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이 불길함을 느낀 날, 사고가 터졌다… 이숭용 낙담하지는 않는다, SSG 미래에 기대를 건다

김태우 기자 2025. 3. 22.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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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른쪽 햄스트링 부상으로 개막 엔트리 승선이 불발된 최정 ⓒSSG랜더스
▲ 최정의 빈자리를 메울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는 박지환 ⓒSSG랜더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오늘 경기 할 수 있을까요?”

3월 17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KIA와 SSG의 시범경기 마지막 2연전 첫 경기를 앞두고 많은 관계자들은 ‘취소’를 예감하고 있었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날 광주 지역은 오후 3~4시까지 체감 온도가 섭씨 5도 이하에 머물렀다. 하필이면 야간 경기 적응 대비로 개시 시간을 오후 6시로 잡아놓은 날이었다. 이범호 KIA 감독은 “날이 좋을 줄 알고 6시로 잡았는데…”라며 추운 날씨에 걱정을 드러냈다.

경기장에 도착한 SSG 선수들의 의견도 다르지 않았다. 김성현과 캐치볼을 하던 최정은 “오늘 경기 할 수 있을까요?”라고 걱정을 드러냈다. 산전수전을 다 겪은 이 베테랑 또한 이날은 경기를 할 수 있는 날씨가 아니라는 것을 직감하고 있었다. 해가 떠 있을 때는 그래도 낫지만, 해가 완전히 지는 야간 경기는 하기 어려웠다. 최정은 평소보다 더 많은 캐치볼을 하고 훈련에 들어갔다.

이날 경기는 한파로 생각보다 일찍 취소됐다. 하지만 SSG 선수들은 경기장에서 훈련을 소화했다. 훈련을 시작한 시점에는 경기 취소가 결정되지 않았고, 이왕 경기장에 나온 김에 가볍게 몸을 풀고 들어가자고 했다. 그러나 최정이 이날 다쳤다. SSG는 최정이 17일 경기에 앞서 수비 훈련을 하다 오른쪽 햄스트링을 다쳤다고 공식 발표했다. 18일과 19일 두 차례 검진을 받았는데 모두 부분 손상(그레이드 1) 진단을 받았다.

다행히 장기 결장을 요구하는 수준의 부상은 아니다. SSG는 “통증은 가라앉은 상태”라고 부연했다. 하지만 개막 엔트리 승선은 불발됐고, 3월 말 재검진 일정이 잡혀 있다. 재검진을 받으면 정확한 재활 기간을 알 수 있을 전망이다. 빠르면 4월 초 복귀도 가능하다는 희망적인 분석도 있지만, 모든 것은 예상일 뿐이다. 긍정적인 시나리오, 부정적인 시나리오가 모두 있다.

가뜩이나 외국인 에이스로 기대를 모았던 미치 화이트가 캠프 도중 햄스트링 부상으로 빠져 전력 손실이 큰 SSG다. 캠프 성과가 좋아 시즌 초반부터 달려보고자 했던 계획에 노란불이 켜졌다. 그런데 여기에 팀의 간판 타자이자 팀에서 가장 좋은 득점 생산력을 자랑하는 최정까지 빠지면서 시즌 초반 레이스가 힘겨워졌다.

최정의 상태는 심각한 것은 아니다. 선수가 느끼는 불편함이 크지는 않다. 3월 말 예정된 재검진에서 괜찮다는 판정이 내려지면 기술 훈련과 퓨처스리그 1~3경기를 치르고 올라올 수 있다. 빠르면 4월 첫째주 복귀가 가능하다. 다만 이숭용 감독은 재발이 우려되는 부위인 만큼 최대한 완벽하게 몸을 만든 뒤 복귀를 시킨다는 계획이다.

이숭용 SSG 감독은 22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릴 예정인 두산과 시즌 개막전을 앞두고 최정에 대해 “나는 최대한 완벽하게 천천히 오는 게 더 좋을 것이라 생각한다. 나도 현역 시절에 당해봤지만 마음이 급해서 빨리 오면 또 다른 부위에 (무리가) 오는 경우가 많더라”면서 “정이가 또 방에 찾아와서 ‘죄송합니다, 책임감을 많이 느낍니다’라고 이야기하는데 완벽하게 천천히 돌아왔으면 좋겠다. 와서는 이제 아프면 안 되는 것”이라고 인내할 뜻을 드러냈다.

▲ 이숭용 감독은 박지환의 준비 태세를 믿으면서 본인에게 찾아온 기회를 잘 살릴 것이라 기대했다 ⓒSSG랜더스

한편 최정의 빈자리는 올해 다방면에서 활용하며 최대한 많은 출전 경기 수를 챙겨준다는 구상을 한 2년 차 내야수 박지환이 당분간은 주로 메울 가능성이 높다. 이숭용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최정이 지명타자로 뛸 때는 3루, 박성한의 휴식 시간이 필요할 때는 유격수로 박지환을 투입한다는 구상을 가지고 있었다. 지명타자, 그리고 간혹 우익수 출장까지 배제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다만 최정의 부상으로 당분간 박지환의 포지션은 3루로 굳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감독도 박지환의 성장세에 주목하며 큰 기대를 걸었다. 이 감독은 “정이가 부상을 입은 것은 제일 안타까운 일이다. 어떻게 보면 승패와 직결된 부분”이라면서도 “그래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박지환이 가을 캠프 때부터 3루 수비를 계속 준비해 왔다. 빛을 발하지 않을까 기대를 하고 있다. 지환이도 준비를 잘 했다. 또 공수에 주루까지 할 수 있는 친구다. 좋은 기회니 본인이 잘 잡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SSG는 화이트와 최정이 모두 빠진 상태다. 이 감독은 타선에서는 하재훈, 마운드에서는 김건우에게 기대를 걸었다. 하재훈은 미국 캠프 당시 가장 좋은 타격감을 보인 선수였다. 오키나와 2차 캠프에서 부상을 당해 조기 귀국했지만 다시 타격감을 끌어올리는 과정이다. 김건우의 경우는 당장은 불펜에서 활용하지만, 화이트가 복귀하는 시점에서는 선발도 고려할 것이라 이야기했다. 김건우의 컨디션, 5선발 경쟁 자원들의 컨디션을 두루 보고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이 감독은 “김건우는 (지금은) 최대한 앞에 붙일 것이다. 원 플러스 원 개념이다. 건우는 화이트가 돌아오면, 구위가 좋고 괜찮으면 선발로도 고민을 하고 있다. 언젠가는 선발에 들어가게끔 만들 것이다. 충분히 그런 자질이 있다고 본다. 다만 지금은 팀 사정상 불펜 쪽에 조금 비중을 두고 있는데 화이트가 돌아오면 조금씩 바뀔 수 있다”고 예고했다.

한편 SSG는 개막전을 맞이해 최지훈(중견수)-정준재(2루수)-에레디아(좌익수)-한유섬(지명타자)-이지영(포수)-박성한(유격수)-하재훈(우익수)-고명준(1루수)-박지환(3루수) 순으로 타순을 짰다. 선발은 드류 앤더슨이다. 이 감독은 앤더슨의 투구 수로 90개 정도까지 생각한다면서, 경기 양상에 따라 이기고 있으면 필승조 투입이 빨라질 수 있다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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