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담] '돌 넘고 물 건너'…'오프로드 강자', 렉서스의 이유있는 자신감
렉서스 하면 떠오르는 가장 첫 이미지는 무엇인가요? 비싼차, 고급스러움 등의 표현이 먼저 생각나지 않을까 싶은데요. 기자는 지난 17일 한국 공식 출시를 알린 렉서스의 고급 SUV, '디올뉴 LX700h'를 강원도에서 만났습니다.
시승 행사장에 도착해서 처음 마주한 건 돌 위에 한쪽 바퀴를 걸치고 늠름하게 올라가 있는 차량 한대였습니다. 일반 차량으로는 실제로 절대 연출할 수 없는 모습이었는데요. 시선을 확 사로잡는 오프로더 주자의 자신감이 묻어났습니다.
◇ 웅장한 외관에 그렇지 않은 섬세한 내부
먼저 시선을 사로잡은 건 렉서스의 가장 큰 상징, 스핀들 그릴입니다. 렉서스의 상징 답게 크고 넓은 가로줄 그릴에서 그 웅장함이 고스란히 느껴졌습니다. 일단 거대한 차체 자체가 주는 위엄도 상당했습니다. 차체 높이만 2m에 달했는데, 키가 썩 크지 않은 기자는 조금은 과장해서 크고 단단한 컨테이너를 열고 들어가는 듯한 느낌도 받았습니다.
큰 차체에 어울릴 만한 커다란 타이어도 이목을 끌었습니다. 렉서스 라인업 중에선 가장 큰 22인치 타이어가 끼워져 있었는데요. '이 바퀴로는 어디든 갈 수 있겠다'는 느낌을 받기 충분했습니다.
외부 느낌은 강인함이 강조됐다면, 내부는 섬세함이 돋보였습니다. 세련된 브라운톤 색감에 만졌을 때 촉감이 단단하면서도 부드러운 시트에서 고급스러움이 느껴졌습니다.
총 3개의 디스플레이가 장착돼 있었는데, 모양이나 구성이 신식같다는 느낌은 비교적 덜했습니다. 가장 큰 12.3인치 디스플레이에선 내비게이션 같은 주행에 필요한 인포가 담겼고, 그보다 작은 아랫편 7인치 디스플레이에는 차량 상태 등의 정보를 띄웠습니다. 친절하긴 했으나 너무 많은 정보가 담겨있어 요즘 차들과 비교하자면 심플하진 않단 느낌을 받았습니다.
기자가 탑승한 건 4인승 vip 모델이었는데, 뒷자리에서 앞 조수석의 의자 위치를 디스플레이로 조정할 수 있다는 점이 편리했습니다. 1열과 2열에 넓은 팔걸이, 여기에 생수병 6개는 들어가는 냉장 기능까지 더해진 기능 역시 캠프나 장거리 여행 등 액티비티를 즐기는 사용자에겐 쏠쏠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SUV의 특장점 답게 운전대를 잡아보니 높은 차체의 매력이 크게 다가왔습니다. 보닛 앞 시야가 뻥 뚫려 시원했고, 그 매력은 주행할 때 더욱 도드라졌습니다.
◇ '돌 넘고 물 건너'…오프로드 강자 다운 단단함
렉서스 오프로드 시승 코스는 언덕코스, 수중 주행, 록(rock) 구간, 머드(mud) 구간 등이었습니다. 실제 오프로드에서 마주칠 만한 극한 상황을 최대한 구현해내기 위해 장장 몇주에 걸쳐 공 들였단 설명이었습니다.
급경사인 언덕길에선 차체 바닥이 땅에 닿지 않을 진입각과 탈출각을 유지하면서 안정적으로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을 통과했습니다.
수중 주행 구간에선 바퀴의 절반 가량이 물에 잠겨도, 차량은 물살을 가르며 매끄럽게 주행해 나갔습니다. 깊이 700mm 수심에서도 견딜 수 있게끔 한 배터리 방수 구조 덕입니다.
