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꺼짐 전조증상...지하철 공사·누수 영향 의심"

양동훈 2025. 3. 25.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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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초대형 땅꺼짐이 발생하기 전, 이미 사고 조짐이 보였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전문가들은 사고 지점 아래에서 진행 중이던 지하철 터널 공사와 상수도관 누수가 원인일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양동훈 기자입니다.

[기자]

지름 20m, 깊이 18m에 달하는 초대형 땅꺼짐이 발생한 현장.

주변 도로에는 군데군데 금이 가 있고, 깊숙한 틈이 생긴 곳도 보입니다.

근처 주유소에서는 이미 지난달부터 땅이 갈라지는 모습이 보였고, 사고 당일 오전에는 도로변 빗물받이 주변이 무너졌다고 말합니다.

[이충희 / 근처 주유소 업주 : 어머님이 밭에 갔다 오시다가 그걸 발견하셨어요. 그래서 저한테 말씀하셔서 제가 나가서 보고 구청에 신고하게 된 겁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청은 오후 4시 반쯤부터 1시간 동안 보수 공사를 벌였는데, 고작 1시간여 만에 바로 주변에 대형 땅꺼짐이 발생했습니다.

구청에서는 보수 공사를 한 곳은 무너지지 않고 주변 다른 지점이 무너졌기 때문에, 두 사고 사이에 직접적인 관련성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 의견은 달랐습니다.

땅꺼짐의 경우 영향 범위가 넓기 때문에 주변에서 땅 갈라짐이나 침하가 보일 경우 전조 증상으로 볼 수 있다는 겁니다.

[조원철 / 연세대 건설환경공학과 명예교수 : 땅 갈라짐 조짐이 있었거든요. 전조 현상에 대비를 해야 되는 거예요. 단순하게 주저앉은 거 보수 공사, 그게 말이 안 되는 얘기라고.]

사고 지점 아래에서는 서울지하철 9호선 4단계 연장을 위해 터널을 파는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이 공사의 영향과 상수도관 파열이 겹치며 대형 땅꺼짐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장석환 / 대진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 : 공사를 하면 물을 퍼내잖아요, 지하수를. 흙과 흙 사이에 들어 있는, 채워져 있는 물이 다 빠져나가면 그 공간만큼이 주저앉게 돼 있어요.]

지하철 공사와 땅꺼짐 사이 연관성을 배제하고 있지 않다고 밝힌 서울시는 사고 당시 공사장 쪽으로 물이 들어왔다는 진술도 확인할 예정입니다.

[이재혁 /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 도시철도토목부장 : 터널 내에 굴착 공사가 진행 중이었고요. (굴착 지점은) 사고 지점과 거의 일치하고 있습니다. (사고 당시) 물이 나왔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정확한 위치는 저도 확인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서울시는 정확한 사고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관계기관 합동 조사를 벌일 예정인데, 내사에 착수한 경찰도 안전 수칙 준수 여부 등을 들여다볼 방침입니다.

YTN 양동훈입니다.

촬영기자 : 신홍 심원보

영상편집 : 변지영

디자인 : 임샛별

YTN 양동훈 (yangdh0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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