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백혜련·이재정, 헌재 앞 폭력 사태 겪어…늘어난 분신 시도 與 “대결 정치로 뜻 모으기 어려워”…野 “尹이 승복해야 할 문제” 김철현 “모방 범죄 돌출 우려…과격 발언 자제해야”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0일 헌법재판소 앞에서 열린 ‘윤석열 신속파면 촉구 기자회견’ 자리에서 계란을 맞았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시기가 다음 주로 예측되면서 집회가 격해지고 있다. 탄핵반대 지지층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향해 계란을 투척하고, 폭력을 행사했다. 정치권은 선고 전부터 폭력사태가 벌어지는 만큼 철저한 대비를 당부했다.
백혜련 민주당 의원은 지난 20일 헌법재판소 앞에서 열린 ‘윤석열 신속파면 촉구 기자회견’ 자리에서 계란을 맞았다. 백 의원 인근으로 물병과 바나나가 날아오기도 했다. 이재정 의원도 지난 20일 오후 헌재 앞에서 60대 남성으로부터 우측 허벅지를 가격당했다. 경찰은 이 의원을 발로 찬 남성을 찾기 위한 수사에 돌입했다.
분신시도로 인한 사망사례도 늘고 있다. 윤 대통령 지지자 A씨는 지난 7일 서울 중구 도시건축전시관 옥상에서 야당·헌법재판소(헌재)를 비판하는 유인물을 뿌린 뒤 분신했다. 윤 대통령이 체포된 지난 1월 15일에도 경기도 과천 공수청사 앞에서 지지자 B씨가 분신을 시도했다. A씨와 B씨 모두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숨졌다.
그뿐만 아니라 헌정사상 최초로 법원이 습격받는 사건도 발생했다. 지난 1월 윤 대통령 체포영장을 발부한 서부지법이 탄핵반대 지지자들의 습격으로 유리창과 셔터, 폐쇄회로(CC)TV, 출입통제 시스템, 책상, 조형물 등이 파손됐다. 당시 피해액은 7억여원으로 추산됐다.
윤 대통령 탄핵정국에서 이어져 온 폭력사태에 대한 여야 입장은 엇갈렸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당은 공식적으로 승복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그러나 대결정치가 심화하면서 모두 뜻을 모아서 메시지를 내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만일의 유혈사태를 대비해 선고 당일 만반의 준비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탄핵 결과에 승복이 필요한 쪽은 윤 대통령과 여당이라고 지적했다. 해당 관계자는 “국민의힘이 계속 강성지지층을 부추기고 있다. 민주당은 헌재 판단을 당연히 받아들일 것”이라며 “내란을 일으킨 쪽에서 이 상황을 승복하고 넘어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는 정치권이 적극 메시지를 내고, 여론을 가라앉혀야 한다고 조언했다. 폭력사태가 이어지면 국민의힘과 민주당 의원 모두 안전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철현 평론가는 21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정치권이 과격성 발언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 여론이 극도로 갈려있어 여야가 이를 식혀주는 노력을 해야 한다”며 “탄핵심판까지 모방범죄 돌출 가능성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폭력사태는 여야 의원 모두에게 일어날 수 있다”며 “과거와 달리 정치가 대중에 끌려가는 중이다. 정치권은 이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모습”이라고 꼬집었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