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최대위기…"갭투자 표심 따르다 패착"[지지율대책회의]
■ 진행 : 김광일 기자
■ 대담 : 이동학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장예찬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이기인 개혁신당 수석최고위원
더 예민해진 국민의힘
◇ 김광일> 그런가 하면 국민의힘도 '낮에는 탄핵 반대하지만 밤에는 조기 대선 준비한다' 이런 얘기들 많이 했잖아요. 그러다가 탄핵 선고가 예상보다 밀리면서 대선 준비 일정에 당황스러워하는 것 같아요.
◆ 장예찬> 스톱 됐어요. 2주 전까지만 해도 차기 주자를 돕는 측근들이 저한테도 많이 연락 왔어요. 도와달라거나 방송에서 우호적인 메시지를 방송에서 내달라거나… 근데 대통령 구속 취소되고 한 1~2주 전부터는 그분들의 움직임이나 외부 활동 이런 게 급격히 줄어든 거죠. 제 주변에 다른 선배들이나 이런 사람들도 연락 많이 받고 막 움직이고 하다가, 그런 게 굉장히 조심스러워졌고요. 또 권성동 원내대표가 공식적으로 "우리 의견은 탄핵 반대다"라고 했잖아요. 그동안 지도부는 탄핵 찬반에 선을 그어 왔거든요. 그런데 지도부 공식 입장이 딱 나와버린 거예요. 그러니까 굉장히 신중하려고 노력했던 쌍권 지도부마저도 탄핵 반대에 힘을 실었다.
◇ 김광일> 국민의힘 안에 여러 흐름들이 있는데, 탄핵 선고가 예상보다 뒤로 밀리면서 국민의힘에서도 전략 수정 혹은 당황해하고 있는 움직임들이 있더라(고요).
◆ 장예찬> 그러니까 그게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각 후보별, 그러니까 뭐 잠룡인지… 요새 국민의힘과 보수 지지자들은 '잡룡'이라는 단어를 씁니다. "너네가 뭔 잠룡이냐, 너는 지렁이다. 잡룡이다"
◆ 이기인> '잠'이 미음이 아니라 비읍이다?
◆ 장예찬> 그 표현을 내가 쓰는 게 아니라 보수 지지자들이 써요. 그 정도로 지금 차기니 뭐니 조기 대선 국면에, 보수층의 정서가 싸늘한 거예요. 잡룡들이다. 그 잠룡이든 잠룡이든…
◆ 이기인> 아니 그게 아니라 지렁이라고 했어, 지렁이. (웃음)
◆ 장예찬> 그러니까 그 캠프의 움직임들 자체가 많이 줄어든 건 사실이고, 김광일 기자가 말한 것처럼 낮에는 '탄핵 반대' 하다가 밤 되면 '야 그래도 이거 인용되겠지' 하던 분위기가 국민의힘 내부에 있었어요. 의원들 사이에. 그런데 이제는 그 밤 분위기가 "어? 이러다 진짜 기각도 되겠는데? 기각도 될 수 있는 거 아니야? 기각도 좀 준비해야 되는 거 아니야?" 하는 사람들이 좀 늘어나긴 했어요.
◇ 김광일> 전보다 늘어났다.
◆ 이기인> 기간이 길어지니까. 아니 역대급으로 길어지고 있는 건 맞잖아요.
◆ 이동학> 김치국 막 계속 나눠주고 있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이고.
◇ 김광일> 그리고 이제, 그러니까 어쨌든 대선을 준비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집권 여당으로서 이게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여러 리스크들이 사실 노출이 되는 거잖아요. 민감 국가라든지 이런 것들을 보면, 정부가 제 역할을 못하는 지점들이 있었을 때 결국 집권 여당으로서 타격은 우리가 받는 거 아니냐, 대선 준비하는 입장에서도 좀 부담된다, 뭐 이런 얘기들이 또 들리고요. 이게 길어지면서 사실은 더 우리가 주목해 볼 만한 날카로운 지점들은 그거 같아요. 주자별로, 그러니까 특히 국민의힘 주자들 사이에서도 입장의 변화가 보이는 주자들.
◆ 장예찬> 오세훈 서울시장, 제일 대표적이죠.
◆ 이기인> 오세훈 서울시장은 입장 변화가 아니라, 스스로 지금 나락 가고 있는 것 같은데, 토지거래 허가제는 진짜 너무 'X볼'을 너무 심하게 찼어요.
