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는 정말 행복했어...55년만에 다시 돌아온 日 엑스포 “영광 재현”
가상·물리공간 융합전략 등
기술혁신 발판으로 삼아
日 잃어버린 시대 종식 노려
158국 참가·경제효과 28조
지방 활성화·균형발전도 기대
일본의 1차 베이비붐 세대를 ‘단카이 세대’로 명명한 작가 사카이야 다이치가 생전에 한 얘기다. 오사카 출신인 그는 경제산업성에 근무하던 당시 28세의 나이로 오사카 엑스포의 기획을 맡아 대성공을 이뤄내기도 했다.
55년 만에 다시 돌아온 ‘오사카·간사이 만국박람회(오사카 엑스포)’ 전시회장 곳곳에는 과거의 향수를 추억하는 모습이 보인다. 1990년대 초 거품 붕괴 이후 ‘잃어버린 시간’을 보내온 일본 경제는 올림픽과 엑스포를 잇달아 유치하며 재도약하는 계기를 여기서 찾고자 했다. 하지만 올림픽은 코로나 사태로 인해 비극으로 끝났고 이제 희망을 거는 것은 엑스포뿐이다.
미국 우주선 아폴로 11호가 지구에 가져온 월석 전시가 1970년 엑스포를 뜨겁게 달궜다면, 이번에는 ‘화성의 돌’이 일본관에 전시된다. 2000년 일본이 남극 기지에서 발견한 이 돌은 럭비공만 한 크기로 화성에 소행성이 충돌할 때 충격으로 우주로 튀어나와 운석이 돼 남극에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1970년에 큰 화제가 됐던 자동 목욕기도 다시 등장한다. 사람이 밀폐된 욕조 안에 들어가면 자동으로 목욕시켜줬던 산요의 울트라 소닉 세탁기를 재현한 것이다. 이번에는 사이언스라는 회사에서 개발해 오사카 헬스케어 전시관에서 선보인다.
엑스포에 전시관을 꾸린 파소나그룹의 난부 야스유키 사장은 “전시관에 우주소년 아톰과 웨어러블 로봇 등을 선보인다”며 “(관람객들은) 로봇이 일본 사회를 어떻게 바꿔놓을 것인지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오사카 엑스포의 주제는 ‘생명이 빛나는 미래사회의 디자인’이다. 이러한 주제 속에서 인류공통과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첨단 기술과 지식이 모인다.
실제로 세계 식량 문제를 주제로 2015년 개최된 밀라노 엑스포의 경우 ‘식품 로스’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일깨우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생명’을 주제로 오사카 엑스포도 10년 또는 20년 뒤에 미래를 바꿀 실험장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오사카 엑스포는 ‘도쿄 일극 집중’이 계속해서 심화되고 있는 일본 사회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이기도 하다.
일본 정부는 제2차 아베 신조 정권 때인 2014년 9월, 인구 감소로 인한 지방 쇠퇴를 막고 지역을 활성화하겠다며 ‘지방창생’ 정책을 추진했다. 하지만 지난 10년간 변화를 보면 수도권 인구는 늘어가는 가운데, 지방의 경우 서로 인구 쟁탈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수도권으로의 인구 집중은 일본 사회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도 지난달 총리 관저에서 열린 전국지사회의에서 “오사카 엑스포의 성공과 이것이 지방창생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며 오사카 엑스포에 거는 기대감을 밝히기도 했다.
또 택시에 대해서도 운행 제한 시간을 줄이고, 지역 간 이동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했다. 택시의 ‘월경 금지’는 오랜 기간 일본의 고질적 문제점 가운데 하나였다.
여기에 엑스포 전시장은 ‘캐시리스(현금 사용 불가)’ 지역으로 만들었다. 현재 일본의 신용카드나 간편결제서비스 등 캐시리스를 활용한 결제 비중은 36%에 불과하다. 99%에 달하는 한국뿐 아니라 중국 영국 미국 등과도 큰 격차를 보이는 상황이다. 계산 업무나 현금 관리 부담 때문에 영업시간을 줄이는 곳도 많을 정도다.
닛케이는 “최근 한국·중국·대만의 관광객이 많이 늘어난 것은 2005년 아이치 엑스포에 맞춰 비자 면제를 확대한 것이 불쏘시개가 됐다”며 “오사카 엑스포도 일본 성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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