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탄핵때문 만이 아니다”...거칠어진 진영 싸움, 이제 시작일뿐? [정치에 속지 않기]

2025. 3. 23.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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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판의 진영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언듯 보기엔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을 놓고 벌이는 싸움인 듯하지만 그 뿌리가 깊다.

그런데 이 진영 싸움이 쉽사리 누그러질 것 같지는 않다.

그러나 국민의힘 소속인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에 찬성하는 비율이 58%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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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가 임박한 가운데 16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탄핵 각하를 촉구하며 릴레이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왼쪽)쪽) ‘윤석열 대통령 파면 촉구’ 도보행진에 참가한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16일 국회에서 광화문 농성장을 향해 출발하기에 앞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오른쪽) [연합뉴스]
큰 판의 진영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언듯 보기엔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을 놓고 벌이는 싸움인 듯하지만 그 뿌리가 깊다.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정부를 차례로 거치면서 우리나라가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북한과 중국, 미국과 일본을 어찌 대해야하는지, 핵무장이 과연 필요한지, 복지와 재정은 어찌 다뤄야 하는지, 대기업과 노조를 어떻게 봐야하는지 등을 놓고 관점 차이가 뚜렸해졌고 진영이 선명하게 갈렸다. 여기에 윤 대통령 계엄과 탄핵심판이란 이슈가 더해진 거다.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 뒤 정당 지지율은 한달 정도 요동쳤지만 그 뒤엔 양당 접전 양상이다. 한국갤럽 3월 2주 조사(11~13일, 1001명 대상,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에서도 민주당 40%, 국민의힘 36%로 오차범위 내였다. 보수와 진보, 영남과 호남이 확연히 다른 선택을 했다는 점도 진영 대립의 단면을 드러낸다.

그런데 이 진영 싸움이 쉽사리 누그러질 것 같지는 않다. 진영 지지자들은 뭉쳤지만, 진영 정점에 자리한 정치인이 그 결집을 온전히 받지 못하거나 정점이 공백 상태다. 지금으로선 한 진영이 다른 진영을 완벽하게 압도하지 못하는 탓에 진영 갈등이 격화됐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다음 대선 결과에 대해 51%가 정권 교체, 즉 야당 후보의 당선이 좋다고 했고 41%는 정권 유지, 즉 여당 후보의 당선이 좋다고 했다. 오차범위 밖 격차다. 또 장래 대통령감으로 누구 좋은지를 묻는 질문에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꼽은 응답이 가장 많았는데, 34%로 압도적이었다.

그렇지만 여기서 야당의 과제가 드러난다. 정권교체 여론이 51%나 되는데도 야당의 …원톱‘인 이 대표 지지율은 34%에 그치고 있다. 대통령감에 대해 의견을 유보한 비율이 35%나 된다. 이 대표 지지율은 민주당 지지율에도 못미친다. 정권교체는 바라지만 ’비이재명‘인 유권자가 상당히 많은 거다. 2022년 대선 때부터 이어진 ’비호감‘정서가 사라지지 않은 거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민주당에 버금간다. 보수층과 영남의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다. 그러나 국민의힘 소속인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에 찬성하는 비율이 58%나 된다. 반대 비율과 20%P 넘게 격차를 벌리며 절반을 넘고 있다.

이 괴리는 왜 생길까. 여당도 당혹스럽게 만든 계엄 선포란 극단의 조치를 내린 탓이 가장 클 것이다. 여기에 더해 여당을 지지하면서도 윤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는 유권자, 정권 유지를 원하지만, 윤 대통령 탄핵에는 찬성하는 ‘비윤석열’유권자가 꽤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보수 진영의 정점에 오를 대안 인물이 뚜렷한 것도 아니다. 장래 대통령감으로 꼽히는 여권 인물들은 많지만, 각각 3~10%의 낮은 지지율에 머물고 있다.

큰 판의 진영 싸움은 지금 진행 중이고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다. 그 과정에서 진영의 결집을 오롯이 받는 리더(새로운 리더 혹은 기존 리더의 변신이나 재평가)가 등장하는 순간, 그 진영은 압도적 세력이 될 것이고, 진영 대립을 완화시킬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 진영도 이런 상황에 도달하지 못했다.

[이상훈 MBN 앵커/전 매일경제신문 정치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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