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피프틴’의 전면 재검토를 환영합니다[스경연예연구소]

강주일 기자 2025. 3. 22.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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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N ‘언더 피프틴’ 공식 SNS, 유튜브 홍보영상 캡처



아동 성착취 논란에 휩싸인 MBN ‘언더피프틴’이 프로그램 방영 재검토를 선언했다. 대중은 이 같은 결정에 환영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MBN은 지난 21일 “신규 프로그램 ‘언더피프틴’과 관련해 우리 사회 각계각층의 우려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프로그램 세부 내용은 물론 방영 여부 등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언더피프틴’은 만 15세 이하 가수 지망생 59명을 를 대상으로 한 K-팝 가수 지망자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참가 신청을 받았고, 프로그램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참가자 나이를 만 15세 이하로 제한했다.

이달 31일 첫 방송이 예정됐지만, 최근 예고편 영상과 참가자 프로필이 공개되면서 아동을 성적 대상화한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영상에서 출연진들은 짙은 화장에 어깨, 쇄골, 배꼽 등이 드러난 의상을 입고 춤을 선보였다. 특히 제작진은 공식 포스터에서 출연진의 출생연도를 적고 사진 아래 바코드를 심는 등 황당한 디자인으로 충격을 안겼다.

해당 프로그램을 기획한 것은 ‘미스터트롯’ ‘불타는 트롯맨’ ‘현역가왕’ 등을 제작한 서혜진 PD 사단의 크레아 스튜디오다.

MBN ‘언더피프틴’



제작진은 논란이 일자 입장문을 내고 “K팝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아이돌을 꿈꾸는 참가자들의 연령대가 점점 낮아지는 시대적 흐름에 맞춰 기획됐다”면서 “본인의 참여 의사와 보호자 동의 하에 프로그램에 지원했으며 미성년자 출연자 보호를 위한 녹화 준수 사항을 적용했다”고 해명했다.

또 논란이 된 노출의상이나 화장 등은 참가자와 보호자와의 논의를 통해 결정됐으며, 학습권 보장을 위해 무리한 일정은 배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제작진은 “아직 첫 방송이 공개되지 않은 시점에서 여러 논란들이 불거지며 ‘언더피프틴’에 참가한 어린 참가자부터 보호자들까지 극심한 충격과 상처를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여 황당함을 안겼다. 이는 프로그램을 기획한 제작진을 향한 대중의 비판에 어린 출연진과 가족을 방패막이로 내세운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크레아 스튜디오측의 해명을 본 한 방송 관계자 A씨는 “말 같지도 않은 소리” 라면서 “그렇게 미성년 출연진과 가족들을 생각했다면 애초에 의상, 표정, 안무 등을 성인 콘셉트로 기획했으면 안됐다. 홍보 영상 편집 역시 그렇게 노출시키면 안되는 거였다. 논란에 대한 피해는 고스란히 출연진과 가족들에게 돌아갈 것은 불보듯 뻔한 일”이라고 일갈했다.

A씨는 “특히 미성년자 출연 프로그램에 대한 잣대는 방송사 내에서도 심의 기준이 엄격하다. 그러나 해당 프로그램은 그 잣대를 어린이 눈높이로 제작하지 않았고, 성인의 눈으로 촬영하고 보여지게 했다. 이는 악의적인 상업 방송이라고 밖에 설명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제작진은 K팝 위상을 운운하며 프로그램 제작 취지를 설명했지만, 실제로 예고 영상을 보고 먼저 문제를 제기한 것은 K팝을 사랑하는 글로벌 팬들이었다. 이들은 나이를 강조한 출연진들의 프로필에 “나이를 보고 좋아하나느건가? 기괴하다” “아이들에게 왜 성인 걸그룹 같은 모습을 요구하나” 등 비난을 이어갔고, 이에 동의한 국내 대중 역시 “아이들이 무슨 죄” “역겹다” “방송사 미쳤냐” 등 거센 비판이 이어졌다.

최근 K팝은 갈수록 걸그룹 데뷔 연령이 낮아지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 최근 고 김새론 사건과 맞물리며 미성년 연예인의 보호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진 상황이다. ‘언더피프틴’ 제작진은 앞서 tvN 인기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 등장했던 아기 진주 역의 김설양이 오디션에 도전한다고 홍보했지만, 누리꾼들은 고 김새론의 ‘아저씨’ 시절이 오버랩 된다며 걱정의 목소리를 높였다.

방송사가 프로그램 전면 재검토 의사를 밝힌 것은 늦었지만 반길 일이다. 한 방송 관계자는 “사이버래커와 가짜뉴스가 판치고 이로 인해 개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세상”이라면서 “제작진과 방송국의 바로 선 윤리의식이 한 사람의 인생은 물론 K팝과 대한민국 문화를 살리는 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주일 기자 joo102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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