기 1대만 공개해 아직은 원활한 통제와 작전이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1대 있는 통제기를 평양 등 주요 공역 방어용 감시·정찰에 우선 투입할 가능성이 크다.

북한은 이날 신형 무인전략정찰기와 공격형 자폭무인기도 내보였다. 정찰기는 미국산 ‘글로벌호크’와 유사한 형태로, 기존에 선보인 ‘샛별-9형’과는 다른 외형이다. 노동신문은 “각이한 전략대상들과 지상과 해상에서의 적군의 활동을 추적 감시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지난해 8월에도 선보였던 러시아제 ‘란쳇’ 자폭드론과 유사한 십자 날개 형상 무인기와 함께 주황색의 새로운 무인기도 모습을 드러냈으나 북한이 모자이크 처리해 정확히 파악되지는 않았다. 김 위원장은 “전략무인정찰기와 새로운 인공지능 기술이 도입된 자폭 공격형 무인기들의 군사적 효과성과 전략적 가치에 대해 중요한 평가를 내린다”고 말했다.

이시영 기자 si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