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다시 긴장…이스라엘-헤즈볼라, 휴전 4달만에 최대 교전
● 이스라엘-헤즈볼라 4개월 만에 최대 교전
22일 이스라엘군은 낮 12시와 오후 8시 두 차례에 걸쳐 레바논 내 헤즈볼라 지휘본부와 무기고, 로켓 발사기 등을 공습했다고 밝혔다. 레바논 보건부는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어린이를 포함해 총 7명이 숨졌다고 발표했다. 이날 공습은 헤즈볼라가 접경지에 있는 이스라엘 메툴라 마을을 공격한 데 따른 보복 조치라는 게 이스라엘 측 설명이다. 이스라엘군은 “22일 오전 7시 30분경 메툴라를 향해 발사된 미사일 3발을 요격했다”며 “이번 공격은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합의에 대한 노골적 위반이자 이스라엘 국민에 대한 직접 위협”이라고 했다. 이스라엘에 따르면 레바논에서 자국으로 미사일이 발사된 건 지난해 11월 말 휴전 이후 두 번째다. 이에 대해 헤즈볼라는 해당 공격에 관여하지 않았다며 “이스라엘이 레바논을 계속 공격하려고 구실을 꾸미고 있다”고 주장했다.
나와프 살람 레바논 총리는 “레바논과 국민에게 비극을 가져올 새로운 전쟁에 휘말릴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레바논에 주둔하는 유엔평화유지군(UNIFIL)은 “상황이 여전히 극도로 불안정하다. 양측 모두 약속을 지켜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는 레바논 남부에서 양측의 병력을 철수하는 조건으로 지난해 11월 휴전에 합의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접경지 거점 5곳에 전초기지를 유지한 채 헤즈볼라에 대한 공습을 이어가고 있다.
● 이스라엘 국방장관 가자지구 영구 점령 시사
이스라엘은 전날 “하마스의 인질 송환 전까지 공격 수위를 확대하겠다”며 가자지구에 대한 공격도 이어가고 있다. 앞서 이스라엘은 휴전 1단계가 1일 만료된 후 휴전 연장 논의가 난항을 겪자 가자지구로의 인도적 물자 지원을 중단시켰다. 또 18일부터 가자지구에 대규모 공습을 재개해 현재까지 600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는 하마스 정치국 지도자인 살라 알바르다윌 등 하마스 고위 관계자 약 10명이 포함돼 있다고 영국 BBC방송은 전했다.
AFP 등 외신에 따르면 21일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공중, 지상, 해상 공격을 강화해 가자지구 일부 지역을 점령하고, 팔레스타인 주민을 가자지구 남부로 이주시킬 것을 군에 지시했다. 카츠 장관은 “이스라엘 인질들이 송환되고 하마스가 완전히 패배할 때까지 가자지구에 대한 포격을 강화하는 한편 지상군 투입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하마스가 모든 인질을 송환하지 않을 경우 가자지구 내 점령지를 늘려 영구적으로 지배할 수 있다고도 했다.
이스라엘군에 따르면 2023년 10월 하마스가 가자지구로 끌고 간 인질 251명 가운데 가자지구에 남아 있는 인질은 59명으로, 이 중 24명이 생존한 것으로 추정된다. 하마스는 이들을 협상 카드로 삼기 위해 지하 터널에 감금해 놓고 있다.
카츠 장관의 가자지구 영구 점령 발언에 대해 하마스는 아직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다만 가자 전쟁이 격화하면서 하마스가 미국의 중재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22일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앞서 스티브 윗코프 백악관 중동특사는 라마단 기간과 유월절까지 휴전을 연장하는 중재안을 내놨다. 올해 이슬람 라마단은 3월 29일까지, 유대교 유월절은 4월 20일까지다.
한편, 외신에 따르면 미국은 태평양에서 작전 중인 칼빈슨 항공모함 전단을 중동지역으로 이동시켰다. 이란이 미국의 비핵화 대화 제안을 거부한 가운데 이미 중동지역에 파견된 해리 트루먼 항공모함과 함께 작전을 벌일 예정이다.
또 가자지구 보건부는 23일 가자전쟁 발발(2023년 10월7일) 뒤 팔레스타인 사망자 수가 총 5만21명을 기록했다고 주장했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집채만한 불길이 순식간에 눈앞에”…화마에 오열한 피해 주민들
- 최상목 “재난사태 울산·경남·경북에 특별교부세 긴급지원”
- 협상땐 소극적이던 與인사들, 청년 겨냥 연금개혁 거부권 요구 논란
- 여야 ‘운명의 한주’…한덕수-이재명 선고에 尹도 촉각
- 민주당 “내일부터 광화문 천막당사…파면 선고까지 광장서 싸우겠다”
- 권성동 “헌재, 권한대행 탄핵 의결정족수 판단 내려야”
- 美 그랜드캐니언 방문 한인 여행객 3명 실종…열흘째 연락 끊겨
- ‘토허제’ 헛발질 후폭풍…금리 내리라던 당국, 다시 고삐 죈다
- 의대생 대규모 제적시 편입 크게 늘 듯…경쟁률 59.8대 1
- 美 고위급 줄줄이 일본찾는데…한국은 ‘패싱’ 우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