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관세 예외 없다던 트럼프 “일부 면제할 수도”

워싱턴=신진우 특파원 2025. 3. 26.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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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 시간) "며칠 안에 자동차에 관한 추가 관세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 달 2일 전 세계를 상대로 한 상호관세 부과에 앞서 이달 중 자동차 관세부터 우선 부과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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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美에 31조원 투자]
“며칠내 車관세 발표” 우선부과 시사
내달 2일 상호관세엔 또 말 바꿔
“강온양면 카드로 주도권 장악 전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 시간)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현대차그룹의 대미 투자계획을 발표하기 앞서 발언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이날 미국 백악관에서 “향후 4년동안 210억달러(약 30조8175억원)의 (대미) 신규투자를 발표한다”고 밝혔다. 2025.03.25.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 시간) “며칠 안에 자동차에 관한 추가 관세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 달 2일 전 세계를 상대로 한 상호관세 부과에 앞서 이달 중 자동차 관세부터 우선 부과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지난해 한국은 미국에 347억4400만 달러(약 50조3800억 원)의 자동차를 수출했고, 한국 기업의 자동차 해외 수출액 중 미국 시장 비중은 거의 절반(49.1%)에 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반도체, 목재, 의약품 등에 대해서도 ‘머지않아’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했다.

다만 상당수 국가가 상호관세를 면제받을 가능성도 시사했다. 혹독한 ‘관세 폭탄’ 투하 의지를 밝히는 동시에 면제 및 유예 가능성까지 열어둬 통상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에 서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은 “‘강온 양면’의 카드로 상대를 흔들고 관세 부과 계획을 변덕스럽게 바꾸는 자체가 판을 주도하기 위한 의도적 전략”이라고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현대자동차그룹의 대규모 대미 투자 발표 자리에서 상호관세 부과가 예정된 다음 달 2일을 ‘해방의 날(Liberation Day)’이라고 다시 한번 칭하며 “며칠 안에 자동차에 관련된 추가 관세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목재, 반도체 관련 내용도 포함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자동차와 반도체는 한국의 핵심 수출 품목이어서 많은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관세 부과 시 일부 국가나 산업이 면제받을 수 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또 “다수 국가”가 상호관세 대상국에 포함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했다. 지난달엔 “상호관세는 모두에게 적용되는 방식이기에 예외를 두지 않을 것”이라고 했지만 말이 달라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상대국이 부과한 만큼 (관세를) 받지 않을 수도 있다”며 일부 국가엔 더 낮은 관세율을 책정할 가능성도 시사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그들(상대국)이 우리에게 너무 많은 관세를 부과해 우리가 그만큼 부과하면 그들이 견딜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국가에 대한 관세 면제 가능성을 언급한 것을 두고 트럼프 행정부가 대미 무역흑자가 많은 국가에 집중적으로 상호관세를 부과하려는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최근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도 상호관세 부과와 관련해 “‘문제적 15% 국가(Dirty 15)’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히며 ‘선택과 집중’을 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블룸버그통신도 최근 상호관세가 표적화된 방식으로 적용될 가능성이 높고,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 불공정국’으로 한국을 비롯해 유럽연합(EU), 멕시코, 일본, 캐나다, 인도, 중국을 지목했다고 전했다.

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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