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공대생 셋이 만든 '이것'…우크라 전자전서 빛 냈다[월드콘]
[편집자주] 전세계에서 활약 중인 '월드' 클래스 유니'콘', 혹은 예비 유니콘 기업들을 뽑아 알려드리겠습니다. 세상에 이런 게 있었나 싶은 기술, 이런 생각도 가능하구나 싶은 비전과 철학을 가진 해외 스타트업들이 많습니다. 이중에서도 독자 여러분들이 듣도보도 못했을 기업들을 발굴해 격주로 소개합니다.
방해전파의 근원지를 타격하는 게 방해전파를 끊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지만 쉽지 않다. 전파방해를 받는 쪽에서는 통신장애가 단순 장애인지 아니면 방해전파 때문인지 분간하기 어렵다. 방해전파는 근처에 적이 있다는 뜻이므로 이를 분간하는 것은 생존 문제와 직결된다.
방해전파의 근원지를 찾는 것은 더 어렵다. 레이시온 테크놀로지스, L3해리스 등 기존 군수업체들이 관련 장비를 공급하기는 하나 부피가 크고 가격이 수백만 달러(수십억원)에 달해 전장에서 운용하기에 부담스럽다.
알렉스 울프, 벤 하프, 아이작 스트룰은 2020년 8월 하버드대학 재학 중 창업한 무선통신 모니터링 스타트업 '디스트리뷰티드 스펙트럼'을 통해 이 문제 해결에 나섰다. 기존 장비보다 훨씬 저렴하고 활용성 높은 전파방해 탐지기를 개발한 것.
세 창업자는 지난 19일(현지시간) 공개된 미디엄 인터뷰에서 "전차 운용을 예로 들자면 (전차 내) 무선장치 고장이 단순 오작동이 아니라 적의 방해전파 때문임을 알려주는 시스템이 이미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런데 그런 시스템은 존재하지 않았다"며 "전투요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전파방해 문제에 대한) 상황 파악이 전반적으로 부족해 (생존에) 즉각적인 위협이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했다.
디스트리뷰티드 스펙트럼 장비는 시중 태블릿PC 정도 크기에 무게는 1kg 안팎이라 어디든 설치 가능하다. 제작비는 1500~2000달러(220만~300만원)로 기존 장비보다 훨씬 저렴하다.
지난 18일 포브스에 따르면 해당 장비는 미 특수부대는 물론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성능을 검증했다고 한다. 우크라이나 측 드론에 장비를 장착해 러시아 군의 방해전파 장치를 추적하고 매복 병력을 발견하는 데 기여했다고 한다.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미군을 지휘했던 예비역 장성 스탠리 매크리스털은 "이전에 전혀 대처할 수 없었던 문제에 대처할 수 있게 될 것"이라는 호평을 남겼다.
회사는 지난해 국방부와 미 정보기관으로부터 700만 달러 규모 계약을 수주했다. 19일 회사가 전한 바에 따르면 방산 전문 투자사 실드캐피탈, 소프트웨어 개발 플랫폼 깃허브 CEO(최고경영자) 출신 넷 프리드먼이 주도한 첫 투자모금에서 2500만 달러가 모금됐다.
최근 회사는 드론이 접근하면 경보를 울리는 병사용 휴대장치, 광범위한 지역을 대상으로 무선통신 활동을 관측해 적 매복 여부를 탐지하는 감시장치 등으로 제품군을 늘렸다.
세 사람이 처음부터 군수장비 개발을 목표했던 건 아니다. 원래는 통신회사들이 주파수 간섭으로 인한 통신 문제를 겪지 않도록 돕는 전파 모니터링 장비를 개발할 계획이었다. 울프의 졸업논문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개념인데, 2021년 델 테크놀로지스와 미 육군이 파트너로 참여한 소프트웨어 대회에서 최우수작으로 뽑힌 것을 계기로 개발 방향을 틀었다.
하프는 2022년 하버드 학보 인터뷰에서 "(대학에서) 컴퓨터과학과 프로그래밍을 배울 때만 해도 기업가적 야망은 전혀 없었다"며 "내가 해결하고 싶은 문제에 대해 배우는 과정에서 (꿈이) 생겨났다"고 했다.
울프는 태평양을 무대로 벌어지는 미·중국 갈등에서 회사 기술이 빛을 발할 것으로 기대한다. 중국은 지난 1월 드론 항모를 진수하는 등 드론 관련 전력을 대폭 증강하고 있다. 울프는 포브스 인터뷰에서 "태평양 일대 여러 국가들에게 (현대 전자전 전략을) 한 번에 이해시킬 방법은 없다"며 "유일한 해법은 (전자전 전략을) 자동화하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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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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