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바겐세일" 토허제 재지정 잠실 매물 쏟아져… 집주인들 패닉

이남의 기자 2025. 3. 22.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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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서울시가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 소재 아파트 2200개 단지에 '갭투자'를 막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적용키로 하면서 부동산 시장이 혼란에 빠졌다.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로 큰 수혜를 입었던 잠삼대청(잠실·삼성·대치·청담동) 지역은 집주인들이 호가를 1억~3억원 가량 낮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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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후 서울 중구 남산공원에서 아파트가 보이고 있다./사진=뉴시스
정부와 서울시가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 소재 아파트 2200개 단지에 '갭투자'를 막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적용키로 하면서 부동산 시장이 혼란에 빠졌다.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로 큰 수혜를 입었던 잠삼대청(잠실·삼성·대치·청담동) 지역은 집주인들이 호가를 1억~3억원 가량 낮추고 있다. 오는 24일부터 토지거래허가구역 규제가 시행되기 때문에 매도를 서두르려는 집주인들이 늘어 매물이 급증하는 모습이다.

22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강남3구와 용산구 소재 아파트의 매물 호가가 내려가고 있다.

송파구 잠실동 엘리트(엘스·리센츠·트리지움) 아파트는 전용 84㎡ 기준 호가를 30억원에 27억원으로 하루 만에 3억원 낮춘 매물도 등장했다. 엘스 아파트는 지난달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에 따른 수혜 단지로 꼽히며 30억5000만원에 신고가로 거래가 체결되기도 했다.

규제 완화의 또 다른 수혜 단지였던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와 도곡렉슬 등 아파트도 3·19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호가가 1억5000만원~2억원가량 내린 매물이 등장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 주택 매수 시 2년간 실거주 의무가 적용된다. 전세를 끼고 주택을 사는 '갭투자'가 원천 차단되는 셈이다. 집을 팔아야만 하는 집주인 입장에서는 이번 규제가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다.

송파구 잠실동 A공인중개사는 "기존 주택을 처분하지 못한 집주인들이 이번주말 급하게 호가를 낮춰 매도하는 분위기"라며 "토지거래허가구역 규제로 제 날짜에 집을 팔지 못할까 우려하는 집주인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 발표 전 매매계약을 체결한 매수자는 계약을 취소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 매매계약을 한 매수자 입장에서는 '상투를 잡았다'는 생각이다. 잠실동 B공인중개사는 "위약금을 물더라도 계약을 취소하고, 내려온 가격으로 계약하는 게 이득이라고 판단하는 매수자가 늘고 있다"며 "규제가 본격 시행되기 전까지 계약을 체결하려는 집주인들의 움직임이 가팔라지며 매물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20일 강남3구와 용산구 아파트 매물은 2만4646개로 지난 18일(2만4461개) 대비 0.7% 늘었다. 특히 송파구는 이날 매물이 6808개로 지난 18일(6640개) 대비 2.5% 늘며 25개 자치구 중 증가폭이 가장 컸다.

토지거래허가제의 효과를 두고 단기적으로 가격 조정과 거래 감소 현상이 이어질 수 있지만 절대적인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결국 가격 상승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양지영 신한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 수석은 "잠실·삼성·대치·청담동의 아파트 시장은 2020년 6월 토지거래허가구역에 지정된 이후 가격은 오히려 상승했지만, 거래량은 반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토지거래허가제는 실거주 의무 부과와 자금조달계획서 제출 등 복잡한 절차로 인해 거래 자체를 위축시키는 구조적 한계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남의 기자 namy8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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