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미국에 31조 투자”…트럼프 “관세 안 내도 돼”(종합)

김상윤 2025. 3. 25. 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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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4년간 자동차·철강·미래산업에 대규모투자
루이지내아주에 270만t 전기로 제철소 건설
조지아주 소배너 공장서 연간 20만대 추가 증설
함박 웃음 진 트럼프 "현대는 대단한 기업"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현대자동차그룹은 오는 2028년까지 미국에 210억달러(약 31조원) 규모의 추가 투자를 단행한다고 24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광범위한 관세 부과를 앞두고 선제적으로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대는 미국에서 철강을 생산하고 미국에서 자동차를 생산하게 되며, 그 결과 관세를 지불할 필요가 없다”고 추켜세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루즈벨트 룸에서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왼쪽)과 제프 랜드리 루이지애나 주지사(오른쪽)와 함께 연설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오른쪽 두 번째)과 장재훈 현대자동차 대표이사(세번째)은 향후 4년간 미국에 210억 달러를 신규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사진=AFP)

한국 기업인으로서 처음으로 백악관서 美대통령과 발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이날 오후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재한 발표 행사에서 “현대차는 1986년 미국 진출 이후 2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해 현재 미국 50개 주에서 57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지원하고 있다”며 “향후 4년간 (미국 내) 210억달러 추가 투자를 기쁜 마음으로 발표한다. 이는 현대차가 미국에 투자한 사상 최대 규모”라고 말했다. 한국 기업인이 백악관에서 미국 대통령과 나란히 서서 대규모 대미 투자 발표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그룹은 구체적으로 △자동차 생산 분야 86억달러 △부품·물류·철강 분야 61억달러 △미래 산업 및 에너지 분야 63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 회장은 “이번 투자의 핵심은 미국의 철강과 자동차 부품 공급망을 강화할 60억 달러의 투자”라면서 루이지애나에 신설될 제철소를 비중 있게 소개했다. 현대차그룹은 루이지애나주에 연간 270만t 규모의 전기로 제철소를 건설할 계획이다. 저탄소 자동차 강판 특화 제철소로, 미국 내 자동차공장에서 생산될 차량용 철강재를 제조한다.

아울러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생산 부문에서 이번주 준공할 미국 내 ‘3호 공장’인 조지아주 서배너 소재 ‘현대차그룹 메타 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생산 역량을 20만대 추가 증설해 미국에서 연간 120만대 이상의 생산 능력을 확보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26일 미국 조지아주 서배너에서 HMGMA 준공식을 개최한다. 이 공장의 현재 자동차 생산능력은 연간 30만대 규모다.

정 회장은 “이번주 조지아의 80억달러 규모의 새 공장을 개장하게 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로써 미국 내 (현대차의) 차 생산량이 연간 100만대를 넘어설 것”이라고 했다.

그는 특히 HMGMA를 설립하는 대미 투자 결정이 과거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남 덕분이라고 추겨세웠다. 정 회장은 조지아주 서배너에 투자하기로 한 결정은 2019년 서울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시작됐다고 소개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웃으면서 “맞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대차의 대미 투자 발표로 인해 다른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대미 투자를 하게 되는 청사진인가’라는 질의에 “물론이다”며 “현대는 대단한 기업이다. 우리는 다른 훌륭한 회사들도 들어오고, 여기(미국)에 머물면서 크게 확장할 회사도 있다”고 언급했다.

현대차그룹은 또 미래 산업 및 에너지 분야에서는 자율주행, 로봇, 인공지능(AI), 미래항공모빌리티(AAM) 등 미래 신기술과 관련한 미국 유수의 기업과 협력하고, 현대차그룹 미국 현지 법인인 보스턴 다이내믹스, 슈퍼널, 모셔널 등의 사업화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현대차, 관세 선제대응…“트럼프 관세 안 내도 된다”

현대차가 이에 대규모 투자 계획을 내놓은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 관세’ 발표를 앞두고 선제 대응한 투자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4월2일 각국의 관세·비관세장벽·환율정책·부가세 등에 상응하는 ‘상호관세’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현대차의 대규모 투자가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를 책정하는 데 어느정도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본적으로 관세 부과를 통해 대미 투자 확대를 꾀하고 있다. 그는 취임 이후 수차례 미국에 투자하면 관세를 면제받게 된다고 주장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대는 미국에서 철강을 생산하고 미국에서 자동차를 생산하게 되며, 그 결과 관세를 지불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면제 외에 해외 생산된 제품에도 관세를 면제해줄지는 불투명하다.

김상윤 (yoo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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