이윽고 마주한 록 구간. 여기에선 크롤(crawl) 기능을 살려봤습니다. '기어가다'라는 의미의 크롤 기능을 켜보니 말그대로 큰 돌바닥을 엉금엉금 기어가는 듯, 바퀴의 움직임이 선명했고 바닥의 질감 역시 고스란히 전해져 왔습니다. 크롤 기능을 켠 상태선 자동주행이 가능해 운전자인 기자가 해야 하는 것이라곤 내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게끔 핸들링하는 것 뿐이었습니다.
크롤모드는 총 5단계로 주행 속도도 조절할 수 있었습니다. 구간을 조금 빠르게 지나가고 싶다, 혹은 안전하게 지나가고 싶다 등 희망에 따라 그때그때 결정하면 됐습니다. 큼지막한 돌바닥을 보고 겁부터 먹은, '운전 초짜' 기자는 그때부터 언덕길이든, 장애물이 있는 길이면 크롤 기능에 의지하기 시작했습니다.
7인치 디스플레이 화면에 너무 많은 차량 정보가 들어있어 불편하다고 첫 느낌을 소개했지만, 많은 정보가 담긴 '타즈나 컨셉' 계기판은 오프로드 주행서 빛을 발했습니다. 주행 모드는 물론이고, 가속과 브레이크 페달이 걸린 정도, 또 어느 바퀴에 하중이 쏠리거나 풀어지는지 등등 차량의 상태를 직관적으로 보여줬습니다.
일본어로 '말의 고삐'라는 뜻의 '타즈나' 컨셉은 어떤 주행 상황에서도 운전자 중심으로 완벽하게, 또 즉각적인 컨트롤이 가능하게끔 한다는, 렉서스의 고집이자 전통으로 전해집니다.
◇ 묵직한 페달의 감촉…로드 노이즈 최소화
높은 차체에서 시원한 시야 확보는 특장점이었습니다.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 페달을 밟을 때는 즉각적인 가벼운 반응보다는 되려 천천하고 묵직하다는 느낌이 더 했습니다. 엔진 울림 역시 1열과 2열 모두 과하지 않았고, 무엇보다 외부 소음 차단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렉서스 모델 중 가장 두꺼운 프론트 유리를 장착해 로드 노이즈를 줄이고 특유의 정숙함을 살렸다는 설명입니다.
다만, 큰 차체에서 오는 불편함도 있었습니다. 차선의 가운데를 유지하며 주행하는 데 익숙해지지 않았고, 좁고 빽빽한 우리나라의 주차 현실이 기자는 떠올랐습니다.
'어디를 가더라도 안전하게 살아서 돌아올 수 있다'. '살아 돌아온다'는 렉서스의 프레이즈는 처음엔 생소했으나 주행을 마친 뒤엔 고개가 끄덕여졌습니다. '오프로드 강자'라는 느낌은 확실히 각인됐지만, '럭셔리 렉서스' 다운 가격에서 머뭇거리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듯 합니다.
#렉서스 #LX700h #시승기 #연합뉴스TV
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 카톡/라인 jebo23
임혜준(junelim@yna.co.kr)
Copyright © 연합뉴스TV.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여직원 많아 산불 현장 투입 어려워"…김두겸 울산시장 발언 논란
- "운전 정말 잘한다" 어린 딸에게 시속 60km 자동차 운전대 맡긴 베트남 남성
- 문재인 "헌재, 밤 새워서라도 이번주 안에 탄핵 선고해달라"
- "러시아 잠수함, 동해에서 순항미사일 발사 훈련"
- UAE, 벤투 감독 경질…부임 1년 8개월 만
- “이상한 냄새난다” 신고받고 가보니…입에 청테이프 붙은 시신 발견
- 자칫하면 충돌할뻔…진에어 여객기, 김해공항 엉뚱한 활주로에 착륙
- 외국인 유학생 10명 중 9명 "한국서 일할래요"…걸림돌은 '비자 취득'
- "경찰입니다" 이제는 스마트폰으로 신분증 보여준다
- "휴대전화 잃어버렸는데요" 승객 말에 비행기 회항…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