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비싸도 서울행”… 인천청년 유출 심각

박귀빈 기자 2025. 3. 22.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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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값 부담이 커도 직장이 가까운 서울에서 살래요."

인천에 사는 청년들이 서울 등 타 지역으로 떠나고 있다.

지역 안팎에선 양질의 일자리를 발굴하거나 생활 환경 인프라를 개선하는 등 청년들이 인천에 정착하고 살 수 있는 선순환 구조로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또 인천은 20대 청년의 비정규직 비율이 높고, 전국 평균 대비 낮은 임금, 긴 노동시간 등의 열악한 노동 환경이 이 같은 청년 유출에 한 몫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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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인구 증가比 생산연령인구 감소
취업 가능성·임금 격차로 ‘서울행’ 선택
지역 안팎선 베드타운 전락 우려 목소리도
‘살고싶은 도시 만드는 정책’ 마련 시급
해가 저물어 가는 저녁, 강남역 일대는 퇴근을 맞은 사람들로 붐비기 시작한다. 하루 일과를 마친 이들의 피로가 공기 중에 묻어나는 듯하다. 경기일보DB


“집 값 부담이 커도 직장이 가까운 서울에서 살래요.”

#1. 인천 서구에 사는 허경욱씨(26)는 벌써 3년째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서울의 직장까지 3시간씩 걸려 출퇴근을 한다. 퇴근을 해도 일상은 없다. 약속도 잡지 못하고 집에 오면 씻고 자기 바쁘다. 허씨는 “집에 도착하면 오후 9~10시이고, 야근까지 하는 날엔 피곤해서 씻고 바로 기절한다”며 “개인 시간이 아예 사라진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일상이 너무 지쳐간다”며 “집이 작아지고 월세를 더 주더라도 직장이 있는 서울로 이사를 계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 인천 미추홀구의 양동하씨(25)는 최근 서울 강남으로 이사를 선택했다. 비록 월세만 100만원이 넘지만, 매일 왕복 3시간 출·퇴근하는 것보다는 이득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양씨는 “나중에 이직까지 고려했을 때 서울에서 사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했다”며 “서울은 취업 뿐만 아니라 여가생활을 즐기기에도 좋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인천에 사는 청년들이 서울 등 타 지역으로 떠나고 있다. 지역 안팎에선 양질의 일자리를 발굴하거나 생활 환경 인프라를 개선하는 등 청년들이 인천에 정착하고 살 수 있는 선순환 구조로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22일 인천시에 따르면 인천의 인구는 지난 2018년 295만5천명에서 2023년 300만명 돌파, 현재 311만명으로 꾸준하게 늘어가고 있다.

그러나 연령대별 인구 분석 결과, 청년 등 생산연령인구는 계속해서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의 18~39세 청년 인구는 지난 2018년 91만4천200명, 2020년 86만7천154명, 2022년 83만7천218명, 2024년 82만4천956명 등으로 감소하고 있다. 7년 동안 인천의 인구는 15만명이 늘었지만, 반대로 10만명의 청년이 인천을 떠난 것이다.

특히 이 같은 청년 유출은 원도심을 중심으로 심각하다. 남동·동·계양구 등 원도심 지역 청년들은 직장을 따라 서울·경기지역으로 빠져나가거나, 송도·청라·영종·검단 등 신도심으로 떠났기 때문이다.

시는 이 같은 청년 유출의 원인은 취업, 교육격차, 생활 인프라 등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 가운데 서울·경기지역이 취업의 가능성이나 기업의 규모, 임금 등이 인천보다 유리하다고 판단해 떠나기 때문이다. 또 인천은 20대 청년의 비정규직 비율이 높고, 전국 평균 대비 낮은 임금, 긴 노동시간 등의 열악한 노동 환경이 이 같은 청년 유출에 한 몫하고 있다.

허진욱 숙명여자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청년들이 선호하는 일자리는 서비스업이나 기술 진보 제조업 등인데, 인천은 저숙련 제조업 중심이라 기피 현상이 심하고 이 같은 현상이 청년 유출을 심화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인천은 신도심의 경우 베드타운 성격이 강하고, 원도심은 열악해 청년들이 머무르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기본적인 일자리 문제부터 주거 문제, 생활 환경 문제 등 청년들의 정주 환경 및 인프라 개선을 통해 지역 안에서 인재가 양성되고, 일자리를 찾아 정착하며 지역발전에 기여하는 정착 선순환 구조로 만들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들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박귀빈 기자 pgb0285@kyeonggi.com
장민재 기자 ltjang@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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