◇ 김광일> 유승민 전 의원도 "탄핵 찬성한다, 하지만 내부 총질은 안 된다" 한동훈 전 대표도 "탄핵 반대 지지자들의 애국심을 존경한다" 뭐 이런 얘기를 하는 걸 보면 말씀하신대로 미묘한 톤 조절이 보이는 것 같고요.
"핸드폰 8대가 결백 증거" VS "검찰과 내통했나"
◇ 김광일> 오세훈 시장 제일 큰 뉴스는 사실은 압수수색이었어요. 명태균 건으로.
◆ 장예찬> 저는 이거 크지 않다고 봐요. 일관되게 확인을 갖고 있어요. 그런 식이면 방금 나온 속보. 김종인 전 위원장 검찰 소환 조사…
◆ 이기인> 근데 오세훈 시장은 약간 기다렸다는 듯한 느낌이 들기는 해요. 본인이 과거에 썼던 핸드폰 8대를 다 제출했다는 거 아니에요? 그러니까 굳이 안 내도 되는 핸드폰을 지우지도 않았는데 그냥 8대를 다 했어요. 보관하고 있던 과거의 핸드폰을 전부 다 제출했다는 거 아니에요? 그건 자기가 그만큼 결백하다는 증거 아닐까요?
◆ 이동학> 나 이거 쎄하더라. 쎄해. 그러니까 사람들은 오세훈 시장이 압수수색을 당했으니까 '뭔가 이제 나락으로 가는 거 아니야?' 이렇게 볼 수 있는데, 저는 좀 다르게 봤어요. 지금의 검찰은 믿을 만한 존재가 안 되고, 보수 진영에서 이재명 후보랑 붙었을 때 그나마 붙여볼 후보가 누구냐, 그게 오세훈이거든. 그럼 오세훈을 여기서 죽이면 안 되는 거야. 오히려 털어줘야 되는 거지.
◆ 이기인> 검찰과 협의를 해서 내 의혹을 미리 털겠다는?
◆ 이동학> 그리고 그 뒤에는 대통령실 김주현 민정수석이나 심우정 검찰총장, 이미 다 내란 행위에 가담된 사람들이잖아요. 이 부분을 뚫고 나가려면 보수가 재집권을 해야 돼요. 그 가능성이 가장 높은 사람이 오세훈아니냐, 그러면 오세훈에게 가장 아킬레스건이 될 만한 명태균 건을 빨리 처리해줘야죠.
◆ 장예찬> 저는 한 달 안에 불기소 나올 거라고 봅니다. 왜냐하면 제가 오세훈 캠프 쪽 사람들도 너무 잘 알고, 구도를 아는데 명태균이 캠프 핵심과 싸우고 뭐 이래서 진입이 안 돼요. 후원했다는 사람도 언론에서 자꾸 그렇게 쓰는데 후원회장도 아니래요. 그냥 후원자였던 거지.
◇ 김광일> 김한정씨. 일명 후원회장으로 많이 불렸다는 거죠.
◆ 이동학> 근데 이상하게 그 사람이랑 같이 했던 모임 있잖아요. 그 사람들이 다 서울시 산하기관 가 있고, 그건 좀 이상해. 연결고리 있다는 게 합리적 추론이죠.
◆ 이기인> 한겨레 보도에서 2021년에 강철원 부시장이 명태균 씨를 만났다는 게 보도가 됐어요. 그게 사실이라면 파생되는 관계를 좀 지켜봐야죠. 하지만 이동학 최고위원님이 말씀하신 검찰과의 유착설, 저는 모르겠어요. 저는 살아오는 동안 검찰을 의심해 본 적이 없어서 그런지…
◆ 이동학> 김건희 건을 보고서도 그런 의심이 안 들어요?
서두르다 꼬인 오세훈
◆ 이기인> 근데 이거는 짚고 넘어가야 돼요. 이게 명태균 씨와 같은 정치인들의 비리, 한 몇 자락보다 국민들의 재산 이익에 침해가 되는 그 정책적 한 끝발의 그 실수가 정말 정치인을 날아가게 되는 지름길이라는 것을, 이번에 토지거래허가제 번복 과정을 보면서 뼈저리게 느꼈어요.
