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피해 확산…“충북 지형 및 산림 구조 취약”

정진규 2025. 3. 24.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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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청주] [앵커]

건조하고 바람이 강해 산불 피해가 극심합니다.

충북에서도 어제, 불과 몇 시간 만에 옥천과 영동의 야산이 축구장 50개 크기만큼 몽땅 불탔는데요.

충북의 지형과 산림 구조가 대형 산불에 취약한 것으로 드러나 각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정진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최근 산불이 난 옥천의 한 야산입니다.

산비탈에서 시작된 불이 삽시간에 영동까지 번져 나무 수천 그루가 잿더미로 변했습니다.

이 불로 축구장 56개 넓이의 산림 39만 6,100㎡가 불에 탔습니다.

대기가 건조하고 바람이 강해 순식간에 큰 불로 이어진 겁니다.

실제로 산불이 날 당시, 이곳의 상대 습도는 11%에 불과했고, 순간최대풍속도 초속 9.6m에 달했습니다.

최근 10년간 충북에서 난 산불은 380건.

이 가운데 3월부터 5월 산불이 전체의 63.4%나 됩니다.

특히 충북은 지형 특성상 산불에 취약하단 분석입니다.

산지로 둘러싸인 내륙 분지여서 봄철에 대기가 더 건조해지고, 산지에서 부는 골바람의 영향으로 작은 불씨도 빠르게 확산한다는 겁니다.

[권춘근/국립산림과학원 산불연구과 : "(충북은) 지형적인 영향으로 국지적인 강풍, 지역풍, 계곡풍, 이런 바람들이 변화무쌍하게 불고, 강풍까지 더해질 수가 있기 때문에 안심할 수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충북의 산림 구조도 산불에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소나무 송진처럼 휘발성 성분을 지닌 침엽수가 많아 산불이 나면 불쏘시개 역할을 한단 겁니다.

실제로 충북 전체 산림 면적 약 48억 ㎡ 가운데 3분의 1가량이 침엽수입니다.

[김남훈/충청북도 산림녹지과장 : "침엽수, 소나무림으로 형성되면 송진은 기름 역할을 합니다. 산불이 한 번 붙으면 확산 속도가 매우 빠르고, 진화가 매우 어렵습니다."]

최근 10년간, 충북에서 난 산불 10건 가운데 6건 이상이 입산자의 실화나 쓰레기 소각 등 개인 부주의 때문이었습니다.

무단 소각하지 않고 작은 불씨도 함부로 다루지 않는 게 산불을 막을 최우선 대책이라고 산림 당국은 거듭 강조합니다.

KBS 뉴스 정진규입니다.

촬영기자:최승원/그래픽:오은지

정진규 기자 (jin9@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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