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가상화폐 세탁 기업 '제재 해제'…美 결정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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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재무부가 북한 해커들이 가상화폐를 세탁하는 데 이용한 블록체인 서비스업체에 대한 제재를 미국 무부가 해제했다.

미 재무부는 21일(현지시간) 토네이도 캐시에 대한 경제 제재를 해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사법당국이 가상화폐 송·수신자 정보를 추적할 수 없도록 숨겨 사실상 세탁할 수 있도록 하는 믹싱 서비스를 북한 정찰총국과 연계된 해커조직 '라자루스 그룹' 등 범죄 집단에 제공한 혐의로 2022년 토네이도 캐시에 대한 제재를 결정한 지 3년 만이다.

재무부의 이번 결정은 제재를 철회하라는 미국 법원의 판결을 수용한 조치다. 재무부의 제재 조치 이후 토네이도 캐시 사용자들은 법원에 제재가 부당하다고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1심에선 재무부의 손을 들어줬다가 지난해 11월 2심에서 제재 철회를 판결했다.

재무부는 "진화하는 기술 및 법적 환경에서 일어나는 금융 및 상업 활동을 상대로 한 금용제재의 사용이 제기하는 새로운 법적 및 정책적 문제에 대한 행정부의 평가를 근거로 제재 해제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재무부는 다만 이번 제배 해제가 북한의 가상화폐 탈취 등 악의적인 사이버 활동에 대한 제재 의지 약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재무부는 특히 "북한 정권의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필요한 자금 조달 능력을 제한하기 위해 제재를 이행하는 데도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무부에 따르면 북한 정찰총국과 연계된 라자루스 그룹은 2022년 3월 로닌 네트워크에서 훔친 4억5500만달러, 2022년 6월 호라이즌 브리지에서 해킹한 9600만달러, 2022년 8월 노마드에서 탈취한 780만달러 등의 가상화폐 자금을 세탁하고 자금 흐름을 숨기는 데 토네이도 캐시를 이용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재무부의 제재가 이런 서비스를 악용하는 개인과 단체를 넘어 서비스 자체를 금지하는 데까지 이어져선 안 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법정에서는 토네이도 캐시가 사용하는 프로그램 중에 사람의 개입 없이 컴퓨터 코드에 따라 자동으로 실행되는 '스마트 계약' 프로그램이 재무부가 제재할 수 있는 '재산'에 해당하는가가 쟁점이 됐다.

2심 법원은 스마트 계약 프로그램이 누구나 사용할 수 있고 누구도 코드를 수정하거나 통제할 수 없어 누구도 소유할 수 없기 때문에 재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재무부의 제재 권한 사안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판결 이후 미국 정부의 제재 관련 법규가 블록체인 기술과 탈중앙화 금융 환경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뉴욕=심재현 특파원 urme@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