◆ 이동학> "재산권을 침해하는 거는 계속 지속적으로 침해하는 건 안 된다"라는 논리로 결국 이번에 해제를 했던 거였거든요. 그런데 다시 지정을 하면서, 더 넓은 섹터, 거의 서울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섹터가 묶였다는 거예요.
◇ 김광일> 용산, 서초구 다 들어가고.
◆ 이동학> 용산까지 들어가고, 앞으로도 이제 더 확대될 수 있다는 여지를 둠으로 인해서, 사실은 이 기간에 집 팔고 나간 사람만 노난 거야, 진짜.
◆ 장예찬> 이게 진짜 커요. 이번 토허제처럼 오락가락하면서, 실질적으로 손해를 보지 않았더라도 기대했다가 김 빠지는 그런 경험을 한 사람들도 굉장히 많잖아요. 인생 계획 세웠다가 갑자기 취소하게 되거나, 별의별 사람들이 다 나올 거거든요. 그러니까 애초에 저거는 취소를 안 하고 좀 지켜봤어야 되는 게 맞는데, 취소부터가 사실은 조기 대선 염두에 두고, 조금 조급하게 너무 일찍 서두르다가, 이거 발목이 꼬인 거예요.
◇ 김광일> 지지층 여론 좀 높여보려고?
◆ 장예찬> 근데 취소했으면 그냥 일단은 두고 봤어야지. 집값이 오르고, 뭐 심각한 거 다 알지만, 그게 비단 토지거래허가제 때문만은 아니거든요. 어차피 저게 아니었어도 어느 정도 오를 수밖에 없는 사이클에 온 건데 이걸 급하게 번복하는 과정에서, 그냥 냅뒀으면 욕을 한 열 개 먹었을 텐데, 번복하면서 욕을 백 개 먹게 된 거예요. 진짜 10배.
◇ 김광일> 왜 그랬을까요? 이게 하자마자 한 35일 만에, 사실 이제 해제했던 걸 재지정하면서 뒤집은 거고. 사실 집 문제는 뭐냐면, 집을 사고파는 문제는 평균 한 10년 정도, 10년 조금 못 된다 그래요. 집을 사고 파는 그 결정을 하는 게. 근데 이렇게 한 달 만에 정책이 바뀌고, 이번에 바뀐 것도 사실은 6개월짜리 일몰제 같은 거라면서요? 한 달 만에 바뀌고 6개월 뒤에 또 바뀌고… 이런 것들을 보면 말씀하신 것처럼 오락가락이라는 행보.
◆ 이동학> 정부 정책 신뢰 깨진 거죠.
◇ 김광일> 네, 그런 욕을 받을 수밖에 없는데, 근데도 불구하고 왜 재지정을 했을까요?
◆ 이기인> 그러니까 취임 직후에도, 그리고 취임 1년에도 집값 안정이라는 큰 주제로 기자회견을 했었던 게 오세훈 시장이었거든요. 그리고 작년에, 이 '잠삼대청(잠실·삼성·대치·청담)' 강남 3구 실거래가 지수가 내려갈 때, 집값이 또 내려갈 때, 하향 추세일 때도 해제를 안 했단 말이에요. 근데 집값이 오르는 국면에서 해제를 했다가, 다시 번복하니까… 이건 뭘까. 설명이 안 돼요. 단 하나의 설명이 되는 건 정치적인 이유. 그러니까 문재인 정부 때 갭투자 장려했던 그 계기를 따라간 거 아니냐. 이른바 잠삼대청 내지는 서울권에 있는 표심을 좀 더 결속하기 위해서, 특히 보수층, 보수층 청년들의 어떤 정서 결집을 위한 의도로 저는 보여져요. 근데 매우 잘못된 거죠. 본인의 기조와도 안 맞고. 특히 보수 정당이 계속해서 민주당한테 공격하는 포인트가 '집값'인데, 거기 각이 안 서게 된 계기란 말이에요. 엄청난 패착인 거죠. 명태균보다 몇 배.
◇ 김광일> 왜 재지정했을까요?
