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해지는 AI, 뒷걸음질치는 인간 지능…"나도 예외가 아닌가"
모바일 기기로 수시로 인터넷에 접속해 눈에 걸리는 걸 보는 것이 두뇌에는 어떤 영향을 끼칠까.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10년대 모바일 인터넷 시대 진입 이후 시각 미디어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사람들의 문해력이 떨어지고 이로 인해 언어적·수리적 추론능력이 감소했다고 지난 14일 보도했다.
지능(Intelligence)은 무엇일까. 옥스포드 영어사전이 지능을 '이해할 수 있는 능력'으로 정의한 것처럼 간단한 질문이지만, 인공지능(AI) 시대에 진입한 요즘 지능 자체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지고 있다.
특히 2022년 말 오픈AI의 챗GPT가 출시된 이후 AI는 눈부신 속도로 발전한 반면, 연구에 따르면 인간의 추론능력과 새로운 문제 해결 능력은 2010년대 초반에 정점을 찍고 그 이후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PISA 결과를 살펴보면 수학, 읽기, 과학 3과목 모두 2012년 무렵 정점을 찍고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부터 성취도 하락이 시작된 것이다. 또한 추론 및 문제 해결 능력의 감소는 10대 청소년에 국한되지 않고 성인에게도 나타났다. 지난해 OECD가 발표한 국제성인역량조사(PIAAC)에 따르면 모든 연령대에서 점수가 하락했다.
1980년대부터 매년 18세 청소년에게 사고력, 집중력 또는 새로운 것을 배우는 데 어려움이 있는지를 묻는 '미래 모니터링'(Monitoring the Future) 연구에 따르면, 집중하거나 새로운 것을 배우기 어렵다고 대답한 비율은 1990년대와 2000년대까지는 안정적으로 유지가 됐지만, 2010년대 중반부터 급격히 상승하기 시작했다.
두 결과에서 보이는 변곡점은 시기가 비슷하다. 나타난 현상은 텍스트에서 시각 미디어로의 전환, 즉 사람들이 영상에 집착하는 '포스트 문해력' 사회로 전환되는 과정의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눈길을 끄는 통계 중 하나는 '진술의 타당성을 검토하고 평가할 때 수학적 추론을 사용하지 못하는' 성인 비율이 고소득 국가에서는 평균 25%, 미국에서 35%까지 상승했다는 사실이다.
이에 대해 FT는 디지털 미디어의 사회적 영향에 대한 대부분의 논의가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의 부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인간의 집중할 수 있는 사고 능력 변화는 보다 근본적인, 즉 정보와의 관계 전환에 맞물려 있다고 전했다.
성인과 10대 청소년은 한정된 웹페이지에서 무한하고 지속적으로 새로 고쳐지는 피드와 끊임없이 쏟아지는 알람 세례에 노출됐다. 이들은 적극적으로 인터넷을 탐색하고 아는 사람들과 소통하는 대신 수많은 콘텐츠를 접하게 됐다. 이는 성인과 10대 청소년이 자기 주도적인 행동에서 수동적인 소비와 끊임없는 맥락 전환으로 이동했음을 나타낸다.
연구에 따르면 능동적이고 의도적인 디지털 기술의 사용은 긍정적이거나 유익한 반면, 최근 몇 년간 증폭된 사용 행태는 언어적 정보 처리 능력부터 주의력, 작업 기억, 자기 조절 능력까지 모든 것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FT는 한 가지 좋은 뉴스는 인간의 지적 능력이 손상되지는 않았다는 사실이라며 지적능력의 결과는 잠재력과 실행력의 함수인데, 너무 많은 사람들이 디지털 환경에 의해 실행을 하는 데 방해받고 있다고 짚었다.
김재현 전문위원 zorba0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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