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北김정은에 '중요 친서' 전달…북한군 추가 파병 논의한듯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최측근 인편으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중요 친서’를 전달하며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 국면에서도 북·러 간 거래가 지속할 것임을 재확인했다. 구체적으로 북한군 3차 파병 등을 통해 푸틴은 향후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확보하고, 김정은은 안보·경제적 반대급부를 최대한 얻어내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선중앙통신은 22일 전날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의 방북 결과를 전하며 “김정은 동지께 보내는 푸틴 동지의 친근한 인사와 중요 친서를 쇼이구 동지가 정중히 전달해 드렸다”고 보도했다. 이에 김정은은 푸틴에게 “깊은 사의”와 “전투적 인사”로 화답했다고 매체는 덧붙였다. 또 "앞으로도 국가 주권과 영토 완정, 안전 이익을 수호하기 위한 러시아의 투쟁을 변함없이 지지하려는 것은 정부의 확고부동한 선택"이라고 언급했다고 한다.
이어 두 사람은 담화에서 “두 나라의 안전 이익 등 중요 문제들에 대한 양국 지도부의 완전 일치한 입장”을 확인하고 “안전 분야를 포함한 다방면적 분야의 교류와 협력을 확대 강화하는 방안”도 논의했다.
푸틴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쇼이구는 지난해 9월 방북 이후 6개월 만에 평양을 다시 찾았다. 김정은은 방북한 쇼이구를 포옹으로 맞이했다.
전문가들은 “안전 분야”와 관련한 교류 확대 논의가 북한군의 3차 파병을 의미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푸틴은 추가 파병에 대한 김정은의 공약을 재확인하고, 김정은은 현금과 북한군의 현대화·실전 훈련 등을 반대급부로 확약받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장기적으로 첨단 군사 기술 이전도 기대하고 있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12월 1차 파병에서 1만 1000여명, 올해 들어 최대 3000명 규모를 추가 파병했다. 이번 방북에서는 3차 파병과 관련한 구체적인 규모·부대에 관한 논의가 이뤄졌을 수 있다.
푸틴으로선 '30일 휴전' 등 종전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서부 최전선인 쿠르스크 지역에 자국 병력을 추가 투입하는 것보다 북한군을 투입하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지난해 말 북한군의 화력 지원 이후 러시아는 이 지역에 대한 주도권을 되찾아가고 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번 방북은 휴전 논의가 나오는 와중에도 공식 참전국이 아닌 북한이 러시아의 전투적 지렛대 역할을 계속 제공할 것이란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김정은과 쇼이구는 이번 담화에서 북·러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의 조항들에 대한 “무조건적 실행”에 대한 북·러 지도부의 의지도 재차 확인했다. 앞서 쇼이구는 방북 전 현지 기자들과 만나 “북한과 체결한 합의 이행에 가장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이번 방북이 북한군 대량 사상으로 인한 김정은의 불안감을 잠재우기 위한 목적도 있다는 분석을 뒷받침한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정보총국(HUR)은 지난달 중순 쿠르스크 전선에서 최대 4000명의 북한군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김정은과 쇼이구가 “다방면 분야의 교류 협력”을 논의했다고 밝힌 대목은 북한의 관광 산업을 의미하는 것일 수 있다. 김정은은 오는 6월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 개장 등 해외 관광 산업 활성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대북 제재와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막혔던 외화 흐름을 외국인 관광 재개로 돌파하겠다는 구상이다.
◇불가리아 북한 대사 1년 만에 부임=한편 조선중앙통신은 23일 이학무 불가리아 특명전권대사가 지난 20일 불가리아 대통령에게 신임장을 제정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이에 "루멘 라데프 불가리아 대통령이 오랜 역사를 갖고 있는 조선과의 친선 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덧붙였다. 이 대사의 신임장 제정은 지난해 4월 전임 차건일 대사가 이임한 지 약 1년 만이다. 북한은 코로나19 이후 축소했던 해외 공관을 지난해부터 북한에 우호적인 국가 위주로 속속 재개하고 있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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