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무슨 날벼락인가’ 개막 전날 다승왕이 다쳤다! 아비규환 두산 선발진, 1차지명 잠수함이 구세주 될까
[OSEN=이후광 기자] 이게 무슨 날벼락인가. 그 어느 때보다 완벽한 시즌 준비를 자부한 두산 베어스가 개막을 하루 앞두고 토종 에이스이자 3선발이 부상 이탈하는 초대형 악재를 맞이했다. 대안은 5선발 경쟁에서 탈락한 최원준인데 곽빈이 돌아올 때까지 12승을 거뒀던 2021시즌의 경기력을 보여줘야 한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관계자는 지난 21일 오후 KBO리그 2025시즌 개막 엔트리 발표와 함께 다승왕 출신 토종 에이스 곽빈의 부상 이탈 비보를 전했다.
두산 관계자는 “곽빈이 퓨처스리그에서 투구 도중 좌측 옆구리에 통증을 호소했다”라며 “병원 검진 결과 내복사근 부분 손상 진단을 받았다”라고 밝혔다.
오는 25일 수원 KT 위즈전 선발 등판이 예정됐던 곽빈은 지난 19일 퓨처스리그 고양 히어로즈전에서 최종 모의고사를 치렀다. 5이닝 동안 18타자를 상대하며 1피안타 6탈삼진 3사사구 무실점 69구 호투를 선보였는데 최고 구속 149km 직구 아래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변화구를 곁들이며 개막 후 세 번째 경기 출격 준비를 마쳤다.
불운하게도 부상은 이날 경기 도중 발생했다. 고양 타선 상대 투구를 펼치다가 좌측 옆구리에 통증을 느꼈고, 20일 병원 정밀 검진에서 내복사근이 부분 손상됐다는 청천벽력 같은 진단 결과를 접했다. 내달 초 재검진 일정이 잡히면서 곽빈은 빨라도 4월 중순은 돼야 전열에 합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승엽 감독은 1, 2차 스프링캠프를 통해 콜어빈-잭로그-곽빈-최승용-김유성으로 이어지는 5선발 로테이션을 확정했다. 역대급 외국인투수 듀오로 평가받는 콜어빈, 잭로그가 원투펀치를 맡고, 지난해 다승왕을 거머쥔 곽빈이 토종 로테이션의 중심을 잡는 밑그림을 그렸다. 더불어 곽빈을 향한 엄청난 신뢰를 드러내면서 그에게 일찌감치 25일 수원 KT전 등판을 통보했다. 곽빈은 지난해 KT 상대 6경기 5승 무패 평균자책점 1.51을 남긴 마법사 킬러였다.
그러나 개막을 하루 앞두고 3선발이 전열에서 이탈, 플랜B 가동이 불가피해졌다. 하필이면 토종 에이스의 옆구리가 찢어지면서 선발진 전력 약화 또한 불가피해진 상황. 이승엽 감독은 곽빈의 스태미나를 믿고 다음주 25일 KT전과 30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 주2회 등판을 계획했는데 졸지에 당장 다음주 선발 두 자리에 구멍이 생겼다. 곽빈이 4월 중순 복귀한다는 가정 아래 다음주를 비롯해 최소 6차례 선발진 한 축을 맡을 투수가 필요해졌다.
현 시점에서 1순위 대안은 김유성과 5선발 경쟁에서 밀려난 최원준이다. 곽빈 이전에 토종 에이스를 맡았던 최원준은 절치부심을 외치며 비시즌 사비를 들여 미국 아카데미에 다녀왔고, 시범경기에서 2경기 1승 무패 평균자책점 1.29로 땀의 결실을 맺었지만, 김유성과 구위 싸움에서 밀려 선발진 진입에 실패했다. 이승엽 감독은 2군서 훈련 중인 최지강 대신 최원준을 필승조로 기용하는 플랜도 구상했는데 곽빈의 이탈로 선발 복귀할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인 건 최원준이 기량이 부족해 5선발 경쟁에서 밀려난 게 아니었다는 것이다. 팔 각도를 수정하고, 구속을 끌어올리는 등 지난해보다 발전된 모습을 보였음에도 더 강한 경쟁자의 등장으로 5선발 보직을 차지하지 못했다. 다시 말해 최원준이 곽빈의 대체자 역할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다는 의미다.
두산 캡틴이자 주전 포수 양의지는 미디어데이에서 “(김)유성이 구위가 좋았지만, (최)원준이도 너무 좋았다. 감독님이 진짜 머리가 아프셨을 거 같다. 최원준도 구속을 147km까지 끌어올린 상태라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거로 본다”라고 긍정적인 시선을 드러냈다.
한편 두산은 최원준과 더불어 필승조 홍건희도 우측 팔꿈치 내측인대 손상 진단을 받아 개막 엔트리 합류가 불발됐다. 지난 16일 투구 훈련 도중 팔꿈치를 다친 홍건희는 곽빈과 함께 내달 초 재검진 일정이 잡혔다. 앞문에 이어 뒷문까지 100% 전력 가동이 어려워진 두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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