◆ 장예찬> 아마 여기서 급하게 불을 안 끄면, 부동산 폭등, 강남 폭등의 책임을 본인이 다 지게 된다라고 생각한 것 같은데 저는 그래도 이 어설픈 재지정도 완전 악수였던 것 같고요. 애초에 해제 자체가 정밀한 부동산 정책으로 인한 결정이 아니라, 조기 대선 국면 직전에 '내가 이걸로 한번 부동산 표심을 받아보겠다'
◆ 이동학> '한탕 해보려고 했다'
◆ 장예찬> 이 관련된 게 너무 치명적이라 저는 명태균 건은 일도 아니라고 보고요. 오 시장 측이 적절한 부동산 대책이든, 개발이든, 부양이든, 안정이든, 뭔가 새로운 비전을 빨리 내놓고, 여기에 대해서 대안을 보여주지 않으면, 저는 지금 지지율이 가지는 의미보다, 오세훈이라는 사람이 가진 정치적 잠재성 자체가 크게 훼손될 수 있다고 봐요. 이거, 이제 오세훈 시장이 자기 정치 생명 걸고 '토허제 리스크'를 만회하기 위해서 정말 고민하고, 정책적 대안 제시하고, 필요하면 인사도 갈구하고, 전력을 다해야 될 위기인 것 같아요.
◆ 이동학> 아니 그런데, 오세훈 시장이 지난번에도 "부잣집 자제들" 뭐 이렇게 말 실수지만, 그런 표현을 보면 기본적으로 약간 가진 자들 쪽 입장에서 고민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이기인 "吳, 대선 불출마해야 발판 생겨"
◇ 김광일> 오세훈 시장이 이제 앞으로 그러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그리고 앞으로 어떤 정도의, 뭐랄까, 입지를 다져갈 것인가. 어떻게 예측하세요?
◆ 이기인> 저는 일단 부동산 정책. 이거 부동산 정책부터 수습해야 되는데, 이 한 번의 삐끗한 실수는, 특히 부동산 관련해서는, 긴 시간을 들여서 수습해야 돼요. 그래서 조기 대선 열리면 불출마하고, 남은 임기 다 하면서 "내가 집값 안정화에 기여했다"는 이미지를 다시 만들어야 그다음에 다시 한번 발판이 생길 수 있어요.
◆ 이동학> 지금 내부에서 "서울시장 다음에 또 나가도 안 될 거다"라는 말까지 나와요.
◆ 이기인> 이렇게 해놓고 조기 대선 나간다고, 만약에 시장직 던지고 경선 나간다? 그게 어떻게 될 것 같아요? 우리 편 경선에서, 특히 국민의힘 쪽에서 훨씬 더 세게 공격받을 거예요. 결과적으로는 다음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도 더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잘 생각해야 돼요. 이번 대선은 끝났다. 이번 대선에서 명태균 이슈는 별 상관이 없고, 토지거래허가제가 본인의 발목을 잡을 수 있으니까, 이걸 수습할 수 있는 길은, 남은 임기 동안 부동산 값 안정화에 전력 다하기. 그래서 다음 시장, 내지는 다다음 대선을 대비하는 거죠.
◇ 김광일> 위기라는 데엔 이견이 없는 것 같네요.
◆ 장예찬> 엄청난 위기죠.
- 이메일 :jebo@cbs.co.kr
- 카카오톡 :@노컷뉴스
- 사이트 :https://url.kr/b71afn
CBS노컷뉴스 김광일 기자 ogeerap@cbs.co.kr
▶ 기자와 카톡 채팅하기▶ 노컷뉴스 영상 구독하기
Copyright ©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단독]여인형, 수첩보며 정치인 줄줄이…수사단장 "北도 아닌데 계엄"
- [단독]'보수 청년' 표방 단톡방에…"경찰 맞서 BB탄 가스총" 추천글까지
- 산청 산불에 2명 사망·2명 실종…의성·울산도 화재
- 故 김새론 모친 "이진호, 가짜 이모 고소? 본질 흐리는 행동 멈춰라"
- 세이브코리아 춘천서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
- "尹 탄핵 위해 끝까지 투쟁"…헌재의 '장고'에 시민들 다시 거리로
- 尹 탄핵선고 장기화의 여파…단식농성자들, 건강 위험 커졌다
- 이번엔 '전쟁몰이'하는 극우…전광훈 "尹 안 돌아오면 내전"
- 트럼프, 차세대 전투기 사업자로 보잉 선정…'F-47' 명칭 공개
- 탄핵 위기 최상목 대행…주변서 출마 부추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