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회마을 5㎞까지 근접한 산불… 초가지붕 30분마다 물뿌리며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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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회마을은 집 한 채, 한 채가 다 역사인데 바람이 더 불지 않게 하늘이 도와주셔야 해요."
경북 안동시 풍천면 하회마을 주민 류왕근(72) 씨는 26일 오전 이곳에서 5㎞ 떨어진 곳까지 산불이 근접하자 불안한 눈빛으로 연기가 피어오르는 산을 바라봤다.
지난 22일 경북 의성군에서 시작된 산불이 이날 오전 세계문화유산인 하회마을과 직선거리 5㎞까지 확산하면서 하회마을엔 긴장감이 감돌았다.
하회마을엔 풍산 류씨 중심으로 주민 150여 명이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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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까지 국가유산 피해만 8건
안동=이재희 기자, 장상민 기자
“하회마을은 집 한 채, 한 채가 다 역사인데… 바람이 더 불지 않게 하늘이 도와주셔야 해요.”
경북 안동시 풍천면 하회마을 주민 류왕근(72) 씨는 26일 오전 이곳에서 5㎞ 떨어진 곳까지 산불이 근접하자 불안한 눈빛으로 연기가 피어오르는 산을 바라봤다. 류 씨는 “마을을 지키느라 간밤에 한숨도 못 잤다”며 “강이 마을을 섬처럼 싸고 있으니 바람이 불지 않아 불씨가 튀지 않기만을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2일 경북 의성군에서 시작된 산불이 이날 오전 세계문화유산인 하회마을과 직선거리 5㎞까지 확산하면서 하회마을엔 긴장감이 감돌았다. 오전 10시쯤엔 산불 현장에서 바람이 불어와 가시거리가 100m가 채 되지 않을 정도로 연기가 자욱해지기도 했다. 마을 곳곳에서 물을 뿌리고 있던 소방대원들은 “불길이 광범위해 안심할 단계가 아니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하회마을엔 예천·봉화·김천·영주 등에서 지원된 소방차 11대와 소방인력 79명이 배치됐다. 대원들은 150m 간격으로 2~3명씩 자리를 잡고 30분~2시간 간격으로 초가지붕과 담벼락에 물을 뿌려 적셨다. 하회마을엔 풍산 류씨 중심으로 주민 150여 명이 살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전날 내려진 대피령에도 불구하고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마을로 불길이 번질 경우 진화작업에 뛰어들기 위해서다. 주민 류상익(47) 씨는 “마을 30여 개의 소방호스를 연결하는 법을 배워서 400년 된 보호수 소나무를 지키고 있다”며 나무에 물을 뿌렸다. 류승권(60) 씨도 “하회마을이 뚫리면 풍천면 전체에 불이 번질 수 있다”며 “마지막 방어선이라 생각하고 마을을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역시나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풍천면 소재 병산서원도 지난밤 사이 8㎞ 앞까지 불길이 접근하며 위기에 처했다. 국내 가장 오래된 목조 건물로 꼽히는 안동 봉정사에서는 26일 새벽 소장유물 긴급 이송 작전이 벌어졌다. 현재까지 산불 피해를 본 국가유산은 총 8건이다. 이 중에는 전소된 의성의 천년고찰 고운사도 포함됐다. 전소된 것으로 전해졌던 묵계서원과 만휴정은 무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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