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럼프 극복한 ‘태권소년’ 호블란…574일 만에 PGA 투어 7승(종합)
1997년생으로 노르웨이 골프 개척자
코치 5번이나 바꿀 정도로 슬럼프
이 대회 전까지도 3연속 컷 탈락
7년간 배운 태권도로 체력·정신력 길러
[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태권 소년’ 노르웨이의 빅토르 호블란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발스파 챔피언십(총상금 870만 달러)에서 1년 7개월의 기다림 끝에 우승을 차지했다.
1997년생인 호블란은 노르웨이 골프의 개척자다. 노르웨이 오슬로 출신인 그는 아마추어 세계랭킹 1위로 두각을 나타냈고, 프로로 전향해서도 노르웨이인 최초의 기록을 여러 차례 써냈다. 2019년 메이저 마스터스에 출전하고 컷을 통과한 첫 노르웨이인, 2020년 PGA 투어 최초 노르웨이인 우승, 2021년 유러피언투어 최초 노르웨이인 우승 등을 기록했다.
2023년 PGA 투어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투어 챔피언십을 제패하며 페덱스컵 챔피언에 오르는 등 최고의 시즌을 보낸 호블란은 이듬해부터 이상할 정도로 성적이 뚝 떨어졌다. 슬럼프는 올해까지 이어졌다. 특히 이번 우승 직전 3개 대회에선 모두 컷 탈락할 정도로 극심한 부진을 겪었다. 아이언 샷을 제외한 모든 지표에서 최하위권을 기록할 정도였다. 티샷 랭킹 98위, 퍼트 순위는 169위에 불과했다. 드라이브 샷 비거리도 146위(294.7야드)에 그쳤다. 그 사이 세계랭킹은 4위에서 19위로 떨어졌고 코치를 5번이나 바꾸며 스윙 교정에 힘썼다.
마지막 날 승부의 향방을 가른 건 코퍼헤드 코스의 가장 어려운 16번홀(파4)이었다. 475야드 전장인 16번홀은 기울어진 대각선 페어웨이 양옆으로 큰 나무가 줄지어 있어 티샷을 떨어뜨려야 할 지점이 상당히 좁다. 또 페어웨이 오른쪽 전체에 물이 흘러내려 샷 정확도가 중요하다.
16번홀은 지난해 4라운드에서 평균 4.294타, 1라운드에서 평균 4.414타 기록했다. 올해도 1라운드에선 평균 4.350타가 나왔다. 출전 선수 154명 중 보기 42개, 더블보기 12개를 쏟아냈고 버디는 9개에 그쳤다. ‘독사’라는 뜻의 코퍼헤드 코스에서 16번홀이 ‘뱀 구덩이’라고 불리는 이유다.
호블란은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7년간 태권도를 배워 검은 띠까지 딴 ‘유단자’다. 예전부터 “골프에 타고난 재능이 없었지만 어렸을 때 태권도로 체력과 힘을 길렀다. 태권도를 배우는 걸 매우 좋아했다”며 “태권도 수련을 통해 정신력과 규율을 지키는 중요성을 알았다. 정신적, 신체적 건강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말해왔다.
이날 경기에서도 호블란의 침착함이 돋보였다. 호블란은 “경기 후반부까지도 토머스가 3타 앞섰지만 나는 침착했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 1년 반 동안 정말 힘든 시간을 보냈다. 이번 주 우승 기대를 하지 않아 결과를 믿을 수 없다. 골프는 예측할 수 없는 스포츠라는 걸 다시 한 번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다.
주미희 (joom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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