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1강' KIA· '선발 왕국' 삼성에 안 밀리네…'슬로' 꼬리표 뗀 마법사, 선발진 위용 남다르다
[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KT 위즈가 '디펜딩 챔피언' KIA 타이거즈와 '선발 왕국' 삼성 라이온즈의 대항마로 떠올랐다. 두 팀에 밀리지 않는 막강한 선발진을 구성했다.
2025시즌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를 꼽자면 역시 KIA다. KIA는 지난해 87승 2무 55패를 기록, 승률 0.613으로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다. 기세를 몰아 한국시리즈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격파, 대망의 'V12'를 달성했다.
올해도 KIA가 '절대 1강'으로 꼽힌다. '38홈런-40도루' 김도영을 필두로 압도적인 타선이 건재하며, 비시즌 '국가대표 마무리' 조상우를 영입하며 화룡점정을 찍었다.
또한 리그 최강의 선발진을 구축했다는 평이다. 제임스 네일-양현종-애덤 올러-윤영절-김도현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꾸렸다. 황동하가 비상시 임시 선발로 투입되며, 시즌 중반 이의리까지 합류한다.
삼성도 '선발 왕국'에 도전장을 냈다. 아리엘 후라도-데니 레예스-원태인-최원태로 황금 4선발을 꾸렸다. 5선발도 좌완 이승현으로 막강하다. 다만 레예스가 원태인이 부상으로 3월 말 복귀 예정이다. 빈자리는 좌완 백정현과 우완 김대호가 채운다. 삼성 역시 양과 질 모두 KIA에 뒤지지 않는다. 원태인은 "저희 선발진은 정말 최고라고 자부한다. 이닝을 먹어줄 수 있는 선발투수들을 5선발까지 다 갖췄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두 팀의 대항마로 KT가 꼽힌다. KT는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윌리엄 쿠에바스-고영표-소형준-오원석으로 5선발을 구성했다. 선발진의 이름값과 실적 모두 KIA 삼성에 밀리지 않는다.
헤이수스와 쿠에바스는 설명할 필요가 없는 자원이다. 헤이수스는 지난 시즌 '최하위' 키움에서 탈삼진(178개) 2위, 다승(13승) 3위, 이닝(171⅓) 5위, 평균자책점(3.68) 7위에 오른 특급 좌완이다. 쿠에바스는 KT에서 벌써 7번째 시즌을 맞이한다. 2021년 타이 브레이커를 비롯해 중요한 순간 '빅게임 피쳐'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지난 시즌은 7승 12패 평균자책점 4.10으로 주춤했지만, 유일하게 풀타임 선발투수로 KT의 중심을 잡았다.
토종 선발진도 화려하다. 고영표는 명실상부 팀의 '토종 에이스'다. 2024년은 부상에 시달리며 6승 8패 평균자책점 4.95에 그쳤다. 부상을 털어내고 신무기 '커터'와 함께 명예 회복에 나선다. '신인왕 출신' 소형준도 토미 존 수술을 마치고 선발로 복귀한다. 시범경기부터 토종 투수 중 유일하게 평균자책점 '0'을 기록, 성공적인 복귀를 예고했다.
키는 5선발 오원석이다. KT는 우완 파이어볼러 김민을 내주고 SSG 랜더스로부터 오원석을 데려왔다. 김민은 지난 시즌 21홀드를 챙기며 마침내 유망주 꼬리표를 뗐다. 김민을 내주더라도 좌완 선발 목마름을 채우겠다는 의지가 더욱 컸다. 이강철 감독은 "10승은 하지 않겠어요?"라는 말로 기대감을 드러냈다. 주전 포수 장성우는 "오원석이 10승 하면 우승합니다"라고 호언장담했다.
시범경기에서 KT는 6승 1패로 1위를 차지했다. 오랜만에 주전 선수의 부상 없이 정규시즌에 돌입한다.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던 '슬로 스타터'라는 오명 아닌 오명을 벗어던질 기회다.
다만 팀 내에서 '슬로 스타터'는 금기어라고 한다. 앞서 장성우는 "선수들끼리 매년 '초반부터 치고 나가야 된다'고 한다. 이렇게 하면 계속 지더라. 중반쯤 돼서 감독님이 '편하게 해라. 부담 갖지 말고'라고 하면 꼭 올라간다"며 "감독님도 그 이야기 이번 캠프 때는 절대 안 꺼내셨다. 선수들끼리도 이야기 거의 안 한다"라고 설명한 바 있다. 하지만 팀 내에도 좋은 전력을 만들었다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다. 올해는 더욱 높은 곳을 노려볼 법하다.
KT는 6년 연속 가을야구에 도전장을 냈다. 선발진이 기대만큼 활약한다면 그 이상까지 바라볼 수 있다. KT가 KIA, 삼성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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