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눈 올 때 던져본 경험 있어요” 눈발 날리는 첫 1군 등판에서 5이닝 2실점으로 호투한 삼성 레예스

삼성 데니 레예스가 30일 잠실 두산전에 선발등판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5이닝 2실점으로 시즌 첫 등판에서 승리투수가 됐다. 잠실｜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삼성 라이온즈가 부상에서 복귀한 외국인투수 데니 레예스(29)를 앞세워 올 시즌 첫 위닝시리즈(3연전 기준)를 챙겼다.

삼성은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원정경기에서 선발투수 레예스의 5이닝 3안타 1홈런 무4사구 5탈삼진 2실점 호투를 발판 삼아 3-2로 이겼다. 이로써 삼성은 두산과 주말 3연전을 2승1패 위닝시리즈로 마치며 시즌 5승(3패)째를 수확했다.

레예스는 일본 오키나와 2차 스프링캠프 도중 오른쪽 발등에 심한 통증을 느꼈다. 정밀 검진 결과 피로골절이 발견돼 일찍 한국으로 넘어왔다. 국내 병원에서 다시 정밀 검진을 받았고, 다행히 2주 치료 후 복귀가 가능하다는 소견을 들었다. 재활에 몰두해 부상에서 완쾌된 뒤에는 퓨처스(2군)팀에서 시즌 준비를 다시 시작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이날 경기에 앞서 “레예스가 5이닝 정도 던져주면 베스트다. 이틀간 불펜을 아낀 만큼 레예스 이후 불펜을 총동원해 승부를 보겠다”고 밝혔다.

레예스는 5회까지 실점을 최소화하며 팀이 3-2로 앞선 가운데 마운드를 내려왔다. 직구(14개) 최고 구속은 시속 147㎞로 최상이 아니었지만 슬라이더(21개), 컷패스트볼(12개), 싱커, 체인지업(이상 10개) 등 다양한 구종을 섞어 두산 타선을 막았다. 60~65개의 공으로 5이닝 정도를 던지기로 한 계획에 맞춰 제 몫을 다했다.

삼성 타선은 일찌감치 점수를 뽑아내며 레예스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1회초 무사 1·3루서 구자욱이 선제 1타점 좌전적시타를 터트렸다. 1-0으로 앞선 3회초에는 무사 2·3루서 이재현의 2타점 좌전적시타로 3-0을 만들었다. 3-2로 앞선 6회말부터 배찬승~이재희~임창민~김재윤이 나란히 1이닝 무실점으로 역투한 덕에 짜릿한 1점차 승리를 거뒀다.

레예스는 경기 후 “이렇게 경기를 할 수 있다는 점이 좋고, 팀이 좋은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는 결과는 만들어낸 것도 만족스럽다”고 시즌 첫 등판 소감을 밝혔다. 눈까지 내린 쌀쌀한 날씨에도 늠름하게 마운드를 지킨 그는 “미국에서도 한 차례 눈이 올 때 등판한 기억이 있다. 2019년 포틀랜드에서 그랬던 것 같다”며 “지난해 많은 경험을 한 덕분에 날씨 등 큰 어려움은 없었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마운드에 오르면 지난해처럼 팀이 승리하고,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내가 가진 100%를 다하겠다”며 “마지막 목표는 리그 최고의 투수가 되는 것”이라고 다짐했다. 지난해(11승4패·평균자책점 3.81)보다 더 나은 성적을 거두고 싶은 강렬한 의지가 묻어났다.

잠실｜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