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찔한 발목 부상 이강인, 잔디 영향 없다고 할 수 없다…요르단전 출전 물음표

이성필 기자 2025. 3. 21.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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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강인 ⓒ곽혜미 기자
▲ 이강인의 컨디션은 최상이었다. 그는 황희찬의 선제골을 도왔을 뿐만 아니라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며 적재적소에 볼을 배급했다. 경기장을 찾은 팬들은 이강인이 환상적인 패스를 선보일 때마다 감탄을 내뱉었다.
▲ 이강인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슛돌이'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큰 부상을 피했지만, 요르단전 출전은 불투명하다.

대한축구협회는 21일 "왼쪽 허벅지 뒷근육(햄스트링)을 다친 백승호(버밍엄시티)와 왼쪽 발목을 다친 이강인은 검사 결과 심각은 부상은 아니라는 주치의 소견이 나왔다"라고 전했다.

백승호와 이강인은 20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조별리그 B조 7차전에서 부상 당했다. 공교롭게도 선발로 나선 백승호가 전반 38분 왼쪽 햄스트링을 붙잡고 쓰러졌고 교체 투입된 이강인이 41분 황희찬(울버햄턴)의 선제골에 칼날 패스로 도움을 기록했다. 하지만, 후반 실점하며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가장 활동 범위가 넓은 중앙 미드필더, 공격과 수비를 연계하는 위치에서 뛰는 이들의 연쇄 부상은 홍명보호 입장에서도 곤혹스러운 부분이다. 백승호는 볼 배급 과정에서 잔디가 축구화에 걸려 불편했는지 전환 동작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었다.

이강인은 실점 과정에서 수비 도중 발목을 부여잡고 쓰러졌다. 의무진이 오만 벤치 앞으로 데려 나왔고 빠른 조치가 필요해 지원 스태프가 업고 선수대기실로 나갔다. 경기 종료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도 목발을 짚고 스태프의 부축을 받고 나갔다.

축구협회는 "내일(22일) 재소집 후 경과를 관찰할 예정이다. 잔여 소집 기간 운영 방안을 결정할 생각이다. 홍명보 감독이 내일 회복 훈련 전 관련 인터뷰를 진행하기로 했다"라고 덧붙였다.

고민이 깊어지게 된 홍 감독이다. 해당 위치의 주전이나 마찬가지인 황인범(페예노르트)의 상태가 100%가 아니라 결장한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었다는 점에서 더 뼈 아팠다.

▲ 축구대표팀 미드필더 백승호가 20일 오만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7차전에 선발 출전했지만, 전반 38분 부상을 피하지 못했다. ⓒ연합뉴스
▲ 축구대표팀 미드필더 백승호가 20일 오만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7차전에 선발 출전했지만, 전반 38분 부상을 피하지 못했다. ⓒ연합뉴스

2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예정된 요르단과의 8차전은 1위 싸움의 분수령이 될 수 있는 경기다. 총력전을 펼쳐도 부족하다. 6월 9, 10차전이 이라크 원정을 갔다가 귀국해 쿠웨이트와 홈에서 최종전이라는 점에서 요르단을 반드시 잡아야 최소 조 2위는 확보해 본선에 갈 수 있다.

잔디가 부상에 직접 영향을 끼쳤는지는 인과 관계 파악이 어려운 부분이 일부 있다. 고양 경기 확정 당시 축구협회 실무진과 김진규 코치가 직접 살폈고 문제가 없다고 결론 내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기 이틀 전까지 눈이 내리는 등 기온이 급강하, 영향을 받을 수 있었을 가능성도 있다. 채광기나 열선 등 잔디 생육에 조금이라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시설이 없으니 육안으로 보기에 좋아 보일 수 있는 롤러로 잔디 평탄화 작업이 최선이었을 뿐이다. 경기 중 곳곳이 파여 잔디를 눌러도 다시 올라오기 다반사였다.

백승호는 "전반 중반에 햄스트링에 살짝 느낌이 왔었다. 그래도 그다음 패스에 크게 문제가 없는 것 같아 계속 해도 되겠구나 싶었다. 그러나 경기를 뛰면서 더 올라오는 느낌이 들어서 교체를 요청했다. (요르단전 출전도) 확실히 말씀드리지 못할 것 같다"라며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답했다.

경기장 잔디에 대해서는 "중심부 잔디가 뜨고 처음 훈련할 때 너무 딱딱하더라. (K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에게) 국내에서 가장 좋은 경기장이라고 얘기를 들었다. 핑계 같기는 하지만 여러 가지로 아쉽다. 딱히 잔디로 말하고 싶지 않다. 잘 관리하면 좋은 경기력이 나오고, 부상도 줄어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애매한 답을 내놓았다.

요르단은 역습 능력이 뛰어난 팀이다. 이미 지난해 2월 아시안컵에서 대놓고 중앙과 수비 뒷공간이 뚫리면서 조별리그 2-2 무승부, 4강 0-2로 패한 바 있다. 이번에는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없이 수비진이 무사 알 타마리(스타드 렌) 등 속도감 있는 공격진을 상대해야 한다.

조유민(사르자), 권경원(코르파칸 클럽)이 이들을 견뎌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정승현(알 와슬) 역시 경기 전날 훈련에서 왼쪽 종아리 부상을 당해 정상적인 출전 여부에 물음표가 붙었다. 척추 라인이 바로 세워지지 않으면 요르단에 다시 1년 1개월 전의 아픈 기억을 그것도 홈에서 당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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